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미군기지, 학교·숙소 부지에서도 발암물질 나와

김진주 2022. 5. 19.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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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의 학교·숙소 부지로 사용돼 토양오염 등으로부터 비교적 안전할 것이라던 용산 미군부지가 사실은 발암물질 범벅인 것으로 드러났다.

2003년 발생한 유출 사고의 경우, 미군기지 내 초등학교 건물 인근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해당 부지가 미군 장교들의 숙소나 학교 등으로 사용돼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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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섭 국방부 장관 "연내 개방 문제없다"

주한미군의 학교·숙소 부지로 사용돼 토양오염 등으로부터 비교적 안전할 것이라던 용산 미군부지가 사실은 발암물질 범벅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곳에서 발생한 유류 유출 사고도 총 3건에 달한다.

환경조사 및 위해성 평가 보고서 표지.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제공

1급 발암물질 다이옥신·비소 범벅

19일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환경조사 및 위해성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내달 반환 예정인 용산 미군기지 내 숙소·학교 부지의 82%가 1지역 우려기준을 초과했다. 1지역은 주거·학교·공원·사적지 등이나 어린이 놀이시설이 설치되는 부지 기준이다.

1급 발암물질인 다이옥신도 검출됐다. 일부 지역에서 검출된 다이옥신의 최고농도는 5,568.7피코그램(pg-teq/g)으로 오는 7월부터 새로 적용되는 1지역 기준치(160피코그램)보다 34.8배 높았다. 또 다른 1급 발암물질 비소도 1지역 기준치 대비 39.9배를 초과했고, 기름 오염 물질인 석유계 총 탄화수소(TPH)는 23.4배, 폐렴을 유발하는 크실렌은 7.2배가 넘었다. 이밖에 구리, 니켈 등 10여 개 발암물질도 함께 검출됐고, 지하수에서도 TPH가 기준치보다 2.73배 높게 나왔다.


3번의 유류 유출 사고까지 잇따라

이뿐만이 아니다. 해당 부지에서는 2002년, 2003년, 2014년에 걸처 총 3번의 유류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2003년 발생한 유출 사고의 경우, 미군기지 내 초등학교 건물 인근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보고서는 내달 6일 숙소 및 학교 부지 반환을 앞두고 한미 공동환경평가절사서 등에 따라 수행된 조사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지난해 5월 11일부터 이틀간 한미 공동으로 현장을 방문해 조사를 실시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임시조치만 하고 연내 개방

문제는 이처럼 부지 내 오염의 정도가 심각함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이를 곧장 시민에게 개방하겠다고 밝힌 점이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해당 부지가 미군 장교들의 숙소나 학교 등으로 사용돼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 장관은 지난 17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야당 의원이 토양오염의 심각성을 지적하자 "중요한 데이터는 맞지만 얼마 전까지 미군이 생활한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부지를 임시개방했을 때 문제없는 수준이라고 설명받았다"고 말했다. 정부는 부지 반환이 완료되면 임시조치만 한 뒤 연내 개방할 방침이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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