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73년 5월20일, 청바지가 특허를 받다

한겨레 2022. 5. 19.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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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청년 뢰프 슈트라우스는 미국에 건너가 리바이 스트라우스가 되었다.

청바지는 20세기 청년 문화의 상징이기도 했다.

중년의 독자님 가운데 청바지 때문에 복장 단속을 당해본 분도 있으실 것이다.

미국 자본가들은 청바지 공장을 제3세계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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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역사다]

[나는 역사다] 리바이 스트라우스 (1829~1902)

독일 청년 뢰프 슈트라우스는 미국에 건너가 리바이 스트라우스가 되었다. 부자가 될 첫번째 기회를 잡은 때는 1850년대, 캘리포니아의 황금광 시대였다. 스트라우스는 일확천금을 노리고 금을 캐는 대신 금을 캐는 사람들에게 물건을 팔았다. 1853년부터 서부의 소매상에게 생활잡화를 대며 도매상으로 제법 돈을 모았다.

두번째 기회는 1871년에 찾아왔다. 스트라우스가 직물을 대던 재단사 제이컵 데이비스가 근사한 발명을 했다. 거친 일을 하던 서부의 노동자들은 쉽게 해지지 않는 옷을 원했는데, 데이비스는 데님 바지에 금속 리벳을 박아 튼튼하게 만들었다. 돌을 넣고 다녀도 주머니가 터지지 않았다. 발명은 했지만 특허를 내고 사업을 벌일 돈은 없었던 터라 데이비스는 스트라우스와 손잡았다. 스트라우스의 자금으로 데이비스의 발명이 특허를 받은 날이 1873년 5월20일. 세상을 뒤흔들 청바지 산업의 시작이었다.

스트라우스는 1902년에, 데이비스는 1908년에 세상을 떠났다. 경쟁 업체들이 등장하며 다양한 청바지가 나왔다. 1913년에는 청바지와 셔츠가 하나로 붙은 작업복이, 1926년에는 지퍼 달린 청바지가 등장했다. 그 전까지는 단추로 바지 앞섶을 채웠다. 옛날 청바지는 사타구니에도 구리 리벳을 댔는데 어떤 카우보이가 모닥불을 쬐다가 좋지 않은 곳에 화상을 입은 뒤(구리는 쉽게 뜨거워진다) 사타구니의 리벳을 제거했다는, 참인지 거짓인지 알 도리 없는 이야기도 유명하다.

청바지는 20세기 청년 문화의 상징이기도 했다. 옛날 한국의 학교에서는 청바지를 못 입게 했다. 중년의 독자님 가운데 청바지 때문에 복장 단속을 당해본 분도 있으실 것이다. 1950년대에 미국 학교도 마찬가지였다고 한다. 청바지는 노동계급의 복장, 그래서 잘사는 집 소년이나 여성이 청바지를 입으면 남자 어른에게 저항하는 모양새로 여겼다나. 그래서 청바지가 인기였겠지만.

21세기에 청바지는 세계화의 빛과 그늘을 상징한다. 미국 자본가들은 청바지 공장을 제3세계로 옮겼다. 미국 노동자는 일자리를 잃고 제3세계 어린 노동자는 헐값에 일을 한다. 공정무역 청바지가 등장한 배경이다.

김태권 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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