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기 날린 황당 주루' 두산, 7개월 만에 또 실수하니 질 수밖에

모두가 어리둥절. 연합뉴스

끝내기 기회를 눈앞에 둔 두산이 어설픈 주루 플레이로 자멸했다. 그런데 이 같은 판단 미스는 처음이 아니다.

두산은 1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SSG와 홈 경기에서 연장 12회 혈투 끝에 2 대 5로 패했다. 2 대 2로 맞선 12회초 내리 3점을 내주면서 무너졌다.

앞서 11회말 치명적인 판단 미스를 범한 뒤 두산의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1사 만루 찬스에서 조수행의 좌익수 앞 타구 때 3루 주자 김재호가 홈으로 파고들었다. 더그아웃에 있던 두산 선수들은 끝내기 승리에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그라운드로 뛰어나왔다. 

하지만 그 사이 좌익수 오태곤에게 공을 건네받은 유격수 박성한이 2루 주자 정수빈을 태그 아웃시켰다. 이어 2루를 밟아 1루 주자 안재석까지 포스 아웃으로 잡아내며 병살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주자가 홈을 밟아도 선행 주자가 베이스를 밟지 못해 아웃되거나 다른 주자가 포스 아웃되면 득점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수비하는 팀이 1사에서 만루 작전을 쓰는 이유다. 병살타로 이닝을 끝내면 3루 주자가 먼저 홈을 밟아도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두산의 끝내기 승리는 허무하게 무산됐다.

SSG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김민재 수석 코치와 조원우 벤치 코치가 더그아웃에서 선수들에게 끝까지 플레이를 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SSG 선수들은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실점을 막아냈다. 

기세를 몰아 SSG는 12회초 1사 1, 3루에서 크론이 2타점 3루타를 터뜨렸다. 이어 유격수 김재호의 야수 선택으로 이재원이 출루한 사이 3루 주자 크론이 홈을 밟았다. 총 3점을 얻으며 승기를 잡았다.

승장 김원형 감독조차 처음 겪은 일이었다. 김 감독은 경기 후 "모든 사람들이 졌다고 생각하는 순간에도 선수들이 마지막까지 플레이를 완성시켜 행운이 따라줬다"면서 "마지막까지 모든 선수가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승리할 수 있는 행운이 찾아왔다"고 소감을 밝혔다. 

날아가버린 끝내기. 연합뉴스

약 7개월 전에도 두산은 비슷한 실수를 저질렀다. 지난해 10월 8일 롯데와 잠실 홈 경기에서 3 대 2로 앞선 4회 공격에서 문제의 장면을 연출했다.

1사 1, 3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안재석이 좌익수 방향으로 뜬공 타구를 날렸다. 이때 타구가 좌익수 전준우의 글러브에 빨려 들어가며 뜬공으로 처리된 듯했다. 하지만 전준우는 뜬공 타구를 한 번에 잡지 못하고 떨어뜨렸고, 안재석의 타구는 좌전 안타가 될 수 있었다. 

뜬공이라고 인지한 3루 주자 호세 페르난데스는 전준우의 포구 동작 뒤 홈으로 내달렸다. 그러나 안재석은 자신이 아웃됐다고 판단해 더그아웃으로 향했고, 1루 주자 박계범은 그대로 1루 베이스를 지켰다.

이후 전준우는 재빨리 2루로 송구했다. 2루로 달리지 않은 1루 주자 박계범은 포스아웃으로 처리됐다. 이어 2루수 안치홍이 1루로 송구해 홈에서 1루를 밟지 않은 안재석 역시 1루에서 아웃됐다. 안타가 병살타로 둔갑하며 페르난데스의 득점은 인정되지 않았다.

당시 두산은 롯데에 14 대 5 대승을 거두며 실수를 만회했다. 하지만 실수를 통해 얻은 교훈을 까맣게 잊은 듯하다. 비슷한 실수를 반복하며 소중한 1승을 잃은 두산은 이날 플레이를 뼈아프게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잠실=CBS노컷뉴스 김조휘 기자 startjoy@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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