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헬기 추락 전 영상 확보..정비사 장기기증 뒤 영면
[KBS 창원] [앵커]
지난 16일 거제에서 화물 헬기가 추락하기 전 촬영된 영상을 KBS가 단독으로 확보해 사고 조사위원회에 넘겼습니다.
사고 조사위는 해당 영상을 정밀 분석하고, 다음 주쯤 동체를 인양할 예정인데요.
추락 사고로 의식을 찾지 못했던 정비사 박병일 씨 가족은 박 씨의 장기를 기증하기로 해 미담이 되고 있습니다.
박기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화물 헬기가 산 정상 부근에 떠 있습니다.
20초 뒤, 화면 왼쪽 방향에서 오른쪽 방향으로 이동하려던 헬기 아래쪽에는 하얀색 자루가 매달려 있습니다.
헬기는 서서히 산 뒤편으로 자취를 감춥니다.
30초 분량의 영상은 헬기 추락 신고가 접수되기 13분 전인 지난 16일 오전 8시 46분쯤 출근하던 시민이 촬영했습니다.
[김태호/제보자 : "헬기가 가만히 떠 있길래 저기 누가 등산 조난자가 발생했나 보다 하고 찍었는데. 그리고 헬기가 (산) 뒤로 가는 거예요."]
사고 조사위원회는 영상이 촬영된 이후 헬기가 산 아래쪽으로 내려가 철제 자재를 매달고 산 정상으로 오다가 추락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영상을 정밀 분석하고 있습니다.
헬기 추락 현장에서는 인양을 위한 잔해 수거 작업과 벌목 작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조사위는 다음 주 산림청과 헬기를 인양한 뒤 김포공항으로 옮겨 본격적인 사고 조사에 나설 예정입니다.
[김영호/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항공조사팀장 : "국제 표준에 따라 진행되고 있으며, 조사의 목적은 사고 원인을 정확하게 규명하여 유사 사고의 재발 방지에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추락 사고로 머리를 다친 정비사 36살 박병일 씨는 나흘째 의식을 찾지 못했고, 박 씨의 부모는 장기 기증을 결정했습니다.
가족들은 박 씨와의 임종 면회에서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박인식/고 박병일 씨 아버지 : "우리 아들은 저 먼 데서 비록 다른 사람의 몸을 빌렸지만 거기 살고 있다. 그런 위안을 갖기 위해서 우리 집사람이랑 상의해서 기증하기로 했습니다."]
박 씨의 유족들은 철저한 사고 원인 조사와 함께 노후화된 헬기에 대한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기원입니다.
촬영기자:이하우/촬영:박민재
박기원 기자 (pra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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