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식-엄상백, 스트라이크와 볼 차이를 줄여라 [정민태의 Pitching]

정민태 2022. 5. 19.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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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수원 LG-kt전 내용은 조금 허무한 감이 있었다.

우선 LG에선 김윤식이 선발로 나왔다. 포심패스트볼, 체인지업, 커브, 투심패스트볼을 주로 구사했다. 구속이 빠르진 않지만 공 끝이 상당히 지저분한 유형으로 보였다. 볼 끝의 움직임이 많은 것이 눈에 띄었다.

1회부터 3.2이닝을 소화하고 내려가는 장면까지 전체적으로 불안한 느낌이 많았다. 그 이유는 분명 좋은 공을 가지고 있음에도 스트라이크와 볼의 차이가 너무 컸기 때문이었다. S존에 들어오는 공과 벗어나는 공을 타자들이 확연하게 구분 할 수 있었다. 그런 상황 때문에 실점을 하지 않고 있어도 아마 벤치에서는 위태로운 마음이었을 거라 생각한다.

사진=김영구 기자
주자가 2명만 출루했음에도 조기에 교체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김윤식은 제구력을 가다듬어 볼과 스트라이크의 차이를 더 줄여야 선발로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 같다. 충분히 좋은 구위와 좋은 구종들을 갖고 있는 가능성 있는 투수로 보였다. 타자를 현혹시킬 수 있는 스트라이크와 유사한 볼을 던질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할 것 같다. 경험이 쌓이면 더 좋아질 수 있어 보인다.

LG 구원투수 가운데선 이정용(1이닝 무실점)이 특히 눈에 들어왔다. 우선 공을 던지는 릴리스포인트 타점과 투구 스타일이 위에서 찍어 누르는 듯한 유형이다. 마치 오승환(삼성) 같이 공을 찍어서 던지는 느낌이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그래선지 최고 구속 146km 포심을 타자들이 치더라도 계속 파울이 나올 정도로 위력이 있었다. 거기에 커브와 슬라이더도 굉장히 좋게 느껴졌다. 투수 출신인 입장에서 오늘 가장 마음에 드는 투구를 한 선수였다.

김윤식을 구원한 이우찬의 경우엔 팔스윙이 짧고 앞에서 간결하게 때리는 스타일이라 공의 회전력이 좋아보였다. 변화구가 더 날카롭게 들어갈 필요는 있어 보였다. 그점만 보완하면 굉장히 좋은 투구를 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kt의 선발투수 엄상백은 아무래도 선발 경험이 많지 않아서인지 1회 제구력이 좋지 않았다. 거기다 야수 실책이 나오면서 어려움이 많았던 것 같다. 엄상백 역시 김윤식과 마찬가지로 스트라이크와 볼이 너무 확연하게 구분이 됐다. 거기다 볼넷도 나오다보니 선수 스스로 긴장을 해서 김현수 상대로 몰린 공이 홈런으로 연결됐다.

사진=김영구 기자
엄상백의 구위 자체는 인상적이었다.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활용도 나쁘지 않았다. 2~3회 이후 부터는 제구가 안정을 찾으면서 낮은 코스로 체인지업과 슬라이더가 들어갔다. 그런 투구만 계속 할 수 있으면 대량실점은 하지 않을 수 있다. 선발투수로 분명히 통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마운드에서 차분하고 여유있는 운영을 했으면 한다. 부담감이 많이 느껴졌다. 그런게 아마 제구가 흔들린 것에도 영향이 있었던 것 같다.

kt 구원투수 가운데선 좌완투수 김태오(1.1이닝 무실점)가 눈에 띄었다. kt가 좌완 투수들이 많지 않은 것으로 아는데 이 선수가 오늘 던지는 것을 보니 좌완 불펜으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이 보였다.

사진=천정환 기자
구속이 빠르지 않지만 투구시에 평균적으로 투수들이 한 박자의 스윙을 가져간다면 김태오는 한 박자보다 더 오래 공을 갖고 있다가 갑작스럽게 공이 튀어나오는 느낌을 받았다. 디셉션이 좋다보니 타자들이 김태오의 패스트볼과 커브 를 대처하는데 있어서 어려움을 겪지 않았나 싶다. 이렇게만 던져준다면 kt 불펜도 숨통이 트일 것 같다.

무엇보다 kt의 경우 지난해 야수들의 공-수-주 짜임새가 모두 막강한 팀이었는데, 18일 경기는 전체적으로 무기력해보였다. 가끔 경기를 보면 1~9번 타자들이 모두 치지 못할 것 같은 느낌이 드는 날이 있다. 이 경기가 바로 그랬다. 아무리 외국인 타자와 강백호가 부상으로 빠져 있다고 할지라도 타자들이 이런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팀 성적도 좋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흐름을 보여주지 못하고 맥이 끊기는 모습들이 자주 나온다. 팀이 어려운 상황이더라도 타자들이 더 힘을 내서 보여줘야 한다. 무기력한 플레이가 이어지면 상대하는 입장에서 투수들이 더 자신감을 갖게 된다. 18일 LG 구원투수들의 마음도 편해보였다. 그렇게 약점을 보이면 더 힘들어질 수 있다. kt가 악착같은 모습으로 얼른 분위기를 반전시켰으면 하는 바람이다.

(전 한화 이글스 투수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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