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연준 의장들 잇단 스테그플레이션 경고.."생산·소비 줄고 인플레↑"

민서연 기자 2022. 5. 19.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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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현직 고위 당국자들과 재계에서 세계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져들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스태그플레이션이란 물가 상승과 성장 둔화가 동시에 일어나는 현상으로 위기가 더 심각해질 우려가 크다.

18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지낸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주요 7개국(G7) 회의를 위해 독일을 방문한 자리에서 “전 세계 경제 전망은 확실히 도전적이고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이어 “식품·에너지 가격 상승은 스태그플레이션 효과가 있다”며 “전 세계의 생산과 소비가 줄고 인플레이션이 커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연합뉴스

옐런 장관은 이어 “에너지 가격의 추가 상승을 피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을 하고 있다”면서도 “(유가 상승 등의) 압력은 조만간 약화할 것 같지 않다”고 밝혔다. 이날 발언은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3.57%),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4.04%), 나스닥 지수(-4.73%) 등 뉴욕증시가 약 2년 만에 최악의 하락을 기록한 가운데 나왔다.

이 같은 하락은 월마트와 타깃 등 미국의 ‘유통 공룡’들이 이날 인플레이션을 이유로 부진한 실적과 실적 전망을 제시하면서 나왔다. 업계에서는 대형 유통기업의 비용 부담이 생각보다 큰 것으로 나오자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 주가 거품 붕괴를 우려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한다.

세계 경제는 미국의 공격적 금리 인상 행보와 식량·원유 가격의 추가적인 상승 압력, 유럽의 경기 둔화 신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코로나19에 따른 중국 대도시 봉쇄, 공급망 혼란 등의 영향을 받고 있다. 앞서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대응 당시 연준 의장이었던 벤 버냉키도 지난 16일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언급했다.

버냉키 전 의장은 “낙관적 시나리오에서조차 경제는 둔화할 것”이라면서 “내년이나 내후년에는 성장률이 낮아지고 실업률은 최소 약간 더 올라가며 물가상승률은 여전히 높은 기간이 있을 것이다. 그게 바로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밝혔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전날 WSJ 주최 행사에 참석해 물가를 잡기 위한 금리 인상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미국에서) 그와 관련한 고통이 일부 있을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같은 행사에 참석한 미 대형은행 웰스파고의 찰리 샤프 최고경영자(CEO)도 “일종의 침체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제롬 파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연합뉴스

이와 함께 미국 기업 CEO의 절반 이상이 향후 경기 침체를 예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영리 경제조사기관 콘퍼런스보드 조사에 따르면 2분기 CEO 신뢰지수 조사 결과 응답자의 57%가 “앞으로 몇 년간 물가상승률이 내려가겠지만 미국은 매우 짧고 약한 경기침체를 겪을 것”이라고 답했다. 응답자의 20%는 “물가상승률이 향후 몇 년간 계속 높은 수준일 것이며 미국의 성장이 상당히 느려질 것”이라며 스태그플레이션을 예상했다.

투자은행 JP모건도 올해 하반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에서 2.4%로 낮췄고, 내년 전망치 역시 하향 조정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산출하는 국제공급망압력지수(GSCPI)도 3월 2.80에서 4월 3.29로 상승, 올해 들어 처음으로 국제 공급망 상황이 나빠진 것으로 나왔다.

다만 옐런 장관은 미국 경제가 위협을 막아낼 수 있을 것으로 보며 경기침체를 예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노동시장과 경제의 힘을 고려할 때, 미국은 이러한 도전에 대응하는 데 있어 여러 방면에서 최고의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유럽은 미국보다 취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파월 의장도 “실업률이 약간 올라가더라도 여전히 노동시장은 강력할 것”이라며 “다소 부드러운 착륙(softish landing)으로 향하는 길이 많이 있다”고 말했다.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경기하강을 가리키는 ‘연착륙’(soft landing)까지는 아니더라도 시장에 아주 큰 충격을 주지 않는 선에서 경기하강이 이뤄질 수 있다고 예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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