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제재 안 먹혀" 전쟁 전보다 더 강해진 러 루블화, 이유는? [왕개미연구소]
지난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85일이 지났다. 서방 국가들의 경제 제재로 러시아가 전쟁을 금방 끝낼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지금은 전쟁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오히려 강해졌다. 글로벌 경제 상황을 가장 냉정하게 보는 돈은 지금 이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19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오전 러시아 루블화 가치는 달러당 64.25루블에 거래되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했을 때만 해도 루블화 가치는 달러당 138루블까지 폭락했지만 지금은 전쟁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이명열 한화생명 영업추진팀 투자전문가는 “지난 2월 러시아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9.5%에서 20%까지 올렸지만 이후 14%까지 낮췄다”면서 “서방 경제 제재에도 기록적 무역흑자를 내면서 환율도 안정됐다”고 말했다. 러시아 RTS지수도 전쟁 직후 공포 속에 610선까지 폭락했지만 이후 더블 반등에 성공해 18일 종가는 1212.57이었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국내외 체면은 구겼지만 러시아는 재정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는 상태로 보인다”면서 “원유와 가스 등으로 떼돈을 벌면서 오히려 전쟁 전보다 루블화 가치는 더 올라버리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최근 루블화 강세 현상에서는 러시아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유럽 국가들의 에너지 딜레마를 엿볼 수 있다. 러시아는 원유·석유제품, 석탄, 밀, 희귀 금속, 질소 비료·칼륨, 철강·니켈 등의 주요 수출국이다. 러시아는 수출대금을 전부 루블로 결제하라고 요구하고 있는데, 이렇게 되면 화폐 수요가 늘어나서 루블화 가치가 높아지는 효과가 생긴다.
박영훈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 이전 유럽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량은 300만 배럴 수준으로, 석유수출국기구(OPEC) 생산량이 원상복구 되더라도 러시아 물량을 대체하긴 어렵다”면서 “천연가스도 러시아는 세계 1위 매장량을 확보하고 있는데, 유럽은 천연가스 자급률이 2020년 기준 40% 수준에 그치는 등 추세적인 하락세”라고 말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이탈리아의 최대 에너지 업체인 에니(Eni)가 러시아 가스 대금을 결제하려고 루블화 계좌를 개설하겠다고 밝히는 등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은 러시아 원유 제재에 대해 좀처럼 합의하지 못하고 있다.
한편,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무역흑자가 수개월 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국제금융협회(IIF)는 올해 러시아의 무역흑자가 2500억달러(약 321조원)로, 지난해 1200억달러의 2배가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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