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안 하니 일감 줄어".. 아파트 거래 가뭄에 유탄 맞은 인테리어 업계

김윤수 기자 2022. 5. 19.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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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거래 가뭄의 여파가 인테리어 업계로도 퍼질 조짐이다.

인테리어는 새집 이사를 앞둔 사람들의 수요에 크게 의존하는데, 아파트 거래가 최근 특히 위축되면서 사람들이 이사할 일도 줄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원자재 가격 인상이 업체들의 생산단가를 높여 영업이익을 감소시켰다면, 아파트 거래 가뭄은 그나마 코로나19 재택근무 확산 속 인테리어 수요 덕에 선방한 매출에도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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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매매, 1년 간 75% 감소
"인테리어 문의↓".. 2분기 매출 영향
이미 원자재發 영업익 타격, 이중고 우려
전문가 "거래 가뭄 해소? 올해 장담 못 해"
인테리어 업체들은 아파트 거래 가뭄에 따른 인테리어 수요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사진은 인테리어 업체 한샘의 시공 협력기사가 인테리어 작업을 진행하는 모습. /한샘 제공

# 주거 전문 인테리어 업체 ‘새집다오’의 김도윤 대표는 요즘 일감이 줄어드는 일이 걱정이라고 한다. 그는 “지난해 이맘때와 비교하면 인테리어 문의가 30% 정도 줄었다”면서 “아파트 거래 자체가 안 이뤄지니까 사람들이 이사를 안 가고 인테리어 문의도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업체들의 인테리어 시공비가 지난해 3.3㎡당 120만원에서 현재 160만원으로 오르면서 인테리어를 망설이는 사람들이 늘었는데 아파트 거래 가뭄으로 문의가 더 줄어들 거라는 게 그가 걱정하는 부분이다.

아파트 거래 가뭄의 여파가 인테리어 업계로도 퍼질 조짐이다. 인테리어는 새집 이사를 앞둔 사람들의 수요에 크게 의존하는데, 아파트 거래가 최근 특히 위축되면서 사람들이 이사할 일도 줄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새집다오 같은 중소 업체들은 물론, 이들이나 건설사에 인테리어 자재를 납품하는 LX하우시스 같은 B2B(기업간거래) 대기업도 올해 실적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19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 건수는 3330건으로 지난해 1분기(1만3373건)보다 75% 줄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아파트를 포함한 주택의 전국 매매 거래도 지난해 1분기 27만9809건에서 올해 1분기엔 절반인 13만8349건으로 감소했다.

거래량 감소는 지난해 하반기 시작돼 올해 1분기에 악화했다. 1분기 주택 매입자들이 계약일 기준 약 3개월 뒤인 2분기 중에 계약 잔금을 치르고 이사할 예정인 만큼, 1분기 거래량 감소는 2분기 인테리어 업체들의 실적 부진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LX하우시스 관계자는 “주택 거래량에 실적이 민감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1분기 거래 가뭄은 시간차를 두고 2분기 실적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KCC글라스 관계자도 “인테리어는 봄, 가을이 성수기일 만큼 전체 수요 중 이사 수요가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데 이사 수요가 줄면 아무래도 실적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업체들은 이미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폴리염화비닐(PVC)·목재 등 원자재 가격 인상의 타격을 받고 있어, 어려움을 가중시킬 아파트 거래 가뭄에 특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원자재 가격 인상이 업체들의 생산단가를 높여 영업이익을 감소시켰다면, 아파트 거래 가뭄은 그나마 코로나19 재택근무 확산 속 인테리어 수요 덕에 선방한 매출에도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LX하우시스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69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294억원)보다 76.4% 감소했다고 최근 공시했다. 매출은 8614억원으로 11.7% 늘었다. KCC글라스는 매출이 2948억원으로 4.5% 늘 동안 영업이익은 315억원으로 12.7% 줄었다. 현대리바트도 매출이 11.4% 늘어난 3688억원, 영업이익은 70.3% 줄어든 29억원이었다. 한샘은 영업이익 100억원으로 60.2% 감소한 동시에 매출도 5260억원으로 소폭(4.9%) 줄었다.

2분기를 넘어 올해 실적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근 아파트 매물은 늘지만 매수세는 회복되지 않아 거래 가뭄이 당분간 이어질 거란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다주택자의 양도세 중과 배제,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에 일부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최근 소폭의 매수세 회복을 보이고 있지만,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의 영향이 계속돼 지난해 상반기 수준의 회복은 단언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매수 심리를 나타내는 지표인 전국 매매수급지수는 지난주(9일 기준) 93.8로 전주(94.1)보다 하락, 여전히 ‘매도 우위’ 영역인 100 미만에 머물렀다. 지난 2월까지 내리 감소하던 전국 주택의 매매 거래량은 3월 반등했지만 여전히 1년 전의 절반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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