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 그랜드 슬램 도전하는 조던 스피스, "PGA 챔피언십 우승은 외면할 수 없는 진실"
[스포츠경향]
조던 스피스(29·미국)가 제104회 PGA 챔피언십에서 커리어 그랜드 슬램에 도전한다. 남자 프로골프 4대 메이저대회 중 마스터스 토너먼트와 US 오픈, 디 오픈 챔피언십에 이은 마지막 퍼즐을 맞출 시간이다.
스피스는 한 때 ‘포스트 타이거 우즈’로 각광을 받았다. 만 20세가 되기 직전인 2013년 존 디어 클래식에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첫 우승을 거둔 그는 2015년 마스터스 토너먼트와 US오픈을 연속 제패하고 시즌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는 등 시즌 5승을 거두며 단숨에 세계 최고선수로 떠올랐다. 2016년 2승에 이어 2017년 디 오픈을 포함해 3승을 추가, 통산 11승을 올리며 성공가도를 달렸다.
이 때까지만 해도 스피스의 커리어 그랜드슬램은 시간문제로 보였다. 스피스는 마스터스와 US오픈을 연속 제패한 2015년 디 오픈 공동 4위, PGA 챔피언십 2위로 한 해에 4대 메이저 대회를 모두 휩쓰는 그랜드슬램에 근접했었다.
하지만 스피스는 그후 4년 넘게 미스터리와 같은 슬럼프에 빠졌다. 드라이버샷이 안정감을 잃었고, 퍼트를 비롯한 쇼트게임이 엉망이 됐다. 긴 슬럼프 동안 스피스는 세계 1위에서 92위까지 떨어졌었다.
뼈를 깎는 노력 끝에 스피스는 지난해 4월 발레로 텍사스 오픈에서 마침내 우승 갈증을 풀었다. 성급한 스윙 템포를 조절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느린 백스윙을 연습하는 스피스의 모습은 과거에 비하면 매우 생소해 보인다. 하지만 그게 부활의 비결이었다.
짧은 퍼트를 종종 놓치는 결정적인 약점도 많이 극복했다. 지난달 RBC 헤리티지에서는 “마무리 퍼트를 하기 전 심호흡하고 5초만 여유를 가져라”는 부인의 조언을 충실히 따르며 통산 13승을 수확했다. 이경훈이 2연패를 달성한 지난주 AT&T 바이런 넬슨 최종라운드에서도 2m거리에서 3퍼트로 보기를 범하는 실수만 없었다면 연장전까지 갈 수 있었다.
최근 2개 대회에서 우승, 준우승을 한 차례씩 기록하며 세계 8위에 올라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는 스피스는 19일 미국 오클라호마주 털사의 서던힐스CC(파70)에서 개막한 PGA 챔피언십에서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 전 세계 1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1, 2라운드를 함께 한다. 우승하면 근대 골프에서 진 사라젠, 벤 호건(이상 미국), 게리 플레이어(남아공), 잭 니클라우스, 타이거 우즈(이상 미국)에 이어 6번째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주인공이 된다.
19일 기자회견에 나선 그는 “PGA 챔피언십 우승은 내게 ‘방안의 코끼리(입밖으로 선뜻 꺼내기 힘들지만 외면할 수 없는 진실)’다. 4개의 메이저 대회를 다 우승한다면 골프 인생에서 큰 성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랜드 슬램은 내 인생의 목표”라고 밝혔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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