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여행 680억 낸 억만장자들..나사 부수입 좋지만 현장은 '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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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초의 국제우주정거장 민간 원정대를 자임했던 억만장자 기업인들은 결국 우주에서 우주비행사들의 짐이 됐던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4월 우주기업 액시엄스페이스의 주관 아래 국제우주정거장을 방문하고 돌아온 '액시엄1' 팀원 4명은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우주정거장까지 좋은 여행을 하고 왔지만 우주정거장에 도착한 뒤 8일간 머물면서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과대평가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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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비행사들 나사 부수입 대가로 업무 가중
사상 최초의 국제우주정거장 민간 원정대를 자임했던 억만장자 기업인들은 결국 우주에서 우주비행사들의 짐이 됐던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4월 우주기업 액시엄스페이스의 주관 아래 국제우주정거장을 방문하고 돌아온 ‘액시엄1’ 팀원 4명은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우주정거장까지 좋은 여행을 하고 왔지만 우주정거장에 도착한 뒤 8일간 머물면서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과대평가했다”고 말했다.
사령관 역할을 맡았던 우주비행사 출신의 마이클 로페즈-알레그리아 액시엄스페이스 부사장은 “우리의 일정표, 특히 초기 일정표는 매우 공격적이었다”며 “초반에 너무 미친 듯이 몰아쳤다”고 말했다. 이번 우주여행엔 그와 함께 미국과 캐나다, 이스라엘 출신의 억만장자 기업인 셋이 참가했다.
이들은 왕복 10일간의 우주여행 비용으로 1인당 왕복 요금 5500만달러(680억원)와 하루 체류비용 3만5천달러(4400만원)씩을 냈다. 액시엄쪽은 이들이 단순한 우주여행객이 아니라 우주정거장에 머물며 총 100시간에 걸쳐 위성 자가조립 기술, 우주기지 및 암 줄기세포 연구 등 25가지 실험을 수행하는 과학 임무를 겸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여행팀원 중 나이가 70대로 최고령인 래리 코너는 기자회견에서 “처음 며칠 동안의 일정이 너무 빠듯했다”고 말했다. 그는 비행에 앞서 지상에서 2시간30분 걸렸던 한 실험의 경우 실제 우주정거장에서는 5시간이나 걸린 것을 하나의 사례로 들었다.
이들은 우주에 머무는 동안 미국항공우주국(나사)과 유럽우주국 소속 우주비행사 4명으로부터 긴밀한 도움을 받아야 했다. 지금까지의 우주정거장 민간 방문객은 한 번에 1명, 기껏해야 2인이었다. 그러나 이번엔 4명이 한꺼번에 들어오면서 거의 우주비행사가 이들을 1대1로 상대해야 하는 상황을 맞았다. 나사는 민간 개방을 통해 국제우주정거장 운영 예산의 일정 부분을 보충하는 실속을 차렸지만, 그로 인해 현장에 있는 우주비행사들의 일거리는 크게 늘어난 셈이다.
이는 우주비행사들의 임무 수행에도 어느 정도 지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나사 우주비행사 출신인 수전 헬름스는 12일 열린 항공우주안전자문위원회 회의에서 “명시적인 안전 문제는 없었지만 우주비행사들의 업무 일정에 영향을 미쳤다”며 “기본적으로 우주정거장 요원들의 일일 업무량에 예상보다 큰 부담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액시엄1을 통해 몇가지 과학 실험을 추가하고 화물을 받는 이점은 있었지만, 우주정거장 요원과 지상 관제요원의 업무부담을 가중시키는 기회비용도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따라서 앞으로는 민간 우주원정대도 총체적인 국제우주정거장 활동에 완전히 통합시켜 관리할 것을 권고했다.
마이클 서프레디니 엑시엄스페이스 대표는 이에 대해 “앞으로 승무원들에 대한 부담을 줄여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부담을 줄이는 한 가지 방법은 체류 기간을 늘려 시간을 여유있게 쓰는 것이다. 다행히 이번 여행의 경우 지구의 기상 악화로 귀환 일정이 늦어지면서 우주 체류 기간이 8일에서 15일로 거의 두배 늘어났다. 덕분에 정해진 일정에 쫓겼던 여행팀은 나중에 여유를 갖고 지구의 가족, 친지와 연락하고 우주여행을 즐길 수 있었다.
액시엄은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두번째 민간 우주정거장 여행 ‘액시엄2’를 추진하고 있다. 자체 모듈 발사 전까지 최소 3번의 여행을 더 추진한다. 이를 위해 현재 스페이스엑스와 3차례의 발사 계약을 맺은 상태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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