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널의 희망? 고개를 들어 \'비비아너 미데마\'를 보라 [박강수 기자의 인, 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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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가 대망의 38라운드만을 남겨둔 가운데, '구너'(아스널 팬)들의 시름이 깊다.
아스널 위민, 여자팀으로 시선을 돌리면 180도 이야기가 달라진다(지금부터 아스널은 아스널 위민을 지칭한다). 아스널은 2011년 출범한 축구협회(FA) 여자슈퍼리그(WSL) 첫 시즌 우승팀이자, 전신인 여자 프리미어리그까지 더하면 최다 우승(15회)팀이다.
미데마는 15살에 네덜란드에서 최연소로 리그 데뷔한 뒤 독일 바이에른 뮌헨을 거쳐 2017년 잉글랜드 아스널로 이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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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널서 121경기 110골, WSL 통산 득점 1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가 대망의 38라운드만을 남겨둔 가운데, ‘구너’(아스널 팬)들의 시름이 깊다.
불과 열흘 전까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이 걸린 리그 4위에 올라 있던 아스널은 이어지는 토트넘, 뉴캐슬 2연전을 퇴장과 패널티킥, 자책골 등으로 그르치며 내리 패했다. 순위는 5위로 떨어졌고 자력 4위는 물 건너갔다. 마지막으로 챔스에 나갔던 건 5년 전, 리그를 우승한 건 18년 전이다. 무패우승(03∼04시즌) 전설은 태곳적 이야기가 됐고, 젊은 선수들의 재능은 반짝이지만 확실한 ‘월드클래스’는 없다. 이상, 탄식 어린 푸념은 ‘남자팀’ 이야기다.
아스널 위민, 여자팀으로 시선을 돌리면 180도 이야기가 달라진다(지금부터 아스널은 아스널 위민을 지칭한다). 아스널은 2011년 출범한 축구협회(FA) 여자슈퍼리그(WSL) 첫 시즌 우승팀이자, 전신인 여자 프리미어리그까지 더하면 최다 우승(15회)팀이다. 남자팀에는 없는 챔스 우승컵(06∼07시즌)도 있다. 지난 8일 마무리된 이번 시즌은 막판까지 지소연이 속한 첼시와 1위 다툼을 벌이다 승점 1점차로 준우승을 했다. 최근 8시즌 동안 리그 3위 밖으로 밀려난 적이 없는 강팀이다.
이 팀의 중심에는 네덜란드 스트라이커 비비아너 미데마(26)가 있다. 그는 이십대 중반 나이에 이미 여자축구 ‘역대 최고(GOAT·Greatest Of All Time)’ 반열에 오른 전천후 공격수 평가를 받는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위민 감독인 케이시 스토니는 “내가 여태 보아온 여자 축구 선수 중 최고의 피니셔”라고 미데마를 치켜세웠다. 미데마는 15살에 네덜란드에서 최연소로 리그 데뷔한 뒤 독일 바이에른 뮌헨을 거쳐 2017년 잉글랜드 아스널로 이적했다.
그의 득점 기록은 경이롭다. 첫 소속팀 SC헤이렌베인에서 74경기 83골, 뮌헨에서 78경기 52골, 아스널에서 121경기 110골. 경기 수와 골 수가 엇비슷하다. 득점왕은 부지기수고 아스널에서는 리그 74골로 여자슈퍼리그 통산 득점 1위다. 경기당 0.85골로 2위(0.44골)보다 효율이 2배 가까이 높다. 한 경기에서 6골4도움을 몰아친 적도 있고, 17살에 국가대표 경기에서 후반 30분 교체 투입돼 해트트릭을 하기도 했다. 대표팀에서는 108경기 92골. 남녀 통틀어 네덜란드 득점 1위다.
어렸을 때부터 남자아이들과 축구를 했던 그는 영국 <비비시>와 한 인터뷰에서 “여자 롤모델이 많지 않아 남자 경기를 따라다녔다”면서 “(이제) 제가 롤모델이 되어, 어린 소녀들이 ‘미데마나 프랜 커비(첼시의 여자축구 선수)처럼 될래요’라고 말하는 걸 듣는 건 놀라운 일이다”라고 했다. 그는 여자축구의 아이콘이다. 선수(2019)와 기자(2020)가 뽑은 올해의 선수상, <비비시> 올해의 선수상(2021)을 받았고, 국제축구연맹(FIFA)은 월드컵 소셜 계정 모델로 손흥민, 네이마르 등과 함께 유일한 여자 선수로 미데마를 내세우기도 했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아스널과 계약 기간이 종료된 미데마는 재계약을 논의 중이다. 아스널 안방구장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는 세 선수의 동상이 있다. 토니 아담스, 티에리 앙리, 데니스 베르캄프. 구단의 전설들이다. 비록 아디다스가 이벤트 성격으로 설치한 것이긴 하지만 최근 여기에 미데마 동상도 세워졌다. 그는 현재 아스널 남녀팀을 통틀어 명실상부 가장 위대한 선수다. 그의 존재감이 이벤트를 넘어 영원한 역사로 에미레이츠에 고정되는 날을 기대해본다.
turn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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