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귀 경주부터 싹 틔운 '한국경마 100년 신바람 100선' 말박물관 특별전
한국마사회 말박물관이 2022년 5월 20일 경마의 날을 맞이하여 특별전 ‘한국경마 100년 신바람 100선(韓國競馬 一百年 新風百選)’을 개최한다.
100년의 역사를 가진 기업이나 스포츠가 많지 않기에 한국경마가 100년이 되었다는 사실은 놀랍다. 독립신문 1897년 6월 19일자를 보면 그달 16일 오후 4시 30분 훈련원(조선시대 무과 시험, 무예 연습, 병서의 강습 등을 맡아보았던 관청으로 구 동대문운동장 부근에 위치)에서 영어학교 학생들이 대운동회를 했다. 경기 종목은 달리기, 공 던지기, 높이뛰기, 멀리뛰기 등이 있었으며 마지막 경기가 당나귀 달리기였다.
그 뒤를 이어 대한제국 근위대 기병들도 같은 장소에서 경마를 시행했고 이후 온 나라 방방곡곡 말이 달릴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경마가 열렸다. 여의도, 구 용산 연병장, 평양, 원산, 부산 매립지와 동래온천, 대구 달성공원 등 전국의 수많은 곳에서 경마가 시행된 기록을 확인할 수 있다.
나무로 만들어진 목재 관람대를 비롯해 기차로 전국을 순회하며 이동했던 경주마와 기수 등 모든 조건이 열악했다. 그러나 한국경마는 백여 년의 역사 속에서 대중에게 새로운 볼거리와 즐거움을 선사했다. 오늘날에는 대한민국 말산업의 한 축으로 성장했고 한국 유전체 선발 기술로 도입한 경주마 ‘닉스고’는 2021년 브리더스컵 클래식 우승에 이어 세계 랭킹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한국마사회 정기환 회장은 “백여 년 전 학생들의 나귀경주부터 자생적 싹을 틔워온 한국경마는 이제 해외 경주 수출을 통해 세계가 동시에 즐기는 단계에 진입했다.”며 “상전벽해라 부를만한 한국경마 발전은 경마산업 종사자와 변함없이 경마를 사랑해주신 고객 덕분이다”라는 감사인사를 전했다.
전시되는 자료의 목록을 보면 신설동부터 뚝섬을 거쳐 지금의 과천까지 경마장을 찾았던 수많은 고객들과의 추억, 그리운 명마와 기수의 모습, 신기록 탄생과 환희의 순간 등이다. 올드팬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전시회다.
이번 특별전에는 올 초 기증과 구매로 새롭게 수집한 경마사 자료도 함께 선보이는데 해방 전 대구경마구락부 경주 우승 트로피로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동기(銅器)와 장애물 경주 등 1944년 대구경마 관련 출마 자료를 오려 붙이고 개인적으로 메모한 포켓형 수첩, 신문에 실린 1968년 뚝섬 서울경마장 광고 등이 포함돼 있다.
‘한국경마 100년 신바람 100선(韓國競馬 一百年 新風百選)’은 5월 20일부터 6월 26일까지 서울경마공원 말박물관 기획전시실과 럭키빌 1층 로비에서 펼쳐진다. 6월 29일부터는 서울 종로구 인사아트센터 1층 전시실로 장소를 옮겨 7월 11일까지 전시한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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