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탁구나!' PD "강승윤 역전승에 제작진도 눈물, 에이스 부담감 이겨내줘 감사"[EN:인터뷰②]

황혜진 2022. 5. 19.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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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황혜진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tvN '올 탁구나!'(연출 신소영, 정무원) 제작진이 에이스 이름값을 톡톡히 해낸 가수 겸 배우 강승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5월 16일 종영한 '올 탁구나!'는 탁구를 사랑하는 스타 10인이 탁구 레전드 유승민 감독과 정영식 코치, 서효원 코치의 특훈 아래 최강 탁구팀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다룬 국내 최초 탁구 예능이다.

은지원이 팀장으로서 이끈 퐁당퐁당 팀(은지원, 강승윤, 신예찬, 이태환, 이진호)과 강호동이 팀장으로 나선 전설의 강호 팀(강호동, 이진봉, 정근우, 박은석, 손태진)은 긴 랠리조차 녹록지 않았던 방송 초반의 서투름이 무색할 정도로 반년 간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뤘다. 첫 번째 라이벌 매치를 필두로 글로벌 매치, 양평 전지훈련, 두 번째 라이벌 매치, 레전드 매치, 용천초 도장 깨기, 마지막 라이벌 매치와 첫 복식 매치, 생활체육인과의 평가전 등 숱한 연습과 실전 경기에서 비약적인 성장세를 지속하며 시청자들에게 뭉클한 감동을 선사했다.

대망의 제1회 대한탁구협회장배 '골든라켓 챔피언십'에서는 예선전 1위를 기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준결승을 거뒀다. 지난 6개월간 무수히 쏟아부은 피 땀 눈물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쾌거다. 준결승 5경기에서 우승하고 멤버들과 뜨거운 포옹을 나눈 강호동의 말마따나 강호동의 승리는 곧 '올 탁구나!' 팀의 값진 승리였다.

5월 18일 서울 마포구 CJ ENM 사옥에서 뉴스엔과 만난 신소영 PD는 "특정 멤버를 꼽기 어려울 정도로 10인 모두가 낙오 없이 정말 열심히 해줬다"며 "공동 훈련장이 군포와 서울 목동 두 곳에 있었는데 출연자 분들 모두 매일 같이 연습에 나와줬다. 사비를 내 다른 연습실에서도 연습한 멤버도 있다"고 말했다.

신 PD는 "강호동 씨는 예능인으로서 정상을 찍은 분이고 지금도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분이다. 섭외 단계에서도 탁구 연습할 시간이 있을까 싶었는데 감각을 잃지 않기 위해 매일 연습실에 나왔다. 통화할 때마다 매일 탁구장에 계셨다. 멤버들을 전체적으로 다 감싸 안아 줬고 땀 흘린 만큼 함께 최선을 다해 보여주자고 이끌어준 리더이기도 했다. 멤버들 모두 강호동 씨를 존경한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은지원 씨의 경우 팀장에 대한 압박감 때문에 힘들어하기도 했지만 팀장으로서 팀원들을 잘 끌어줬고 실수를 하더라도 카메라 뒤에서 안아주고 다독여줬다. 처음에는 팀장 자리를 부담스러워했지만 모두가 은지원이 팀장이 돼 주길 원했다. 물론 그간 젝스키스 리더로서 멋진 모습들을 보여줘 왔지만 이번 프로그램을 함께 촬영하며 그간 예능에서 보지 못했던 다른 매력들을 보여드린 것 같다. 모든 촬영이 끝난 후에도 탁구 라켓을 놓지 않을 거라고, 이젠 롱핌플 러버가 아닌 숏핌플에 도전해보겠다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탁구는 온전히 혼자 무게를 견뎌야 하는 스포츠예요. 강호동 씨와 은지원 씨가 다른 프로그램에서는 주로 메인 MC로서 게스트들을 빛나게 해주는 역할을 해줬다면 '올 탁구나!'에서는 주인공이 돼 빛났다고 생각해요. 스스로도 도전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팀장으로서 자신이 잘해야 팀도 함께 살 수 있다는 생각, 큰 책임감을 갖고 임해줬어요. 팀장들뿐 아니라 강승윤, 신예찬, 이태환, 손태진, 박은석, 정근우, 이진봉, 이진호 씨까지 모든 팀원이 손과 발에 물집이 생길 정도로 열심히 해줘 정말 감사했어요. 제작진이 부담스러웠을 정도였죠.(웃음) 카메라 감독님들도 편집하다가 깜짝 놀랐다고 하더라고요. 격주로 녹화가 진행됐는데 2주 내 너무 많은 성장을 이뤄낸 모습을 보며 신기했어요. 강호동 씨 말처럼 정말 각본 없는 드라마였다고 생각해요. 출연자 분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변화죠. 이런 경험은 저도 PD 생활을 하며 처음이었어요."

