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과학칼럼] 누굴 위한 기술예측인가

2022. 5. 19.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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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새해가 되면 미래 예측에 대한 언론 기사들이 쏟아져 나온다.

실제로 미래 기술 예측이 틀린 사례는 적지 않다.

과도한 기대, 즉 과장되어 보이는 미래 기술 예측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KISTI 데이터분석본부가 발간한 '미래기술 위크시그널'(2002)이나 '딥러닝으로 예측한 미래 고성장 과학기술 영역 100선'(2020)에서 제시하고 있는 미래 기술들도 광범위한 목표를 구현하는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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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새해가 되면 미래 예측에 대한 언론 기사들이 쏟아져 나온다. 십 년 후의 미래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어떤 기술이 유망한지에 대하여 국내외 기관들이 앞다투어 청사진을 제시한다. 공통적으로 ‘메타버스’ ‘스마트홈’ ‘전기자동차’ 등을 이미 향후 우리의 생활 속에 깊이 침투할 기술 트렌드로 제시하고 있어 본격 대중화가 될 날도 머지않아 보인다.

지금 예측되는 미래 기술들은 현실이 될 수 있을까? 사실 미래 기술 예측에는 수많은 전문가와 자원이 투입되지만 그 누구도 정확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다. 실제로 미래 기술 예측이 틀린 사례는 적지 않다. IBM 창업자 토머스 왓슨이 1940년대 컴퓨터 개발 당시 전 세계 컴퓨터 수요를 5대로 예측한 일화는 유명하다. 2015년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는 수년 내로 자율주행차의 보편적 상용화를 예측하였으나 지난해 자율주행차기업 오로라의 창업자 크리스 엄슨은 30년 후에나 자율주행차의 보급이 가능할 것으로 주장한 바 있다.

이렇게 달라진 미래 가술 예측에 대하여 문제를 제기하는 이도 별로 없다. 기술 예측 초기의 기대는 수요자들의 사회적·문화적 영향을 간과하였고, 기술의 기능적 측면에 치우친 과도한 기술 예측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렇듯 사람들은 먼 미래를 예측하는 활동에는 다소 관대하다. 제4차 산업혁명으로 전국이 떠들썩했던 것이 바로 얼마 전인데 이미 메타버스와 대체불가능 토근(NFT)이 화두가 되고 있다. 어찌 보면 미래라는 관점은 기술뿐만 아니라 문화, 소비자 태도, 심리적인 요인들이 엉켜 서로 상호작용을 하면서 기술기대(expectations)를 형성하는 과정이 포함되므로 변화하는 것이 당연하다.

과도한 기대, 즉 과장되어 보이는 미래 기술 예측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때때로 정부는 정책적 개입을 통하여 신기술 개발의 방향성이나 속도에 영향을 미치면서 의도적으로 과장된 미래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즉, 과장된 미래는 미래 기술 예측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나 방법론에 오류가 있는 것이 아니라 모호하고 광범위했던 목표가 점차 구체적인 목표로 구현됨에 있어 보호 공간의 역할을 하기 위한 전략적 자원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기도 한다. KISTI 데이터분석본부가 발간한 ‘미래기술 위크시그널’(2002)이나 ‘딥러닝으로 예측한 미래 고성장 과학기술 영역 100선’(2020)에서 제시하고 있는 미래 기술들도 광범위한 목표를 구현하는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할 것이다. 당장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미래 사회의 주요 이슈를 해결하기 위하여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미래 기술로 중장기적인 측면의 연구 주제로 보아도 무방하다.

이 과정에서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단기간 내 투자 대비 효과가 낮다 하더라도 연구 주제가 지속적으로 육성될 수 있도록 필요한 자원들이 계속해서 제공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배적 디자인은 대기업, 중소 벤처기업, 정부, 공공기관, 투자자 등 다양한 플레이어가 참여한 가운데 광범위했던 기술적 목표가 기대와의 상호작용을 통하여 구체화되는 과정에서 결정되기 때문이다. 즉, 미래 기술 예측은 정확도보다 특정한 기술기대를 어떠한 과정을 거쳐 구현할 것이며, 누가 혜택을 받게 될 것 인가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미래 전망과 예측이 풍성해진 시점이다. 미래 기술 예측으로 형성된 기대가 어떻게 다양한 이해집단을 끌어들여 전략적 보호 공간으로서 기회 창출의 역할을 할 것인지 진지하게 질문을 던져볼 필요가 있다.

김은선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데이터분석본부장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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