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경란 "과학방역·정치방역 이분법 안돼"..정호영 자녀 논란엔 "역차별 소지"
[경향신문]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이 19일 윤석열 정부가 이전 정부의 코로나19 방역을 ‘정치방역’이라고 규정한 것에 대해 “어떤 성과를 부정하거나 폄훼하려는 의도라기보다는 좀 아쉬웠던 부분을 앞으로 보완해 나가겠다는 게 제 생각”이라고 밝혔다.
백 청장은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에 출석해 ‘윤 정부가 과학방역을 말하면서 문재인 정부 방역을 정치방역이라고 폄훼하고, 코로나19를 정쟁으로 몰아가고 갈라치기를 조장했다’는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장에 대해 “저는 정치인이 아니기 때문에 정치적 답변을 드리기는 좀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 거리두기 같이 사회적 방역대응 정책에 대해서는 과학적 근거 외에도 사회적 합의라든지 정책결정 요소로 제외하기 어려운 그런 부분도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 수위를 결정할 때 과학적 판단뿐만 아니라 정치적·사회적 판단도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라고 해석된다.
백 청장은 2020년 3월 코로나19 발생 초기 중국인 등 외국인 입국금지를 주장하며 당시 방역당국을 비판했던 것에 대해 “과학방역이냐, 정치방역이냐로 이분법적으로 말할 수 없는 것처럼 입국 차단도 이분법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며 “당시 입국 차단을 못하면 2주간 자가격리를 하는 방안을 제시했는데 둘 다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백 청장은 신 의원이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자녀처럼 부모가 병원장으로 있는 의대에 자녀가 편입하는 사례에 대한 의견을 묻자 “제가 답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고 피했다. 신 의원이 ‘본인의 소신이 없느냐’고 거듭 답변을 요구하자 백 청장은 “역차별적인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해충돌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적으로 보완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밝혔다.
신 의원은 이날 백 청장의 자녀가 의대에 편입해 현재 전공의 과정을 밟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편입학과 임용에서 공정성·투명성을 담보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백 청장은 “(저와) 같은 학교, 같은 병원이 아니다”라며 “담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백 청장은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성균관대 의대 교수로 재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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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남설 기자 nshe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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