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별에서 사라졌거나, 어쩌면 사라질 동물들..생존자들을 찍다

한겨레 2022. 5. 19.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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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동물 사진 프로젝트 '포토 아크 : 너의 이름은'
'노아의 방주'에서 '방주'를 뜻하는 'Ark' 넣어 경고담아
희귀동물의 모습을 통해 생명다양성 위기 보여줘

기독교의 구약성경 속 창세기에는 ‘노아의 방주(Noah’s Ark)’라는 단어가 나온다. 세계를 집어삼킬 대홍수로부터 동물들을 보호하기 위해 노아라는 인물이 세상의 모든 동물을 방주에 태운 사건에서 기인한 단어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의 사진작가 조엘 사토리는 이 단어에서 따온 ‘포토 아크(Photo Ark)’라는 글로벌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미 멸종해 사진으로밖에 볼 수 없는 동물부터 어쩌면 이 종의 마지막 생존자일지 모르는 동물의 모습을 렌즈에 담아 생명 다양성의 위기를 경고하기 위해서다. 기록하는 것만으로도 경이로운 작품이 되는 전 세계 1만 2000여 종 생명들의 모습, 생명의 다양성과 공생의 의미를 되새기고 싶다면 <포토 아크: 너의 이름은> 전시에 찾아가자. 그리고 이들의 이름을 정확히 기억해주자.

ⓒPhoto by Joel SartoreNational Geographic Photo Ark

INFO

기간 : 9월 12일(월)까지

장소: 북서울꿈의숲 상상톡톡미술관

시간: 화~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입장 마감 오후 5시, 매주 월요일 휴관, 공휴일 정상 운영)

관람료: 성인 1만5000원, 청소년 1만2000원

그레고리늑대

ⓒPhoto by Joel SartoreNational Geographic Photo Ark

붉은늑대의 아종 중 하나인 그레고리늑대는 세상에서 세 번째로 긴 미시시피강 하류 유역과 그 주변 지역에서 살았다. 붉은늑대보다 몸집은 크지만 더 호리호리한 편이었으나, 1980년 멸종됐다.

황금들창코원숭이

ⓒPhoto by Joel SartoreNational Geographic Photo Ark

어깨와 가슴, 배 부위가 금빛인 황금들창코원숭이는 이름처럼 둥근 얼굴에 들려 올라간 작은 코가 특징이다. 이끼를 주로 먹지만, 이끼가 사는 죽은 나무가 부족해지면서 서식지 감소로 멸종위기에 놓였다.

ⓒPhoto by Joel SartoreNational Geographic Photo Ark

국제자연보전연맹에 따르면 2100년에는 인간이 지구상에서 함께 살아온 모든 동물 중 50%의 종이 사라지게 된다. 2018년 ‘올해의 내셔널 지오그래픽 탐험가’로 선정된 전속 사진작가 조엘 사토리는 수많은 동물의 멸종이 얼마나 큰 손실이자 전 지구적 위험인지 경각심을 주기 위해 ‘포토 아크’ 프로젝트를 25년째 진행 중이다.

코알라

ⓒPhoto by Joel SartoreNational Geographic Photo Ark

코알라는 호주를 상징하는 동물이다. 그러나 농경지 개간과 산불, 가뭄 등으로 개체수가 급격히 감소하자 호주는 지난 2월 11일, 코알라를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했다.

말레이호랑이

ⓒPhoto by Joel SartoreNational Geographic Photo Ark

호랑이 중에는 몸집이 작은 편인 말레이호랑이는 말레이반도와 태국 등의 높은 산, 깊은 숲속에 서식한다. 지난 2021년 전 세계에서 말레이호랑이가 200마리도 채 되지 않는 개체만 남았다고 보도돼, 5~10년 이내에 멸종할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코쿠렐시파카

ⓒPhoto by Joel SartoreNational Geographic Photo Ark

마다가스카르섬에만 살며 춤추듯 걸어 다니는 모습이 특이한 여우원숭이종 코쿠렐시파카. 마다가스카르 대부분 지역에서는 코쿠렐시파카를 성스러운 존재로 생각해 사냥을 금지하고 있지만, 현재는 무분별한 벌목으로 서식지가 침해돼 멸종위기에 처했다.