그중에서도 강승윤은 단연 돋보이는 에이스로 활약했다. 촬영 초반부터 구력 8개월(첫 방송 기준)에도 불구하고 남다른 속도와 수준급 드라이브, 스매시, 리시브 실력을 선보이며 감독과 코치진의 주목을 받은 강승윤은 유승민 감독으로부터 "별다른 설명이 필요 없는 에이스다. 탁구를 제대로 배웠다. 자세와 움직임이 선수급"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제작진에 따르면 강승윤은 참가자들 중 압도적으로 바쁜 스케줄을 소화했음에도 연습과 촬영에 성실하게 임했다. 신 PD는 "솔로 신곡, 위너 관련 스케줄 등 일정이 많았는데 새벽 연습 끝나고도 탁구를 쳤다. 잠을 못 자더라도 차라리 탁구 연습을 하겠다며 열심히 했다. 자신의 경기 풀 영상들도 제작진에게 따로 받아갔다. 직접 영상을 보며 왜 범실을 했고 왜 경기에서 졌는지 직접 분석해왔다"고 말했다.

종국에는 왕관의 무게도 견뎌냈다. 강승윤은 에이스라는 이유로 글로벌 탁구팀 강자 오오기부터 구력 17년을 자랑하는 배우 조달환 등까지 외부 매치가 열리는 족족 최강자들만 상대해야 했다. 에이스라는 수식어가 주는 압박감과 연이은 외부 매치 패배 때문에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골든라켓 챔피언십' 예선전과 준결승전에서 당당히 우승을 따내며 '올 탁구나!' 팀을 결승전으로 이끌었다. 준결승전 단식경기에서 펼쳐진 강승윤의 짜릿한 역전승은 '올 탁구나!' 명장면 중 하나였다.

신 PD는 "강승윤 씨가 느끼는 압박감이 클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본인이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에이스로 꼽혀 상대팀의 에이스들을 상대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가 모셔온 생활체육인 분들의 실력이 원체 '올 탁구나!' 팀보다 좋은 상황이었다. 또 실제 촬영장 분위기는 방송에서 보이는 것보다도 더 조용해 긴장이 되는 분위기다. 방송이기에 자신의 경기 전까지 제대로 몸을 풀 시간 없이 다른 팀원을 응원하고 대기해야 하는 상황이라 그런 부분들을 강승윤 씨 포함해 모든 참가자들이 어려워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힘들어하는 강승윤 씨의 모습을 보며 제작진도 유승민 감독님도 고민을 많이 했다. 처음에는 대회 전까지 복식으로 준비를 했는데 결국 제작진도 유승민 감독님도 '강승윤 씨가 혹여나 지더라도 원 없이 자기 플레이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엔트리를 공식적으로 내기 전에 강승윤 씨에게도 조심스럽게 여쭤봤고 본인도 마음을 먹고 '해볼게요'라고 하더라. 이후 2대 8로 뒤처지는 상황이 됐는데 그때 강승윤 씨가 갑자기 웃더라. 원래 이전 경기에서는 지고 있을 경우 웃음을 보이지 않았는데 그날은 웃고 있더라. 이후 역전을 했다. 그날 제작진도 스태프들도 다 울었다. 경기가 끝나고 이뤄진 인터뷰에서도 PD와 작가가 함께 울었다"고 덧붙였다.

