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유의종목·상장폐지 기준 물어보니..거래소도 모른다?

이재연 2022. 5. 19.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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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가상자산(암호화폐)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런 글이 빗발쳤다.

국내 거래소에서 처음으로 루나가 유의종목에 오른 직후다.

그럼에도 일부 가상자산 거래소의 유의종목 지정 기준은 베일에 가려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국내 4대 가상자산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에 유의종목 지정 기준을 문의한 결과, 업비트 쪽은 "기준을 공개할 수 없다"고 알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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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비트 "비공개" 코빗 "50% 급등락"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센터에 최근 폭락한 루나 코인 시세가 표시되어 있다. 연합뉴스

“루나도 ‘유의빔’ 노려봐도 될까요?”

지난 10일 가상자산(암호화폐)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런 글이 빗발쳤다. 국내 거래소에서 처음으로 루나가 유의종목에 오른 직후다. ‘유의빔’은 유의종목으로 지정된 가상자산의 시세가 폭락한 뒤 일시적으로 반등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거래소의 방침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용어다.

그럼에도 일부 가상자산 거래소의 유의종목 지정 기준은 베일에 가려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국내 4대 가상자산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에 유의종목 지정 기준을 문의한 결과, 업비트 쪽은 “기준을 공개할 수 없다”고 알려왔다. 업비트 누리집에 유의종목 유형의 사례 3가지를 제시한 것이 전부다.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 관계자는 “생각지 못한 다양한 사례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뚜렷한 기준을 제시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준을 공개한 경우에도 구체성의 수준은 거래소마다 제각각이었다. 코빗은 거래유의종목과 투자유의종목 등 두 단계로 나눠 운영하고 있다. 24시간 동안 시세가 50% 이상 급등락하는 경우에는 거래유의종목으로 지정하고, 그 후 네트워크 장애가 지속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면 투자유의종목으로 격상하는 식이다. 빗썸과 코인원은 각각 9개와 5개의 유형으로 구분해 유형마다 지정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루나의 유의종목 지정 시점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거래소별로 이는 최대 31시간가량 차이가 났다. 가장 먼저 움직인 건 지난 10일 정오에 루나를 거래유의종목으로 지정한 코빗이다. 직전 24시간 동안 루나 시세가 50% 이상 떨어진 데 따른 것이다. 빗썸과 업비트는 이튿날 오후 5시께 차례대로 투자유의종목 공지를 올렸고, 오후 7시께 코인원이 마지막으로 루나를 유의종목으로 지정했다.

각 거래소가 유의종목 지정 소식을 알릴 때마다 루나 시세는 출렁였다. 유의종목에 지정된 11일 빗썸에서 루나는 급락과 급등을 반복했다. 지정 4시간 만에 반토막이 나면서 오후 9시30분께 3313원에 저점을 찍었다가, 1시간 반 만에 다시 8645원으로 치솟았다. 업비트에서도 비슷한 추세를 보였다. 실시간 원-비트코인 시세를 반영해 계산해보니, 업비트 비트코인 마켓에서 루나 시세는 유의종목 지정 뒤 4시간 만에 7139원에서 1242원으로 82.6% 폭락했다. 이후 2시간 만에 4396원으로 반등했다.

상장폐지 기준도 투자자 입장에서는 알기 어렵다. 4대 거래소는 유의종목 지정 뒤에도 일정 기간 문제가 개선되지 않으면 상장폐지 심사를 진행한다고 밝히고 있다. 다만 가상자산 발행사 쪽에 주어지는 구체적인 개선 기간 등은 공개되지 않는다. 한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상장이나 상장폐지 요건을 구체적으로 밝히면 발행사 쪽에서 악용할 여지가 있어서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상장폐지 결정 이후 절차도 거래소마다 다르다. 업비트와 빗썸은 지난 13일 각각 루나의 거래 지원을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업비트는 일주일 뒤인 20일 바로 거래 지원을 종료하는 반면, 빗썸은 오는 27일까지 매수·매도를 지원한다. 두 곳 모두 거래 지원을 종료한 뒤 한 달간 입출금을 허용한다.

이재연 기자 ja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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