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와 시각>北核 뇌관 제거가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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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의 '오판'으로 귀결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유럽연합(EU)이 내린 결론은 '전략적 나침반(Strategic Compass)', 이른바 공동안보 전략이다.
EU 회원 27개국은 세계 최대 핵보유국인 러시아의 침공 위협에 개별 국가적 대처로는 한계가 있음을 절감하고 유럽 공동 군대 창설을 통한 공동위기관리에 시동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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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충신 정치부 선임기자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의 ‘오판’으로 귀결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유럽연합(EU)이 내린 결론은 ‘전략적 나침반(Strategic Compass)’, 이른바 공동안보 전략이다. EU 회원 27개국은 세계 최대 핵보유국인 러시아의 침공 위협에 개별 국가적 대처로는 한계가 있음을 절감하고 유럽 공동 군대 창설을 통한 공동위기관리에 시동을 걸었다. 70년 만의 유럽군 창설 숙원도, 74년간 중립을 지켜온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 신청에 스위스마저 중립국 딱지를 떼려는 것 역시 푸틴의 침공 때문이다. 궁지에 몰린 ‘늙은 독재자’ 푸틴이 전술핵 카드를 만지작거리자 EU는 다자군사동맹 강화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러시아가 전술핵 봉인을 해제하는 순간, 제3차 세계대전 판도라 상자가 열릴 것이라는 위기의식이 커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김정은의 ‘핵동결’ 전략을 ‘1년 내 비핵화’로 포장하며 북한 핵전략을 ‘오판’하는 바람에 5년 허송세월로 북핵 위기를 키운 셈이 됐다. 문 전 대통령 대북관은 ‘북한은 경제난으로 전쟁을 감당할 능력이 없고, 북핵은 대미 협상용이라 북한의 군사력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북한 핵·미사일이 운용단계에 진입한 데다 김정은이 지난 4월 25일 열병식에서 ‘선제 핵 사용’을 선언, 핵무기를 방어용에서 공격용으로 전환하겠다는 핵 독트린으로 ‘오판’임이 드러났다. 궁지에 몰린 독재자의 ‘오판’과 상대의 ‘오판’이 겹치면 전쟁 위험을 키울 뿐이다. 김정은은 2017년 6차 핵실험부터 농축기술에 의한 우라늄 대량생산 방식을 택했다. 임박한 북한의 7차 핵실험 성공은 한반도와 미 대륙이 단·중·장거리 핵무기 사정권에 들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약 2600만t 양질의 우라늄이 매장된 세계 최대 우라늄 왕국 북한이 핵탄두 대량 생산의 길로 고속질주하는 걸 방치하면, 북한이 미·러·중에 이어 세계 4위 핵보유국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젊은 독재자’ 김정은이 지난해 1월 당대회에서 ‘국방과학 발전 및 무기체계 개발 5개년 계획’을 제시하며 공언한 대로 5대 전략무기를 완성하면 전술핵 개발 등을 통해 북한의 핵전쟁 수행전략은 질적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오는 21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핵 뇌관을 무용지물로 만들, 안전장치부터 마련해야 한다. 재래식 전력에 초점을 맞춘 한미연합사의 전쟁수행전략인 지금의 작전계획을 수정한 새 작계 수립과 미국 핵우산의 한미방위조약 명문화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미국 전술핵의 ‘나토식 핵공유체제’ 도입도 필요하다. 나아가 한미동맹 차원에서 핵 및 재래식 전력 등 모든 수단을 활용한 ‘맞춤형 통합 억제(Tailored Integrated Deterrence)’ 개념을 작계에 도입해야 한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제기한 이 억제 개념은, 핵 및 재래식 전력의 통합, 다영역 전장영역 간 통합이 핵심이다.
북핵 위협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미국과 동맹국의 억제력을 효율적으로 통합하는 동북아 지역 다자억제체제, 이른바 ‘아시아판 전략적 나침반’에 의한 지역공동안보전략 새판 짜기도 필요하다. 북핵 뇌관 제거 없이 ‘지속가능한 평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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