1분기 웃지 못한 게임업계, 2분기엔 다르다
[경향신문]
코로나19 특수로 웃었던 게임업계가 올 1분기에는 엇갈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게임계 맏형 3N(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 중 엔씨소프트만 호실적을 기록했고, 중견 게임사 중에는 2K(크래프톤, 카카오게임즈)를 제외하곤 대부분 부진한 성장을 보였다.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전환으로 사람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줄어든 데다 게임사들의 신작 출시가 지연되고 블록체인 게임의 전망도 불투명해졌다. 게임사들은 올해 지적재산권(IP)으로 무장한 신작을 앞세워 반등을 노리고 있다.
3N 맏형 격인 넥슨은 올 1분기 겨우 체면치레를 했다. 2020년 한국 게임업체 중 처음으로 매출 3조원을 넘어선 넥슨은 주목할 만한 신작을 내놓지 못하면서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6% 하락했다. 하지만 올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한 9434억원을 기록하며 다시 상승곡선에 올라탔다. 다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1% 하락했다. 넷마블은 순손실 518억원을 찍으며 10년 만에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돈 버는 게임(P2E)에 매진하며 야심차게 선보인 블록체인 게임 ‘A3: 스틸 얼라이브’, ‘골든브로스’ 등이 부진했던 탓에 아예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엔씨소프트는 3N 중 홀로 활짝 웃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말 출시한 ‘리니지W’의 성공에 힘입어 올해 1분기에 역대 최대 분기 매출액을 달성했다.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54.2%, 영업이익은 무려 330.4% 증가했다. 카카오게임즈도 지난해 출시한 ‘오딘: 발할라 라이징’의 꾸준한 인기와 대만 진출 성공으로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익이 170% 늘었고, 크래프톤도 PUBG(배틀그라운드) IP가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역대 최고 분기 매출액을 경신했다.
비상장사인 스마일게이트도 3N·2K와 비슷한 반열로 올라서고 있다. 게임 ‘로스트아크’가 성공을 거두며 연간 매출 1조원 대열에 합류했다. 중견 게임사들의 실적은 대부분 부진했다. 펄어비스는 신작 부진으로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60.4% 감소했고, 위메이드도 영업이익이 76% 하락했다.
국내 게임사들이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P2E’가 되레 성장의 발목을 잡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한국산 가상통화 루나의 가치가 폭락하면서 가상통화로 환전할 수 있는 P2E를 개발해오던 게임사들이 영향을 받고 있다.
게임사들은 올해 하반기 신작을 내세워 반등을 시도한다. 이미 팬덤이 형성된 IP로 만든 신작이 이용자들을 끌어모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넥슨은 대전 격투게임 ‘DNF Duel’, MMORPG(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HIT2’, 3인칭 슈팅 게임 ‘아크 레이더스’, 글로벌 멀티 플랫폼 레이싱 게임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등을 준비 중이다. 넷마블은 PC 온라인 배틀로열 게임 ‘하이프스쿼드’ 등 13개의 신작을 예고했고, 엔씨소프트는 리니지W 업데이트와 함께 신작 ‘TL(Throne and Liberty)’ 글로벌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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