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폭염 피해 최소화 위해 취약계층 냉방용품 제공..도로물청소 확대로 도심 열섬 완화

[경향신문]

서울시의 취약계층을 위한 여름철 냉방물품 지원 모습. 서울시 제공.

서울시가 올여름 폭염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으로 취약계층 1만6000가구에 냉방용품을 제공한다. 도심 열섬 현상 완화를 위해 도로물청소를 확대하고, 폭염 발생 시에는 환경공무관들의 노동시간도 조정한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기후변화 적응’ 대책을 올여름 추진할 계획이라고 19일 밝혔다. 크게 ‘완화’와 ‘적응’으로 분류되는 기후변화 대응 방식 가운데 적응은 기후변화의 원인인 온실가스에 집중하는 완화와 달리 폭염처럼 현재 일어나고 있는 변화에 맞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을 말한다. 서울의 폭염 일수는 2005년 5일에서 지난해 18일로 4배가량 늘어난 상태로 취약계층일수록 폭염에 무방비하게 노출될 위험이 높다.

시는 우선 취약계층 1만6000가구에 에어컨, 서큘레이터, 선풍기, 냉풍기 등 냉방물품과 일사병 예방에 도움되는 식염, 포도당 등을 포함한 폭염응급키트, 건강식품, 쿨스카프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 도시가스·수도·전기요금 연체 및 냉·난방 물품 부족으로 어려움에 처한 에너지 취약계층에 냉방비를 최대 10만원까지 신속 지원하는 서울형 ‘그린e긴급복지지원사업’도 진행할 예정이다. 3인 가구 기준으로 18만4500원이 지급되는 취약계층 대상 에너지 바우처는 올해부터 계절별로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서울시의 살수차량을 동원한 도로 물청소 모습. 서울시 제공.

시는 또 폭염 발생 시의 도심 열섬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도로 살수작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하루 최고 체감온도가 33도 이상 수준의 폭염이 나타날 경우 주요 간선도로 994㎞와 일반도로 979㎞를 대상으로 한 물청소 횟수를 기존의 하루 1~2회에서 2~3회로 확대한다. 물청소 시간대도 오후 12~4시였던 것을 오전 10~오후 4시로 2시간 늘리기로 했다. 살수작업에는 자치구 및 시설공단 보유 살수차 188대가 동원된다.

시는 도로 물청소는 도로와 주변의 온도를 낮추기 때문에 폭염으로 인한 도심의 열섬현상을 완화하는데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시 보건환경연구원 조사 결과, 도로에 물을 뿌리면 버스 중앙차선의 승강장 기온은 0.8도, 도로면 온도는 6.4도, 주변기온(인도)은 1.5도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여름철 야외에서 장시간 근무하는 환경공무관의 온열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폭염 발생 시 노동시간을 조정하고, 휴게실 냉방시설을 지원하는 등의 대책을 추진한다. 자치구 직영 환경공무관에게는 기상 악화에 따른 특별휴가 4일을 부여한다. 또 환경공무관 휴게실 22곳의 노후 냉방시설도 교체할 계획이다.

이밖에 시는 녹색서울시민위원회와 공동주최로 오는 7월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미래로에서 ‘제4회 시원차림 패션쇼’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패션쇼에서는 여름철 간편한 옷차림인 시원차림과 선인장 가죽 등 탄소배출이 적은 자연소재 의류, 폐페트병을 재활용한 섬유로 제작한 의류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