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맨션' 동물학대 사과문, 분노의 역류[종합]

황효이 온라인기자 2022. 5. 19.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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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장미맨션’ 포스터. 티빙 제공


티빙 드라마 ‘장미맨션’ 측이 길고양이 살해 장면이 포함된 해당 회차 서비스를 중단한 가운데 사과문이 ‘불난 집에 부채질’ 꼴이 되는 모양새다.

제작진이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했지만, “오히려 의혹과 실망만 더 커진다”는 거센 항의와 함께 비판 여론에 불이 지펴졌다.

누리꾼들은 “누구에게 심려 끼쳐 죄송하다는 건가, 동물학대 범죄에 참고가 돼 위태로이 살아갈 고양이들에게? 아니면 방영을 못 하게 될까 봐 투자사에게?” “고양이 출연 제공 업체 사람들이 무슨 전문가인가. 동물 출연시키고 출연료는 본인들이 챙겨갈 뿐. 동물 관련 전문가라면 수의사나 행동 훈련 자격증은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 “길고양이 대상으로 범죄 문제가 불거지는 이 시점에 굳이 저런 ‘노력’까지 해가며 방영한 이유가 뭔지 납득이 안 간다”며 반발했다.

이들은 “고양이 몸에 고의로 물을 묻히고 낯선 사람들이 둘러싸고서 목덜미를 잡아들고 흔드는 행위가 가학 행위가 아니라고 생각하나” “고양이를 어떻게 인도주의적 방식으로 훈련시켰다는 건가” “아동 학대 장면 연출하면서 애들을 패놓고 촬영이라고 인지시켰다고 하면 끝나나”라고 꼬집었다.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장미맨션’ 4회. 카라 제공


이어 “요즘 사회에 문제가 되는 동물학대에 관한 이슈를 두고 문제를 해결하고자 또는 그 위험을 알리고자 하는 좋은 취지도 아니었으며, 오히려 범죄자를 옹호하듯 어린 시절 트라우마를 동물학대 장면을 통해 표현했다” “분명 그 고양이는 앞발로 본인을 위협하는 칼을 막아내려고 했으며, 목덜미가 잡힌 채 겁에 질려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배우의 손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 치고 있었다. 그 고양이에게는 그 순간이 ‘촬영’이 아니라 실제 ‘학대’를 당하는 순간이었을 것”이라며 불편함을 내비쳤다.

이어 “인간의 이득을 위해 동물을 착취하는 행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변화되는 사회에 더욱 예민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어떤 이들은 해당 방송사 및 감독의 작품들을 더 이상 보지 않겠다며 불매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장미맨션’ 4회에 등장하는 고양이. 애니픽쳐스 제공


앞서 18일 동물권행동 단체 ‘카라’는 “‘장미맨션’ 4회차에 고양이를 잔혹하게 살해하는 장면이 방영됐다”며 “학대범이 고양이 목덜미를 움켜쥐고서 칼로 고양이를 위협하고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한다. 찌르는 행위와 소리가 생생히 묘사됐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카라는 “훈련된 동물이라고 하더라도 고양이 특성상 극도의 스트레스에 노출될 수 있는 연출로, 촬영에 동원된 동물에 대한 고려가 전혀 되지 않은 장면”이라면서 “날로 잔혹해지는 동물학대 범죄로 인해 실제 많은 고양이들이 처참하게 희생되고 있는 현실에서, 굳이 드라마에서까지 이러한 장면을 상세히 연출해 시청자에게 내보이는 것은 불필요하게 자극적인 연출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동물학대는 처벌받지 않는 행위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가능성도 존재한다”며 “해당 장면은 고양이 혐오 글이 자주 등장하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이미 조롱거리로 언급됐다”고 지적했다.

카라는 티빙 측에 공식적으로 진실 규명과 대책 마련에 관한 답변을 요구했고, ‘장미맨션’ 측은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장미맨션’ 측은 이날 티빙 공식 SNS를 통해 “촬영 전 문제가 될 수 있는 장면을 동물 없이 촬영할 수 있도록 조정했다. 일부 장면은 CG 등 기술 한계로 인해 인도주의적 방식으로 훈련된 고양이를 동물 촬영 업체를 통해 섭외했다”며 “동물 촬영 장면은 전문가 입회 하에 진행했다. 촬영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연출 및 앵글 구도를 변경했다. 그 외 장면에서도 실제 가학행위는 없이 간접적인 묘사로 진행됐다. 현재 촬영에 동원된 고양이는 사후 관리 후 안전하게 보호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동물 보호와 복지를 위해 정부의 가이드라인 수립에 적극 동참하며, 앞으로도 동물 촬영 안전 확보에 만전을 기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현재 4회의 서비스는 중단된 상태다. 해당 장면이 삭제된 후 업로드될 예정이다.

황효이 온라인기자 hoyfu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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