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발바닥에 '악성흑색종' 많은 이유 밝혀져

이승구 2022. 5. 19.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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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대 피부암에 속하는 '악성흑색종'.

이 암은 한국인을 포함한 유색인종에서는 발바닥과 손발톱 등의 압력을 많이 받는 부위에 주로 발생한다.

연세대-한국과학기술원(KAIST) 공동 연구팀(세브란스병원 정기양 교수·강남세브란스병원 노미령 교수·KAIST 의과학대학원 김준 교수·서지명 박사)은 발바닥에 발생하는 악성흑색종의 암 발달 분자 기전을 연구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19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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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의대-KAIST 연구팀, 말단악성흑색종 위험인자 첫 규명
"발바닥에 장기간 반복적으로 가해지는 기계적 자극·압력 때문"
흑색종. 게티이미지뱅크
 
3대 피부암에 속하는 ‘악성흑색종’. 이 암은 한국인을 포함한 유색인종에서는 발바닥과 손발톱 등의 압력을 많이 받는 부위에 주로 발생한다. 진단이 조금만 늦어져도 전이가 잘되고 사망 위험성이 높아져 신속하고 안전한 치료와 재발 예방 치료가 필요하다.

그런데 장기간 반복되는 기계적 자극과 압력이 발바닥에 생기는 ‘말단악성흑색종’의 진행을 촉진시키는 위험인자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세대-한국과학기술원(KAIST) 공동 연구팀(세브란스병원 정기양 교수·강남세브란스병원 노미령 교수·KAIST 의과학대학원 김준 교수·서지명 박사)은 발바닥에 발생하는 악성흑색종의 암 발달 분자 기전을 연구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19일 밝혔다.

악성흑색종은 멜라닌세포의 악성화로 생기는 피부암으로, 내부 장기로 전이돼 사망에 이르게 된다. 지난해 발표된 보건복지부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국내 악성흑색종 환자 수는 638명으로 발생률이 비교적 낮기 때문에 오히려 의사들도 이 병을 잘 몰라서 초기에 오진을 하고 병을 키워서 진행된 상태로 전문클리닉을 찾는 경우도 많다. 

한국인을 비롯한 유색인종에게는 발바닥, 손바닥, 손발톱 밑과 같은 신체의 말단부에 악성흑색종이 자주 발생하며, 우리나라 발바닥 흑색종 발생 비율은 42%(세브란스병원 통계)로 가장 빈번하게 발생한다.

연구팀은 한국인의 발바닥 흑색종 조직 샘플을 분석해 흑색종의 진행을 촉진하는 기전을 살피면서 생쥐 모델과 세포배양 모델 실험을 통해 체중부하에 의한 기계적 자극과 흑색종 진행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혈류와 림프관으로 들어가는 흑색종이 있는 병든 피부. 게티이미지뱅크
 
연구 결과, 흑색종의 변연부(정상피부와 경계부위의 암세포)에서 발생하는 핵막파열이 유전체의 불안전하게 만들고, 유전자 정보(DNA)를 손상시킨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특히 체중부하에 의해 발생하는 기계적 자극이 흑색종 핵막파열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연구팀은 생쥐의 발바닥에 흑색종 세포를 이식하고 체중부하와 함께 강제 쳇바퀴 운동을 시켜 발바닥에 기계적 압력을 가하는 실험을 수행했다. 

그 결과, 반복적이고 기계적인 자극은 흑색종에서 세포핵의 형태적 이상과 일시적 핵막파열을 유도했다. 핵막파열은 DNA 손상을 일으켰으며, 동시에 세포질로 유출된 DNA는 암 악성화와 연관된 내재 면역반응을 유도했다. 반면 이식된 암세포의 주변에 있는 정상 피부세포는 동일한 기계적 압력 상황에서도 핵막 불안정성과 DNA 손상을 보이지 않았다.

연구팀은 “현재까지 악성흑색종 연구는 대부분 서양 환자들을 중심으로 이뤄졌고, 동양인의 흑색종은 서양인과 다른 임상적·유전적 특징을 보여 치료 효과가 제한적이었다”며 “예전부터 체중부하로 인한 압력·자극이 발바닥 흑색종 발생의 위험인자로 추측되고 있었지만, 그 기전에 대해 규명한 연구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연구를 통해 발바닥에 발생하는 말단흑색종 환자에게 가해지는 기계적 자극과 압력이 말단흑색종 진행을 촉진하는 중요한 인자임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상당히 크다”며 “발바닥 흑색종 환자의 경우 발바닥에 가해지는 기계적 자극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암의 예방과 재발 방지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 국제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최근 게재됐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중견 연구사업을 통해 진행됐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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