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의 아침] 염전 노동 착취 뿌리 뽑힐까?..신안군, 1:1 전담공무원 지정

정길훈 2022. 5. 1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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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안 염전서 천일염 본격 생산..전국 생산량 80% 차지
- 지난해 염전 노동자 임금 체불 사건으로 이미지 훼손
- 신안군, 염전 사업장 83곳 대상 1:1 전담 공무원 지정
- 신안군 "염전 불시 점검· 노동자 인권 침해 예방"
- 인권단체 "자치단체 공무원·염전주 밀착 우려..고용노동부 나서야"
[KBS 광주]

■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KBS에 있습니다. 인용보도 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프로그램명 : [출발! 무등의 아침]
■ 방송시간 : 08:30∼09:00 KBS광주 1R FM 90.5 MHz
■ 진행 : 정길훈 앵커(전 보도국장)
■ 출연 : 김대영 리포터
■ 구성 : 정유라 작가
■ 기술 : 임재길 감독


▶유튜브 영상 바로가기 주소 https://youtu.be/GGRYlXS7ujU

◇ 정길훈 앵커 (이하 정길훈): 최근 신안 염전에서 본격적인 천일염 생산에 들어갔는데요. 그동안 염전 사업장에서는 임금 체불 등 노동력 착취 사건이 심심치 않게 일어나서 신안군의 이미지가 많이 훼손됐지요. 그래서 신안군이 염전 사업장 83곳을 대상으로 1:1 전담 공무원을 지정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현장을 취재한 김대영 리포터 연결합니다. 안녕하십니까?

◆ 목포KBS 김대영 리포터 (이하 김대영): 안녕하십니까?

◇ 정길훈: 최근 맑고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천일염 본격적으로 생산되고 있다고요.


◆ 김대영: 네. 지난달부터 천일염이 첫 생산에 들어갔는데요. 특히 갯벌을 다져 만든 흙판 염전에서 생산한 전통 방식 토판 천일염이 지난 5일 올해 첫 생산됐는데 그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올해로 4대째 가업을 잇고 있는 박형기 소금장인을 신안군 증도면에 위치한 태평염전에서 만났는데요. 박형기 소금장인의 목소리 들어보시지요.
-(박형기): 제가 있는 이곳은 전체 염전 면적이 140만평, 전통 방식으로 생산하는 그중에서 1만 2000평의 면적에서 생산하고 있습니다. 천일염 생산하는 바닥이 갯벌입니다. 인공적으로 하지 않은 방식이고요. 지금 현재의 천일염은 이러한 갯벌 위에 개량을 해서 친환경 소재의 바닥재를 깔아서 생산하기 때문에 훨씬 깨끗합니다. 하지만 맛이나 미네랄 수치는 전통 방식 천일염이 훨씬 높습니다.

◆ 김대영: 신안군에서 생산하고 있는 천일염은 전국 생산량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 정길훈: 천일염을 어떻게 생산하는지도 궁금하네요.


◆ 김대영: 갯벌을 다진 염전에서 생산되는 천일염이 전통 방식인 토판염이고요. 친환경 소재 검정 PVC 장판을 깔고 생산하는 게 마트 등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천일염인데요. 토판염을 만드는 과정은 앞서 들으신 것처럼 염전 바닥에 어떤 인공 시설을 하지 않고 자연 그대로 그러니까 오염원이 없는 바닷물을 농축해 염도를 높인 후 햇빛과 바람으로 수분을 증발시켜 1차로 천일염을 생산합니다. 이후 식품안전관리인증인 HACCP을 획득한 가공 공장으로 이동시켜 남아 있는 수분과 이물질을 모두 제거한 뒤 순도 높은 천일염을 만들어내는데요. 박형기 소금장인입니다.

-(박형기): 천일염은 하루 이틀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고요. 기나긴 준비 과정이 필요합니다. 겨우내 흙을 다지고 깎고 롤러를 이용해서 다지고 하는 것을 반복해서 바닥을 단단히 다진 다음에 2월 중순부터 바닷물이 증발합니다. 하루에 1도 정도 증발력을 가지고 25일이 지나면 천일염이 형성되는 포화함수가 됩니다. 그동안 준비됐던 포화함수를 가지고 5월이 되면 천일염을 생산하기 시작하는데요. 포화함수를 공급한 이후에 10일쯤 되면 굵은 입자의 천일염을 생산할 수 있습니다.

◇ 정길훈: 올해 가격이나 판로는 어떻습니까?

◆ 김대영: 지난 몇 년간 연이은 소금 값 하락으로 인해 염전이 태양광 시설로 전환하는 곳이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일본의 원자력 발전소 오염수 방류 소식에 사재기가 성행하며 지난해부터 소금 값이 대폭 올랐는데요. 지난해 한때는 품귀 현상이 빚어지기도 했습니다.

-(박형기): 지금 날씨는 천일염 생산하기 아주 최적의 날씨로 보입니다. 종종 비도 오고 그래서 품질도 좋고 예년에 비해서 생산량도 평년대를 유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 생산하고 있는 이 천일염들이 1kg에 약 2400원 정도에 판매할 계획이고요. 작년 생산가를 뛰어넘은 가격이 형성돼서 저희는 상당히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저는 전량 태평소금이라는 판매 회사에 납품을 하고 있고요. 또 소비자 직거래도 하고 있습니다.

