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비어천가·대동여지도·자치통감..한양의 '보물'들 한자리서 만난다
[경향신문]
조선시대 수도 한양은 각종 명작과 명품이 모인 도시였다. 조선팔도 수재들이 모였고, 궁궐과 관청에 소속된 장인들이 살았던 곳이기도 하다. 이들이 남긴 작품들은 지금도 ‘보물’ 등 국가적인 유물로 남아 있다.
서울역사박물관은 개관 20주년을 맞아 한양을 대표하는 보물 15건과 유형문화재 25건 등 유물 100여점을 모은 ‘명품도시 한양 보물 100선’을 기획전시실에서 오는 20일부터 개최한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전시에서는 조선시대 한양 사대부와 기술관, 장인들이 생산한 소장품이 지도·서화·고문서·전적·공예 등 5가지 분야로 나눠 소개된다.
우선 ‘지도’ 부문에서는 보물로 지정된 김정호의 ‘대동여지도’(목판본, 21첩)와 ‘동여도’(필사본, 23첩)가 처음으로 같은 자리에서 동시에 시민들에게 공개된다. 조선시대 지도학자 김정호가 제작한 ‘대동여지도’는 모두 펼쳐 연결하면 크기가 가로 4m, 세로 7m에 달한다. 1 대 16 비율의 대축척 지도로 휴대하기 편하고 열람하기 쉽게 분첩절첩식으로 제작됐다.
‘서화’ 부문에서는 궁중 화원이 그린 흥선대원군의 초상화(보물)와 문서를 담당하는 관직인 사자관(寫字官) 한호의 글씨가 담긴 ‘석봉한호해서첩’(보물) 등이 전시된다. 사대부가 한양의 명소를 그린 산수화, 한양의 풍속과 놀이를 볼 수 있는 풍속화, 국가의 행사나 사적 모임을 그린 기록화 등도 소개된다.
‘고문서’ 부문에는 한성부가 발급한 토지 매매 문서인 한성부 입안이 공개된다. 가장 오래된 입안 문서와 길이 15m로 가장 많은 문서가 연결된 입안 문서가 전시된다. 다양한 행정 문서가 생산된 한양에서 조선 초기 발급된 희귀한 임명 문서부터 재산·노비 등의 분배를 기록한 ‘분재기’, 관아에 청원을 하며 냈던 ‘소지’ 등 일상 문서도 함께 전시된다.
‘전적’ 부문에서는 세종 때 목판본으로 제작된 ‘용비어천가’를 비롯하여 경자자로 인쇄된 조선 최초의 ‘자치통감강목’, 초주갑인자로 인쇄된 ‘자치통감’ 등의 보물 전적들이 전시된다. ‘공예’에서는 당대 최고 수준이었던 경공장의 솜씨가 담긴 청진동 출토 백자 항아리(보물)와 대장경궤 등의 목가구가 소개된다.
김용석 서울역사박물관장은 “조선 왕실과 한양 양반의 고급스러운 취향을 담아 전국 각지에서 생산됐던 명품들을 감상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며 “시민의 자산인 박물관의 소장품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자리가 될 것”고 말했다.
전시는 오는 8월7일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관람 시간은 평일 및 주말 모두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공휴일을 제외한 월요일은 휴관이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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