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브릿지> 짝짓기 후 잡아먹히지 않으려고 도주하는 수컷 거미

전하연 작가 2022. 5. 19.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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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

이혜정 앵커 

수컷 거미가 짝짓기를 끝내자마자 암컷 거미에게 잡아먹히지 않으려고 쏜살같이 도망치는 모습이 중국 연구진에 발견됐습니다. 


미국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높이 뛰는 로봇이 개발됐습니다. 


오늘도 재미있는 과학 소식, 김정 어린이과학동아 편집장님과 함께합니다.


짝짓기를 끝낸 수컷 거미가 그대로 줄행랑을 친다고 하죠?


김정 편집장 / 어린이과학동아 

중국 후베이대학교 장시창 교수 연구팀은 지난달, 수컷 왕관응달거미가 암컷 거미와 짝짓기를 하고 나면 순식간에 튕겨 나와 도망치는 모습을 처음 발견했습니다. 


연구팀은 155쌍의 왕관응달거미가 짝짓기하는 과정을 관찰했습니다. 


1초에 1,500장면을 찍을 수 있는 초고속 카메라로 짝짓기 과정을 촬영했지요.


155마리의 수컷 거미 중 152마리의 수컷이 짝짓기를 하고 나서 암컷 거미로부터 재빨리 튕겨 나왔습니다. 


카메라의 영상을 통해 연구팀은 수컷 거미가 최대 초속 88cm로 이동해 도망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도망치는 데 실패한 3마리의 수컷 거미는 암컷에게 잡아먹혀 버렸습니다. 


연구팀은 수컷 거미가 암컷 거미에게 잡아먹히지 않기 위해 빠른 속도로 도망치는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었지요. 


이혜정 앵커  

수컷 거미가 어떻게 이렇게 빨리 도망치는 걸까요?


김정 편집장 / 어린이과학동아

비결은 앞다리 관절에 있었습니다. 수컷 거미는 짝짓기하는 동안 앞다리 관절을 56.8°로 구부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짝짓기가 끝나자마자 구부리고 있던 앞다리를 일자로 확 펼치며 암컷을 밀어냈지요. 


연구팀은 "암컷은 수컷이 빨리 도망치지 못하면 쓸모없다고 판단해 바로 죽여 버리고, 도망치는 데 성공한 수컷에게만 정자를 받아 번식을 하려 할 수 있다"고 추정하며, "앞으로 암컷 거미가 도망을 더 잘 치는 수컷 거미를 선호하는지 추가로 연구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혜정 앵커 

이번에는 주제를 바꿔서, 세계에서 가장 높이 뛰는 로봇에 대한 소식 보겠습니다.


한 번에 30m 높이까지 뛰어오를 수 있다고 하죠?


김정 편집장 / 어린이과학동아

미국 샌타바버라 캘리포니아대학교 기계공학과 엘리엇 혹스 교수 연구팀은 거품벌레에 영감을 받아 이 로봇을 만들었다고 발표했습니다.


거품벌레는 적이 나타나면 얼른 거품을 만들어 몸을 숨기는 재밌는 곤충입니다. 


이 거품은 천적은 물론 강한 자외선이나 급격한 온도 변화로부터도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역할을 합니다. 


이혜정 앵커 

숲에서 거품이 있다면 이 벌레가 있다고 생각해봐도 좋겠습니다. 


로봇 공학자들이 어떻게 거품을 내는 벌레에 주목하게 됐을까요?


김정 편집장 / 어린이과학동아

그 이유는 몸길이 6~7mm 정도의 작은 몸으로 자기 키의 약 100배에 달하는 70cm 정도까지 뛰어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으로 치면 한 번에 40~50층의 건물 꼭대기까지 뛰어오르는 셈입니다. 


연구팀은 거품벌레뿐 아니라 자연에서 점프하는 동물의 모습에서 이번에 개발한 점프 로봇의 아이디어를 찾았습니다. 


점프를 잘하는 동물들은 다리 근육이 용수철처럼 수축했다가 늘어날 수 있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다리를 구부리면 근육이 수축하며 에너지를 저장하고 원래 상태로 돌아가려는 힘인 '탄성력'이 생겨요.


그리고 다리를 펼치며 수축했던 근육을 한 번에 늘어나게 해 에너지를 한 번에 폭발시켜요. 


그 결과 다리로 바닥을 밀어내 높이 뛰어오를 수 있습니다. 


이혜정 앵커  

그런데 동물들은 몸과 근육에 저장한 에너지를 다 쓰면 더이상 뛰어오르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잖아요?


김정 편집장 / 어린이과학동아

그래서 연구팀은 이런 한계를 극복한 점프 로봇을 개발했습니다. 


키 30cm에 무게 30g의 이 로봇은 탄소섬유로 만들어진 바퀴 모양 구조물에 고무줄과 모터가 연결돼 있습니다. 


우선 연구팀은 활처럼 유연하게 구부러지는 탄소 섬유를 이용해 두 개의 바퀴가 교차된 모양의 구조물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중앙에 모터를 놓고 고무줄을 연결해, 모터가 고무줄과 바퀴 모양 탄소섬유를 힘껏 잡아당기도록 했지요. 


그럼 바퀴가 한껏 구부러지고 고무줄이 늘어나면서 점프에 필요한 에너지가 쌓입니다. 


에너지가 최대로 쌓이면 이를 한 번에 방출하면서 로봇이 공중으로 튀어오르는 원리지요


로봇은 중력의 315배에 이르는 힘을 발휘하며 1초에 9m의 속도로 날아올랐습니다. 


이혜정 앵커 

1초에 9미터, 굉장한 높이입니다. 


앞으로 이 로봇은 어떤 분야에 어떻게 쓰일 수 있을까요?


김정 편집장 / 어린이과학동아

네, 연구팀은 달을 탐사하는 데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달의 중력은 지구의 6분의 1 정도로 약해, 이 로봇은 달에서 최대 125m까지 뛰어오를 수 있습니다. 


또 한 번 뛸 때마다 옆으로 약 0.5km 이동할 수 있어요. 


연구팀은 "달의 험한 지형에서도 쉽게 뛰어올라 달의 지형을 탐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지진 등 재난 지역에서 피해자를 찾거나 구조하는 용도로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혜정 앵커 

작은 로봇이 달에서 활약하는 날을 기대해보겠습니다. 


편집장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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