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 콜 보고 뛰었어야지"..두산 감독이 복기한 '좌익수 병살타'

18일 잠실 두산-SSG전. 두산 조수행이 11회 말 1사 만루에서 좌전 안타를 만들어냈지만, 땅볼 병살타로 둔갑하고 공수교대가 선언되자 두산 1루 주자 안재석이 당황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루 코치가 계속 '진루하라'고 소리를 질렀는데…. 안재석이 심판 콜을 보지 못한 것 같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이 주루 플레이 실수로 끝내기 승리를 놓친 '좌익수 땅볼 병살타' 상황과 관련해 아쉬움을 표현했다.

두산은 지난 18일 잠실 SSG 랜더스전에서 2-2로 맞선 연장 11회 말 안타가 병살타로 둔갑하는 보기 드문 해프닝을 벌여 다 잡았던 승리를 놓쳤다. 1사 만루에서 조수행이 좌전 안타를 치고 3루 주자 김재호가 홈을 밟았는데, 2루 주자 정수빈과 1루 주자 안재석이 둘 다 아웃돼 그대로 이닝이 끝나버린 것이다.

조수행의 안타에도 두산 주자 두 명이 모두 진루하지 않고 멈칫하자 SSG 야수들이 빠르게 움직였다. 좌익수 오태곤의 송구를 받은 유격수 박성한이 2루 주자 정수빈을 태그한 뒤 곧바로 2루를 밟아 1루 주자 안재석까지 포스아웃 처리했다. 조수행의 타구는 '좌전 안타'가 아닌 '좌익수 땅볼'로 기록됐고, 이 땅볼이 좌익수-유격수(7-6T-6B) 병살타로 연결됐다. 두산은 결국 연장 12회 초 SSG에 3점을 내줘 2-5로 졌다.

김 감독은 19일 잠실 SSG전에 앞서 "안재석이 심판 콜을 보지 못한 것 같다. 코치들이 계속 '진루'를 외쳤지만, (선행 주자) 정수빈만 바라보다 다시 (1루로) 돌아가더라"며 "정수빈은 (조수행의 타구가) 안타든, 플라이든 경기가 끝났다고 생각한 거다. 1루에 있던 안재석은 심판콜을 보고 무조건 뛰었어야 했다. 물론 그런 상황에서 주자가 빠르게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18일 잠실 두산-SSG전 11회 말 1사 만루에서 좌전 안타를 쳤지만, 1루와 2루 주자의 판단 실수로 끝내기 안타를 놓치게 된 두산 우익수 조수행이 이어진 12회 초 수비에서 SSG 크론의 타구를 잡지 못하고 있다. [뉴스1]

끝내기 안타를 허무하게 날린 조수행은 심리적으로 크게 흔들렸다. 12회 초 1사 1·3루 위기에서 SSG 케빈 크론의 플라이성 타구를 잡지 못했다. 이어 후속 플레이를 하지 않고 경기가 끝난 듯 고개를 숙이다 뒤늦게 상황을 깨닫고 다시 공을 잡으러 달려갔다. 그 사이 SSG 1루 주자까지 홈을 밟았고, 크론은 3루에 안착했다.

김 감독은 "그 장면은 자세히 보지 못했다. 경기 하이라이트도 보지 않았다. 어쩐지 공이 빨리 와야 하는데 (외야에서) 한참을 안 오더라"며 "잡을 수 있는 타구였는데 회전이 많이 걸렸다. '잡았다'고 생각했지만 끝내 못 잡았다"고 아쉬워했다.

선두 SSG와의 주중 3연전에서 1무 1패를 안은 두산은 19일 경기에서 선발 최승용을 앞세워 설욕을 노린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이틀 연속 연장전을 해서 피곤했던 것 같다"며 "강석천 수석코치에게 선수단 분위기를 다시 한 번 신경 써달라고 얘기했다. 각 파트 담당 코치들도 선수들과 얘기를 나눴을 것"이라며 믿음을 보였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