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典여담] 小滿 <소만>

박영서 2022. 5. 1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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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을 소, 찰 만.

올해는 오는 21일이 소만이다.

옛 사람들은 소만 기간을 5일 단위로 3후(候)로 나누었다.

'만물이 성장해 가득찬다'는 소만을 맞아 식량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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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을 소, 찰 만. 24절기 중 여덟번 째 절기다. 햇볕이 풍부해지고 만물이 점차 생장하여 가득 찬다는 뜻이다. 소만은 본격적인 여름의 시작을 알린다. 산과 들은 싱그러운 신록으로 가득해진다. 쥐똥나무, 팥배나무 등이 하얀 색 꽃을 피워 눈을 즐겁게 한다. 밤이 되면 개구리들은 짝을 찾느라 시끄럽게 울어댄다. 농가는 본격적으로 바빠지기 시작한다. 누런 빛을 띤 보리를 베고, 모내기를 하는 등 여러가지 농사일로 분주할 때다. 올해는 오는 21일이 소만이다.

옛 사람들은 소만 기간을 5일 단위로 3후(候)로 나누었다. 초후(初候)는 씀바귀가 뻗어 나오고, 중후(中候)에는 봄 나물인 냉이가 누렇게 죽어가며, 말후(末候)가 되면 보리가 익는다고 했다. 이는 중국 화베이(華北)지역의 기후가 바탕이 된 것이어서 한국과는 조금 차이가 있다. 한국의 소만 무렵에는 날씨가 불안정해진다. 한여름처럼 더워졌다가 갑자기 기온이 떨어지고 쌀쌀한 바람도 분다. "소만 바람에 설늙은이 얼어 죽는다", "소만 추위에 소 대가리 터진다"는 속담이 그것이다.

특히 이 무렵은 '보릿고개'를 겪는 시기였다. 춘궁기(春窮期), 맥령기(麥嶺期)라고도 불린다. 보리 수확은 시작되지만 가을에 거둔 곡식이 떨어져 초근목피로 연명해야 했다. 보리밥 한 그릇이라도 배불리 먹어보는 게 소원인 때가 바로 소만 시기였다. 배고픔과 굶주림은 1970년대 통일벼와 보온 비닐못자리가 보급되면서 해결되었다.

이제 보릿고개는 추억이 됐다. 너무 많이 먹어 탈이 나는 세상이 됐다. 하지만 정작 우리의 식량주권은 여전히 보릿고개를 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 곡물자급률은 2020년 기준 19.3%에 불과해 20%선이 붕괴됐다고 한다. 국내에서 소비되는 곡물 중 80% 이상을 해외에서 수입한다는 얘기다. 게다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 곡물가격이 치솟고, 많은 나라들이 곡물 수출 빗장을 걸어 잠그고 있어 우려를 더한다.

'만물이 성장해 가득찬다'는 소만을 맞아 식량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돌아본다. 곡물 생산 자급 기반을 넓혀 식량안보를 튼튼히 해야할 것이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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