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한덕수 내일 인준 표결..한 발짝씩 양보해 경색 풀어야

연합뉴스 2022. 5. 19.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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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안 투표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정국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여권에서는 민주당이 총리 인준에 협조하면 정 후보자를 사퇴시키고 그 반대의 경우에는 임명 강행으로 맞불을 놓는 방안이 제기됐다고 한다.

협조적 정국 분위기 조성을 위한 여권의 노력에도 한 후보자 인준이 부결되면 그에 따른 정치적 부담은 민주당이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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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준 표결 앞둔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국회 본회의 임명동의안 표결을 하루 앞둔 19일 서울 종로구 한국생산성본부 건물에 마련된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2022.5.19 hihong@yna.co.kr

(서울=연합뉴스) 국회의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안 투표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정국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키를 쥔 더불어민주당은 20일 오후 본회의 표결 직전 의원총회를 열어 인준에 대한 최종 방침을 확정할 예정이다. 167석의 거대 야당인 민주당이 당론으로 반대할 경우 부결이 확실시된다. 이렇게 되면 윤석열 대통령의 광주 5·18 기념식 참석을 전후로 잠시 주춤했던 여야의 갈등이 다시 증폭할 가능성이 크다. 정치권이 산적한 국가 중대 현안을 도외시한 채 민생과는 거리가 먼 사안으로 기 싸움을 계속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간다. 18개 부처 장관 중 이미 16명이 임명됐고,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총리직을 대행하는 등 내각의 진용이 어느 정도 모양을 갖췄으나 총리가 공석인 상황에서 정책을 내실 있게 추진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정책과 비전으로 경쟁하는 정치의 본령이 조속히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한다.

여야 대치가 이어지면서 총리 인준과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문제를 연계해 정국 경색을 풀자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스스로 물러나든, 물러나게 하든 정 후보자의 거취를 매듭지음으로써 민주당에 명분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 원론적으로 따지면 이런 방식이 정도는 아니다. 후보자의 적격 여부는 각각의 전문성과 역량, 도덕성 등을 따져 판단해야 하며 여기에 정치적 흥정이 개입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두 사안을 독립적으로 판단하더라도 상식적 결론은 이런 모습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정 후보자의 경우 정부의 보건복지 업무를 총괄할 자격이 충분한지에 대한 의심이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한 후보자에 대해서는 경륜이 풍부하고 정치색이 옅은 무난한 인물이라는 평가도 있고, 유명 로펌에서 수년간 고액의 고문료를 받는 등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도 있다. 인준을 통과시켜도, 부결시켜도 그리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갓 출범한 새 정부의 첫 총리 후보자를 낙마시킴으로써 발생하는 손실의 크기와 일부 흠결이 있는 후보자를 통과시켜 생기는 손실의 크기를 비교·형량해 볼 필요가 있다.

협치를 위해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하는 쪽은 당연히 국정에 최종 책임을 진 여권이다. 여권에서는 민주당이 총리 인준에 협조하면 정 후보자를 사퇴시키고 그 반대의 경우에는 임명 강행으로 맞불을 놓는 방안이 제기됐다고 한다. 인사를 놓고 거래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초당적 협력'을 위해서는 선순환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협조적 정국 분위기 조성을 위한 여권의 노력에도 한 후보자 인준이 부결되면 그에 따른 정치적 부담은 민주당이 더 크다. 실제로 한동훈 법무부 장관 임명에 격앙된 민주당 내에서도 역풍을 조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정 발목잡기' 프레임에 빠질 경우 그러잖아도 어려운 지방 선거를 아예 망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은 19일 "대통령이 처음 출발하는 상황이라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는 등 연이틀 신중론을 얘기했고 여기에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 우상호 의원, 문희상 전 국회의장 등 다른 비중 있는 당내 인사들까지 여럿 가세했다. 민주당 지도부로서는 무척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퇴로를 열어주면 민주당도 이를 고민의 출구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작은 양보에 인색하면 큰 싸움을 망치게 된다. 여야가 한 발짝씩 물러나 현명한 해법을 찾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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