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버틸줄 알았는데"..수익률 한달새 15% 고꾸라진 베트남펀드

문지웅 2022. 5. 19.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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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까지 선방하던 VN지수
4월초 정점 찍고 20% 추락
中봉쇄·인플레 압력 직격탄
외국인 자금까지 대거 이탈
연초 한국·미국 증시가 부진할 때도 높은 수익을 내던 베트남 펀드가 인플레이션 우려에 수익률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중국 상하이 봉쇄에 따른 공급망 차질도 베트남 경제에 부담이 되고 있는 데다 미국발 금리 인상이 계속되며 신흥국에서 자금이 빠져나갈 것으로 보여 베트남 펀드 가입자들은 발을 동동 구르는 모습이다.

19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주요국 증시 부진에도 좀처럼 밀리지 않던 베트남 호찌민 증시의 VN지수가 4월부터 20% 가까이 급락하며 관련 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에도 비상이 걸렸다. 베트남 증시 호황으로 2020~2021년 2년간 베트남 펀드와 ETF는 압도적인 성과를 거뒀지만 최근 상황은 악화 일로에 있다.

실제로 국내에 설정된 베트남 펀드·ETF의 지난 18일 기준 최근 1개월 수익률은 -15.01%로 집계됐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12.83%로 극심한 수익률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상장한 'KINDEX 베트남VN30(합성) ETF'의 연초 이후 수익률도 -11.57%로 부진의 늪에 빠졌다.

연초까지만 해도 선방하던 베트남 펀드와 ETF의 수익률이 최근 급락한 것은 우선 높은 인플레이션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베트남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베트남의 올해 물가상승률이 4%에 근접하게 치솟으며 베트남 경제에 큰 부담을 안겨줄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21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난해 1.9%였던 베트남 물가상승률이 올해는 3.9%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를 작성한 에라 다블라 노리스 국장은 "베트남 경제의 성장은 하방 압력을 받고 있는 반면 인플레이션 리스크는 커지고 있다"며 "현재 가장 큰 리스크는 지정학적 갈등과 중국 경제의 침체"라고 밝혔다. 실제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베트남 경제에 작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KOTRA 하노이무역관에서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 경제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의존도는 높지 않지만 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높다. 코로나19 유행 전인 2019년 65만명이나 되던 러시아 관광객이 오지 않는 것도 베트남 경제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중국 상하이 봉쇄도 베트남 경제에 큰 부담 요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에서 원·부자재 수입이 원활하지 않아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베트남 환율도 심상치 않다. 미국 달러 대비 동화가치는 연초 2만2600동 수준에서 강세를 보이다 최근 2만3100동까지 급격히 떨어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빅스텝' 금리 인상이 달러 강세, 신흥국 통화 약세로 이어지며 베트남 환율에도 작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동화가치 하락은 베트남 증시에 투자하는 외국인 자금 이탈을 가속화하며 호찌민 증시를 고점 대비 20% 밀어낸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 증시도 높은 인플레이션이 진정되고 환율이 안정돼야 다시 랠리를 펼칠 수 있을 전망이다. 이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증시의 하락세가 진정된다면 VN지수도 상승 전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문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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