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팔·작은 손 핸디캡, 그래서?" 김종수, 콤플렉스 아닌 '강점'이다 [SS 인터뷰]

김동영 2022. 5. 19.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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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김종수가 18일 대전 삼성전을 앞두고 인터뷰에 응했다. 대전 | 김동영기자 raining99@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대전=김동영기자] 운동선수에게 ‘피지컬’은 중요한 부분이다. 야구도 마찬가지다. 투수의 경우 큰 키, 긴 팔 등이 주요 요소들이다. 아닌 선수도 있다. 키가 아주 작은 것은 아닌데 손이 작고, 팔도 짧다. 한화 김종수(28) 이야기다. 그래도 시원한 속구를 펑펑 뿌린다. 약점을 강점으로 승화시켰다.

김종수는 올 시즌 19경기에서 18.2이닝을 던져 1승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2.41을 기록중이다. 한화의 주요 불펜자원으로 4년째 활약중인 가운데 올해 단연 커리어 하이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2013년 한화에 입단했다. 그러나 1군 데뷔는 2018년이다. 1년 후인 2019년부터 자리를 잡았다. 2021년까지 35경기-54경기-49경기에 나섰다. 그러나 평균자책점은 5.81-5.94-4.82로 썩 좋지 못했다. 2018~2021년 4년간 141경기 132.2이닝, 4승 4패 13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5.36이다.

이와 비교하면 2022년은 아예 다른 선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9경기 무실점 행진도 이어가고 있다. ‘무자책’으로 보면 최근 13경기 연속이 된다. 시속 140㎞ 중후반의 속구를 거침없이 뿌리고, 슬라이더-커브도 날카롭다.

김종수는 “4월14일 삼성전 3실점, 4월17일 LG전 2실점이 있었다. 많이 헤맸다. 이후에도 결과가 무실점이어도 만족스럽지 못한 경기들이 있었다. 이동걸 코치님과 이야기를 하면서 속구의 비중을 줄였다. 어차피 내가 속구를 던진다는 것을 다 알지 않겠나. 상대가 ‘200% 속구다’고 예상하게 만드는 것보다 ‘80% 정도 속구다’ 이렇게 생각하게 만들고자 했다. 변화구를 늘리니 상대 반응이 다르다. 비율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 김종수가 11일 잠실 LG전에 7회말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잠실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이어 “(윤)대경이에게도 고맙다. 내가 안 좋을 때 대경이가 ‘던질 때 왼쪽 어깨가 너무 안으로 꺾인다’고 하더라. 나도 모르게 힘을 쓰기 위해 몸을 많이 틀었다. 그러면서 최적의 라인이 무너졌다. 이제는 투구 메카닉이 잡힌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사실 속구의 비중이 극적으로 줄어든 것은 아니다. 2020년 64.5%-2021년 66.6%였고, 올해는 64.4%다. 지난해 대비 소폭 하락. 그러나 이것이 효과를 보고 있다. 경기별로 보면 30~40%대 비중을 보인 경기들도 있다. 변화구도 체인지업을 버리고 슬라이더-체인지업에 집중하면서 더 위력이 나온다. 동시에 속구도 힘을 받고 있다.

김종수는 “패스트볼의 비중을 줄였더니 오히려 던질 때 더 많은 힘을 쓸 수 있게 된 것 같다. 그러면서 속구가 조금 더 살아서 가지 않나 싶다. 이제 어느 정도 1군에서 내 공이 통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짚었다.

사실 김종수는 투수로서 꽤 큰 약점을 안고 있다. 신체조건이다. 신장은 180㎝로 나쁘지 않다. 그러나 좋은 편도 아니다. 손발이 작고, 팔도 길지 않다. 190㎝의 장신 투수들도 꽤 많아진 리그다. 높은 타점에서 호쾌하게 꽂는 속구는 매력이 있다. 김종수는 쉽지 않다. 생각을 바꿨다. 이 약점을 강점으로 돌렸다.

김종수는 “사실 내 공이 수치상 엄청 빠른 것은 아니다. 나는 약점이 있다. 이 약점이 장점이 된 것 같다. 팔이 짧고, 키도 작다. 손도 엄청 작다. 발도 260㎜다. 콤플렉스였다. 그러나 지금은 오히려 힘을 딱 모아서 쓸 수 있게 됐다. 그 포인트가 생기지 않았나 싶다. 1군에서 내 공이 통한다는 것을 느끼면서 콤플렉스도 사라졌다”고 말했다.
한화 김종수가 17일 대전 삼성전에 7회초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사진제공 | 한화 이글스
이어 “피지컬이 떨어진다는 점이 아쉬웠다. 큰 키에서 찍어누르는 투수들이 부러웠다. 나는 전력을 다해야 시속 147㎞ 겨우 나오는데 큰 친구들은 쉽게 던지더라. 나는 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이제는 아니다. 그 투수의 장점이고, 내 장점도 또 있다. 던질 때 힘을 실어서, 투수가 놓치더라도 뒤편 펜스까지 쭉 살아갈 수 있는 속구를 뿌리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공도 공이지만, 마인드도 좋다. “1군 출전 경기도 150경기를 넘어섰다. 이전까지는 1군에서 던지고 싶다는 욕심이었다. 이제는 매 경기를 복기하고, 다시 경기를 준비한다. 마음이 달라졌다. 평균자책점은 크게 욕심을 내지 않는다. 계속 낮으면 좋겠지만, 한 경기 못 던지면 또 올라가는 것 아닌가”고 설명했다.

이어 “1군에서 100경기, 150경기를 뛰었다는 것이 신기하다. 나 혼자 그렇게 느끼고 있다. 즐거운 기분으로 던지고 있다. 예전보다 탈삼진율이 올랐고, 피안타율은 낮아졌다. 장타도 억제하고 있다. 불펜투수들끼리 뭉쳐서 힘을 내고 있다. ‘준비 잘하자’고 하고 있다”며 웃었다.

끝으로 김종수는 “올 시즌 목표는 없다. 매 경기 준비 잘해서 좋은 모습 보이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매 경기 진심이다. 프로 10년차에 만개하고 있는 김종수가 2022년 어떤 기록으로 마칠지 관심이 쏠린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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