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 청년 10명 중 4명 "극단 선택 생각"..셋 중 하나 '차별' 경험

박고은 2022. 5. 19. 17:0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성소수자 청년 절반가량은 최근 1년 동안 극단적 선택을 진지하게 생각했거나 시도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성소수자 인권단체 다움이 17일 공개한 '청년 성소수자 사회적 욕구 및 실태조사' 보고서를 보면, 응답자의 41.5%는 최근 1년 동안 극단적 선택을 생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참가자 열 명 가운데 세 명(33.6%)은 최근 1년간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청년 성소수자 사회적 욕구 및 실태조사
차별신고 4%뿐..'달라지는 게 없어' 신고 포기 53%
'차별금지법'·'동성결혼 인정' 가장 필요한 정책 1·2위
성소수자 청년 절반이 최근 1년간 극단적 선택을 생각하거나 시도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게티이미지뱅크

성소수자 청년 절반가량은 최근 1년 동안 극단적 선택을 진지하게 생각했거나 시도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들을 향한 사회적 차별이 주된 원인으로 풀이된다.

성소수자 인권단체 다움이 17일 공개한 ‘청년 성소수자 사회적 욕구 및 실태조사’ 보고서를 보면, 응답자의 41.5%는 최근 1년 동안 극단적 선택을 생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는 응답자도 8.2%였다. 이 단체는 최근 10년간 한국에 거주한 성소수자 청년(19~34살) 3911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8~9월 실태조사를 벌여 보고서를 펴냈다.

이런 비율은 전체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와 견주면 월등히 높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청년(19~34살) 3018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2020년 발표한 ‘청년층 생활실태 및 복지욕구조사’를 보면, ‘극단적 선택을 진지하게 생각한 적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2.74%였다.

이런 결과는 성소수자들이 겪는 차별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조사참가자 열 명 가운데 세 명(33.6%)은 최근 1년간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트랜스젠더 가운데 차별을 경험했다는 응답이 69.6%에 달해, 트랜스젠더가 경험하는 차별이 매우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년간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고 답한 트랜스젠더의 비율도 여성은 20.2%, 남성은 12.9%로 전체 성소수자 응답률(8.2%)을 크게 앞섰다.

다만, 차별을 경험했다고 관련 기관에 신고한 이는 드물었다. 차별에 어떻게 대처했느냐는 물음에 ‘(경찰 등에) 신고했다’는 응답은 4.0%에 불과했다. 신고하지 않은 이유로는 ‘달라지는 게 없어서’(53.0%), ‘항상 일어나는 일이라 신고할 가치가 없다고 느껴져서’(53.0%)라는 응답이 많았다.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가 2014년 벌인 ‘한국 엘지비티아이(LGBTI) 커뮤니티 사회적 욕구조사’에서도 신고 비율이 4.4%였다. 지난 8년 동안, 성소수자 차별 시정기관에 대한 청년 성소수자의 신뢰도가 제자리인 셈이다.

성소수자 청년들은 가장 필요한 정책으로 ‘포괄적 차별금지법·평등법 제정’(60.3%)을 꼽았다. ‘동성커플에 대한 법적 결혼 인정’(42.5%), ‘결혼이 아닌 동성커플을 위한 파트너 관계 법적 인정’(38.0%), ‘성평등하고 다양성이 존중되는 언론·미디어 환경 구축’(27.8%)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다움은 “정부는 성소수자 대상 조사와 정책 개발에 여전히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국가대표성 있는 조사에 성별정체성과 성적지향을 포함하라”고 촉구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3월 국무총리와 중앙행정기관에 성소수자의 실태를 파악하고, 국가통계 조사항목을 신설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박고은 기자 euni@hani.co.kr

Copyright © 한겨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