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안돌아" 현대차·기아 車값↑..'승용차' 평균가는 떨어진 이유
현대차그룹의 단순 차량 평균가격은 대체로 오른데 비해 공장 가동률이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값은 계속 오르지만 인기 차종을 받으려면 1년 이상을 기다려야하는 기현상도 지속 중이다.
18일 각 사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의 올해 1분기 국내 승용차의 평균 가격은 4691만원이었다. 2020년엔 4182만원이었던 승용차값은 지난해 4759만원까지 올랐지만 올해 1분기 들어 다시 감소했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플래그십 세단 G90의 가격 구조가 변경돼 승용차 평균가 인하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기존엔 트림과 옵션을 연동하는 가격 정책을 택했지만, 이번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을 내놓으면서 기본 차값에 옵션만 추가하는 정책으로 바뀌어 평균이 내려갔다는 것이다.
SUV(다목적스포츠차량)이 포함된 RV(레저용 차량) 가격은 꾸준히 우상향했다. 2020년엔 4177만원이었던 RV 평균가는 지난해 4238만원, 올해 1분기엔 4528만원까지 올랐다. 이번달 팰리세이드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이 출시되면서 가격이 많게는 약 400만원까지 인상돼 2분기 RV 평균가는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기아도 차값이 올랐다. 국내 승용차 평균가는 2020년 3309만원에서 지난해 3366만원, 올 1분기엔 3369만원을 기록했다. SUV를 포함한 RV는 2020년 3626만원에서 지난해 4131만원으로 크게 올랐고 올해 1분기엔 4213만원으로 상승했다.
중국을 제외한 현대차 글로벌 공장의 올해 1분기 평균 가동률은 90.8%로 전년 동기 대비 6.5%p 감소했다. 코로나19(COVID-19)로 공장 가동이 수차례 멈춘 2020년 1분기보다는 나아졌지만 2019년(99.8%)대비 부족한 수준이다.
현대차의 평균 공장 가동률은 지난해 2분기 88.3%로 감소한 뒤 3분기 91%, 4분기 99.9%로 올라섰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발 해외 악재까지 겹치면서 다시 급감했다.
지난 3월 가동을 중단한 현대차 러시아 공장이 평균 가동률을 크게 떨어뜨렸다. 올 1분기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가동률은 83.3%로, 지난해 1분기에는 가동률이 130.3%였다.
기아 역시 가동률이 감소했다. 기아 글로벌 공장의 올해 1분기 평균 가동률은 84.4%로 지난해 대비 2%p 줄었다. 지난해 평균 가동률 93% 수준을 기록했던 유럽 슬로바키아 공장 가동률이 1분기 84%로 하락한 영향이 컸다. 유럽 전용 모델 씨드, 스포티지 등을 생산하는 지역이다. 국내 공장 가동률도 작년 1분기 94.3%에서 올해엔 87.8%로 떨어졌다.
현대차그룹과 소비자 모두 애타는 상황이다. 제조사 입장에선 더 많이 차를 판매하고 싶고, 소비자는 차를 빨리 받고 싶지만 여의치 않다. 특히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 차량을 주문한 소비자들은 더 오른 차값을 지불했는데도 올해 안에 차를 받을 수 있을지 미지수인 실정이다.
웬만한 인기 차종은 차량을 받기까지 1년 이상이 필요해 출고를 기다리다 연식변경 신차가 출시되는 현상까지 벌어졌다. 대기 번호가 늦으면 공장에서 구형 모델 생산을 중단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돈을 더 내고 연식변경 모델을 구매할 수밖에 없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뿐 아니라 모든 제조사가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소비자에겐 기다리는 것 외엔 선택권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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