"에이스로서의 부담감을 이겨낸 부분에 대해 연출자로서 정말 고맙고 감사했어요. 결국 '강승윤의 청춘 드라마'가 된 것 같아요. 그저 이기려고만 했다면 복식에만 나가게 됐을 텐데 본인도 마음을 다잡고 단식 선수로 나와줬고 유승민 감독님도 '결국 승윤이가 이걸 이겨내야 완성되는 것'이라며 강승윤 씨를 믿어줬어요. 강승윤 씨의 의지와 유승민 감독님의 혜안이 잘 맞아떨어져 기적 같은 승리로 이어졌다고 생각해요. 강승윤 씨에게는 '올 탁구나!'가 어쩌면 예능이 아닌 다큐였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강승윤뿐 아니라 박은석도 '골든라켓 챔피언십'에서 패배감을 극복하고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냈다. 신 PD는 "박은석 씨도 복식만 준비하다 단식을 나가게 됐다. 유승민 감독님이 함께 노력한 만큼 무대에서 뛰게 해주고 싶어 했다. 예선 경기 패배 후 식사도 마다 하시고 이제 경기를 하지 못하겠다고 했지만 유승민 감독님의 설득을 거쳐 익숙한 박은석, 이진봉 조합으로 함께 나가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이니까 이건 결국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라는 유승민 감독님의 조언이 박은석 씨를 움직이게 했다. 오히려 강한 말이 자극이 됐다고 하더라. '여기서 못 이겨내면 난 스포츠를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지'라고 다짐하며 복식을 해보겠다는 의지를 보여줬고 역전으로 잘 이겨내줬다. 이진봉 씨도 엄청 울었다. 준결승전에서는 강호동 씨의 승리까지 모두가 계속 울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가장 기억에 남는 외부 매치로는 레전드 매치 도장깨기를 꼽았다. 신 PD는 "모든 외부 매치가 다 기억에 남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었던 매치는 최고 시청률을 찍었던 레전드 매치 도장깨기다. 영하 15도에 양평에서 전지훈련을 했는데 날씨가 정말 추웠다. 레전드로서 오셨던 예체능 팀도 연륜이 대단한 팀이었다. 조달환 배우 경기까지 못 가겠다 싶었는데 강호동 씨가 5연승한 정은표 배우를 꺾으며 각본 없는 드라마가 시작됐다. 이후 조달환의 팬인 강승윤 씨와의 마지막 경기도 의미 있게 남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 현장에서 모두가 패배감에 젖어 있을 때쯤 강호동 씨가 승부사처럼 엄청난 에너지로 가져온 게임이었다. 잊지 못할 에피소드 중 하나다. 실제 현장에서 모두가 패배감에 젖어 있을 때쯤 강호동 씨가 승부사처럼 엄청난 에너지로 가져온 게임이었다. 잊지 못할 에피소드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올 탁구나!'에 출연했던 '탁구 신동' 이승수 선수는 18일 출전한 생애 첫 국제 경기에서 일본 탁구 기대주를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신 PD는 "이승수 선수가 오늘 세계 대회에서 최연소로 출전해 우승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오늘 이승수 선수가 예정된 녹화 시간이 끝나고도 끝까지 함께해주셨다. 워낙 실력과 감각이 좋은 선수이고 멤버들이 경기 중 힘들고 지칠 때마다 아직 안 끝났다고 일어나서 몸 풀라는 조언도 해줬다. 리액션도 많이 잘해줬다"고 말했다.

성황리에 막을 내린 '올 탁구나!'는 스포츠 예능이라는 본질에 걸맞은 섬세한 연출과 대한탁구협회의 전폭적인 지원, 출연진의 열렬한 탁구 사랑을 무기로 시청자들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탁구 문외한 시청자들에게도 탁구를 친숙하게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탁구에 대한 대중적 관심도를 높이고 스포츠 예능의 지평을 넓혔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특히 유승민 감독과 서효원, 정영식 코치, 스페셜 코치로 함께해준 현정화, 김택수, 유남규 탁구감독 등 탁구의 신들의 지원사격이 큰 힘이 됐다.