◆ 김대영: 앞서 들으신 것처럼 현재 비가 많이 오지 않고 일조량도 좋아 소금 생산이 원활히 잘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신안군에 따르면 관내에서 생산한 천일염이 생산 한 달 만에 80만 개가 거래됐다고 발표했는데요. 올해는 20kg 기준 1만 8000원에 첫 거래가 이루어졌습니다.

◇ 정길훈: 그런데 그동안 신안 염전에서는 임금 체불 사건 등이 심심치 않게 일어났어요.


◆ 김대영: 다들 기억하실 것입니다. 지난해 10월 신안군에 있는 한 염전에서 수년간 염전 근로자 임금 체불 사건이 전국에 알려지며 제2의 염전 사건으로 부각됐습니다. 당시 신안의 한 염전에서 노동 착취를 당한 장애인 박 모 씨가 수년간 염전주로부터 임금을 받지 못했다고 했는데요. 장애인 박 모 씨를 대리해 경찰청에 고소한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는 당시 신안의 한 염전 현장에는 박 씨 외에도 장애인과 무연고자 등 10여명의 노동 착취를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후 경찰이 나서서 조사를 했고 수년간 노동자 임금을 체불한 염전 운영자에게 중형을 구형했는데요. 지난 2014년에도 장애인 염전 근로자 사건이 발생해 신안군에서는 곤혹스러워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 정길훈: 그런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 신안군이 염전 사업장에 1:1 전담 공무원을 지정한다고요.


◆ 김대영: 현재 신안군은 지난해 기준 모두 750여곳의 염전이 운영되고 있고 이중 80여곳의 염전에서 114명의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데요. 군에서는 고용한 염전 사업장에 대해 전담 공무원을 1:1로 지정한다고 밝혔습니다. 신안군 천일염 직원과 박나영 계장입니다.

-(박나영): 저희가 작년에 근로자 인권 침해에 관련된 문제가 이야기가 돼서 작년 11월부터 공무원 전담제로 해서 군청 계장급 이상 공무원들과 읍면에 있는 계장급 이상 공무원으로 해서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 염전에 대해서 근로자들 인권 침해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방지하는 차원과 또 그런 부분이 있으면 저희가 점검을 통해서 이런 부분에서 신고도 하고 고발 조치도 하고 또 여러 가지 제재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 관리하는 차원에서 진행이 됐던 것이지요.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 염전에 대해서 공무원 1명을 전담으로 시키는 것이지요. 그래서 그 전담 공무원이 수시로 그쪽에 출장을 간다거나 정기적으로 점검을 하고 불시에 점검을 해서 근로자들에 대한 그런 부분을 발견해서 저희가 조치할 수 있도록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 김대영: 군에서는 위반 사항 적발 시 소금 제조업 허가 취소와 보조 사업 지원 제한, 노동청, 수사 기관 고발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 정길훈: 그런데 지역사회 특성상 아무래도 좁다 보니까 다들 알고 지내는 사이가 많을 텐데 전담 공무원이 그런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 약간 의문도 듭니다.


◆ 김대영: 네. 그렇습니다. 지난해 12월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등 시민단체 등이 서울국민권익위원회 앞에서 신안 염전 노동자 착취 사건과 관련해 기자 회견을 열기도 했는데요. 1:1 전담 공무원을 배치하는 것은 의미가 있지만 어떻게 관리를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정신건강 권익옹호센터 김광원 센터장입니다.

-(김광원): 공무원들을 1:1로 붙이는 것도 좋지만 그 공무원들이 얼마나 훈련이 되어 있는 사람인지 당사자, 근로자의 목소리를 대변해주는 사람인지 아니면 염전주 입장에서 과장된 표현이지만 감시망을 피해 가고 문제 안 되게 할 수 있는지를 가르쳐주는 사람이 될지는 운영하는 방식이나 운영하는 사람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고 보고 특히 신안군 같은 경우에는 지방자치단체이고 지역 주민과 굉장히 밀착되어 있는 관계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염전 근로자보다는 오히려 염전주 편에 설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진짜 염전 근로자를 대변할 수 있고 옹호해줄 수 있는 그런 주체가 매칭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

◆ 김대영: 그러니까 센터장의 말에 따르면 군에서 형식적인 매칭보다는 현장 점검에 나갔을 때 근로자와 염전주가 분리된 환경에서 근로자들의 면담도 할 필요가 있다고 했고요. 또 신안군에서 나서는 것도 좋지만 고용노동부가 1:1 전담 매칭을 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는 입장입니다. 잊을만 하면 나오는 일부 염전 고용주들로 인해 터지는 신안군 염전 근로자 사건으로 인해 천사의 섬 브랜드가 많이 훼손되고 있는데요. 이번 계기를 통해 인권의 기틀이 다져지기를 바라보겠습니다.

◇ 정길훈: 오늘 소식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김대영 리포터였습니다.

정길훈 기자 (skynsk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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