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우리 못잡아"..인스타 유튜브 악플러 판친다
외국계SNS는 무법지대
국내 수사기관, 악플 신고받고
페북 등 美본사 협조요청해도
거부당하거나 아예 응답 없어
한국지사는 광고영업만 할 뿐
피해자들, 자력구제 나설 정도
해외SNS측 "문제 댓글 삭제"
19일 매일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상당수 외국계 SNS는 악플 피해와 관련한 수사기관의 자료 요청에 응답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이용자를 상대로 광고수입은 벌어들이지만, 악플 문제에 대해서는 '외국법'을 따르겠다는 것이다. 경찰청 사이버수사국의 한 관계자는 "(외국계 SNS가 위치한) 미국에서는 표현의 자유를 중시해 명예훼손·모욕 관련 자료 요청을 거부하는 편"이라며 "공직선거법과 관련해 형사사법 공조를 요청했을 때도 거부당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곳에선 국내법이 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서울의 한 경찰서에서 사이버수사를 담당하는 경찰관 A씨는 "과거 수사와 관련해 해외 SNS의 한국지사에 연락해봤더니 '우리는 개인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는 답변만 들어 수사를 진행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외국계 SNS의 미진한 대응에 따르는 피해는 온전히 이용자 몫이다. 악플 피해를 당해도 국내법에 따라 처리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2016년 연예인 손 모씨가 인스타그램 댓글을 고소했지만, 경찰의 압수수색영장에도 불구하고 인스타그램의 자료 제출 거부로 인해 수사에 난항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발의하며 "대리인 업무만을 위한 별도 법인을 설립하면 국내법을 위반해도 빠져나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구글코리아 관계자는 "디에이전트는 다른 회사의 국내 대리인과 같은 건물을 쓰고 있지만 다른 층수를 사용하는 별도의 법인"이라며 "국내 대리인의 업무 범위는 본인 스스로의 개인정보를 처리하는 것으로, 제삼자의 신상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 악플 수사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또한 이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대한민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수많은 콘텐츠를 삭제해 왔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구글의 투명성 보고서에 따르면 구글은 지난해 하반기 정부의 요청에 따라 많은 콘텐츠를 삭제해 왔지만, 악플이 얼마나 삭제됐는지는 명시돼있지 않다. 요청이 들어온 것 중 구글의 자체 기준에 맞는 것만 삭제하기 때문이다.
정부에서 요청한 것 중에는 '개인정보 보호 및 보안'으로 분류된 건의 비율이 85%로 대부분이고, 명예훼손에 따른 삭제 요청 건수는 단 6회로 1% 미만이다. 경찰청 사이버수사국의 한 관계자는 "악플 수사와 관련해 외국계 SNS에 정보 제공을 요청해도 좀처럼 받아들여지지 않기 때문에, 최근에는 아예 요청 자체를 하지 않는 편"이라고 했다. 경찰관 A씨도 "수사관이 직접 해당 SNS 계정을 뒤져 신상을 특정할 만한 정보를 찾아내지 않는 이상 수사를 진행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모욕에 대해 국가의 형벌권을 이용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또 다른 해외 SNS의 한 관계자는 "혜경궁 김씨가 불쾌한 글을 많이 올리기는 했지만, 그 자체만으로 처벌감이라고 볼 수는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김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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