섭외가 어렵지 않았냐는 물음에 신 PD는 "유승민 감독님의 경우 현재 IOC 위원이고 부회장으로 재선출된 상황이었다. 거기다 베이징올림픽 기간이 겹쳐 해외 일정도 있었다. 처음에는 녹화 시간을 맞추기 어려울까 봐 고민을 많이 했는데 오직 탁구에 집중하는 예능이라고 하니까 탁구 부흥을 위해 무엇이든지 하고 싶다며 무조건 하고 싶다고 해 줬다"고 답했다.

이어 "서효원 선수도 실제 중간에 경기에 출전해야 했던 상황이었다. 그런 부분에서 어려움이 있었는데 본인이 녹화에 못 오면 현정화, 김택수, 유남규 감독님에게 직접 부탁을 드렸다. 전설의 탁구인들이 이 프로그램을 위해 헌신을 많이 해주셨다. 말도 안 되는 스케줄에도 좋은 마음으로 흔쾌히 응해줬고 촬영 내내 마음을 다해주셨다. 카메라에 담기지 않는 상황인데도 별도로 멤버들을 불러 연습도 시켜줬다. 그 정도로 모두가 진심이었다. 정말 감사했다"고 덧붙였다.

녹록지 않은 시간 속 또 하나의 버팀목은 시청자들의 관심과 응원이었다. 신 PD는 "모든 SNS와 커뮤니티에서 프로그램에 대한 반응을 살펴봤다. 우리가 만든 것인 만큼 어떻게든 피드백을 받고 싶었다. 시작할 때는 탁구 예능에 의구심을 보이는 분들도 있었지만 멤버들이 진심을 다하는 모습을 보며 후반부에는 호평을 많이 해주셨다. 하나하나 다 읽고 제작진끼리 공유했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 방송 이후 탁구를 배우게 됐다는 분들도 계신다. 한 분이라도 더 탁구에 흥미를 느끼고 탁구장으로 가게 한다면 우리 역할을 어느 정도 한 게 아닐까 싶다. 전국 탁구장에 협회가 배부한 '올 탁구나!' 포스터가 붙어 있다고 하더라. 모든 탁구인들도 프로그램이 잘되길 응원해줬다. 기대만큼 부족했을지라도 탁구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면 그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신 PD는 "프로그램을 준비하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탁구라는 스포츠를 위해 열심히 뛰고 있는 분들이 계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앞으로 올림픽까지 계속 탁구에 관심을 가져 주시길 바란다. '올 탁구나!'를 통해 만난 출연자 분들 덕분에 꿈을 꾸는 느낌이었다. 녹화 시간뿐 아니라 녹화 전후에도 땀 흘려주는 모습을 보며 현실감이 없어질 정도였다. 프로그램을 위해 헌신해준 멤버들에게 너무 고마웠다. PD 생활을 하며 운 적이 거의 없었는데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운 것 같다. 멤버들끼리 '찐'으로 친하고 아직도 서로 연락한다고 하더라. 신예찬 씨는 탁구장 같이 다닌 친구들과 친해져 탁구장 회식에 갈 정도였다"고 밝혔다.

"물론 웃음도 있었지만 텐션 있는 스포츠 예능을 오랜 시간 본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올 탁구나!' 멤버들이 넘어지더라도 다시 일어나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인생도 탁구와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시청자 분들도 살아가며 힘드실 때가 있겠지만 언제나 이겨내고 역전할 수 있다는 걸 잊지 않으셨으면 해요. 방송을 보며 좋은 영향을 받았다면 연출자로서의 보람은 충분해요. 지금까지 '올 탁구나!'를 시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진=tvN 제공)

뉴스엔 황혜진 bloss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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