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 만찬' 국립중앙박물관 임시휴관에.."시민 문화향유권 침해" 비판
[경향신문]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은 “21일 국가중요행사로 인해 기획전시실(기획전 ‘어느 수집가의 초대 - 고 이건희 회장 기증 1주년 기념전’ 개최 중)을 제외한 모든 시설에 대하여 임시 휴관을 실시할 예정입니다. 고객님의 너른 양해와 협조를 부탁드립니다”고 홈페이지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18일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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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국가주요행사’는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공식 만찬을 가리킨다. 상설전시관에서 개최 중인 특별전 ‘아스테카, 태양을 움직인 사람들’은 21일 운영하지 않는다. 기획전시실 ‘어느 수집가의 최대’전은 오후 2시30분 예매 분까지만 입장할 수 있도록 했다. 오후 4시30분부터 기획전시실도 휴관한다.
SNS에는 임시 휴관을 비판·지적하는 글이 이어진다. ‘3일 전 임시 휴관 공지’와 시민의 ‘문화 향유권 침해’에 관한 글이 많다. ‘국립중앙박물관 만찬’ 자체를 두고 윤 대통령과 현 정권에 대한 정치적 비판·비난을 곁들인 글도 여럿이다.
이명박 정권 때인 2012년 3월26일 핵안보정상회의 참가 각국 정상 배우자들을 위한 만찬이 ‘기획전시실1’에서 열렸다. 음식물 반입이 허용되지 않는 곳이다. 2010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만찬이 개최됐다.
2012년 국립중앙박물관 만찬을 두고 찬반 논쟁이 벌어졌다. 당시 ‘보편적 문화 향유권 침해’, ‘만찬 위해 기획전시실 개조’라는 취지의 비판이 나왔다. 국립중앙박물관 측은 ‘유물 안전 관리 만전’, ‘한국 문화 우수성 홍보 기회’, ‘해외 유수 박물관 전시실도 만찬’ 등을 내세워 반박했다.
앞서 노무현 정권 시절인 2005년 6월 세계신문협회 주최 만찬, 10월 세계철강협회 주최 만찬이 문화재청 허가를 받아 창경궁에서 열렸다. 2004년 9월 국제검사대회 참가 대검찰청 검사들이 경복궁에서 만찬을 열었다. 당시 만찬 때도 찬반 논쟁 논리는 비슷했다. 세 만찬에선 음주 등이 문제가 됐다. 세계신문협회 만찬 때는 흡연도 비판받았다.
국립중앙박물관 측에 ‘시민 비판에 관한 의견’, ‘박물관 내 구체적인 만찬 장소’ 등을 물었다. 박물관 관계자는 “시민 비판을 잘 알고 있다. 오늘(19일) 외교부에서 만찬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한다고 했다. 그 전까지는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종목 기자 j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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