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괴물, 사랑과 친절 잊지 말아야"..노벨문학상 거머쥔 '난민 작가' 그루나

오선민 기자 2022. 5. 19.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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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괴물같은 면모를 갖고 있죠. 작은 도발을 참지 못하고 폭력을 저지르는 일이 빈번하죠."

18일 오후 압둘라자크 구르나 작가 온라인 기자간담회 (사진=문학동네)
다섯 달 전 노벨문학상을 받은 탄자니아 출신의 압둘라자크 구르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어떤 이유에서든 전쟁이나 폭력이 합리화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루나는 '퀸'의 리더 프레디 머큐리의 고향이기도 한 동아프리카 잔지바르 섬에서 1948년 태어났습니다. 지금은 탄자니아가 된 이곳에서 이슬람계 아프리카인에 대한 박해를 피해 영국으로 이주한 난민 출신입니다. 총 10편의 장편 소설을 발표하면서 망명·정체성·소속감이란 주제를 꾸준히 탐구해 왔습니다. 대표작 '낙원'(1994), '바닷가에서'(2001), '그 후의 삶'(2020)이 최근 번역 출간되면서, 처음으로 한국 독자들을 만나게 됐습니다.

어제(18일) 오후 화상으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가장 달라진 점으로 "이렇게 많은 사람들과 교류하며 나를 소개할 수 있게 된 점"을 꼽았습니다.

번역 출간된 '낙원', '바닷가에서', '그후의 삶' (사진=문학동네)
그는 폭력을 일으키는 인간을 '괴물'이라 표현하며 "글을 쓸 때도 인간의 양면성을 사실적으로 다뤄야 한다"고 했습니다. "우리 삶에 만연한 불공정·부당함뿐 아니라, 그 이면에 있는 따뜻함과 친절함도 잊지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난민 출신 작가로서 인간의 '배타성'에 대한 생각도 밝혔습니다. 한국에서 예멘 난민들에 대한 갈등이 있었던 것처럼, 영국에서도 인도·파키스탄·시리아 등 대상은 바뀌지만, 외부인에 대한 '사회적 패닉'이 이어지고 있다며 "풍요와 평화를 누리는 사회는 그렇지 못한 사회를 환대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전쟁과 팬데믹, 젠더·세대·인종 갈등이 만연한 이 위기의 시대에 "문학은 타인의 삶과 생각을 보다 깊게 이야기하고 알아갈 수 있게 한다"고, "인간을 인간답게 만든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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