버마별거북

ⓒPhoto by Joel SartoreNational Geographic Photo Ark

등껍질의 뚜렷한 별무늬가 인상적인 버마별거북은 본래의 서식지인 미얀마에서는 거의 사라진 개체로 본다. 멸종위기 등급에서도 ‘위급’ 판정을 받은 상태지만 여전히 중국 등지에서는 식재료로 사용해 문제가 심각하다.

흰등독수리

ⓒPhoto by Joel SartoreNational Geographic Photo Ark

멸종위기종 중에서도 ‘위급’ 상태에 처할 정도로 심각한 조류, 흰등독수리. 아프리카 대륙에 분포하고 있으며 살아 있는 동물을 공격하는 대신 맹수가 먹다 남긴 사체를 뜯어 먹는 ‘청소부 조류’다.

피지줄무늬이구아나

ⓒPhoto by Joel SartoreNational Geographic Photo Ark

진한 초록빛 몸 위로 선명한 줄무늬를 뽐내는 피지줄무늬이구아나는 피지 정부가 국보로 지정한 동물이다. 피지의 화폐와 우표 등에도 등장할 정도지만 화재, 농업지 개발로 인한 서식지 감소, 이구아나와 알을 잡아먹는 쥐, 고양이 등의 포식자와 야생동물 불법 포획 등으로 마릿수가 현저히 줄었다.

“동물이 직접 말하는 듯한 생생한 이야기를 눈과 귀로 느껴보길”

이지연 전시 커뮤니케이션 디렉터

케이트팜

이번 전시는 120만 관객을 동원한 성공적인 글로벌 투어 전시잖아요. 어떤 점을 강조했나요?

전시브랜딩과 마케팅 관점에서 전시를 기획하고 관객에게 어떤 메시지로 다가갈지 방향을 확립하는 게 중요했어요. 그래서 북서울꿈의숲이 가진 공간적 특성, 현대 사회의 환경문제 이슈와 전시를 연결 지어봤고 비건 브랜드 ‘러쉬’와도 제휴를 맺어 더 많은 사람이 멸종위기종에 관심을 가지도록 전시 프로모션을 진행했죠. 전시를 보면 동물들의 이름이 생각보다 길고 더 재밌어요. 단순히 ‘나무늘보’라고 칭하는 동물의 정확한 명칭이 ‘갈색목세발가락나무늘보’인 것처럼요. 이처럼 동물의 이름을 찬찬히 살펴보면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오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답니다.

사진 속 동물들과 눈을 마주치니 참 많은 생각이 들어요. 디렉터님이 가장 마음이 가는 동물은 어떤 종이었나요?

코쿠렐시파카, 여우원숭이요. 이 친구는 불안함을 느낄 때 제 꼬리를 꼭 끌어안으며 자신을 위로(Self Smoothing Behavior)한다고 해요. 관람객에게도 ‘당신은 불안할 때 어떻게 자신을 위로하나요?’라고 묻는 것 같지 않나요? 동물 각자의 개성과 성향을 생각해보면서 생명 고유의 특별함, 그러면서도 인간과 닮은 동질감을 느끼게 하는 사진이에요.

<포토 아크: 너의 이름은>을 120%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동물에게는 우리가 잘 알지 못한 각자의 이야기가 있어요. 개체로서의 특징, 서식지에서 일어나는 일, 촬영 에피소드까지, 동물이 직접 말을 하는 것 같은 생생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전시가 될 거예요. 또, 미술을 음악으로 만드는 프로젝트 그룹 ‘팀 암스텔’이 조엘 사토리 사진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곡 <너의 이름은>이 얼마 전 발매됐으니 여러 플랫폼에서 찾아 감상해보길 바랍니다. 20만 평 대규모 공원 북서울꿈의숲에서 피크닉도 즐겨보시고요.

전정아 MODU매거진 기자 jeonga718@modu1318.com

글 전정아, 사진 제공 케이트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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