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스맨도 연세대선 주전' 고려대, 4쿼터 경기 내용은?

이재범 2022. 5. 19.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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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이재범 기자] “4쿼터에 들어간 선수들이 점수 차이가 많이 나는데도 불구하고 안일하게 움직였다.”

고려대는 18일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2022 KUSF 대학농구 U-리그 단국대와 홈 경기에서 85-59로 승리하며 10연승을 달렸다.

이날 경기는 시작하기 전부터 이미 승부가 결정되어 있었다.

고려대는 독보적 전력을 자랑한다. 단국대는 이런 고려대를 상대로 힘을 빼기를 원치 않았다. 당장 중요한 건 플레이오프 진출이다. 24일 한양대와 경기에서 진다면 자칫 플레이오프 진출 마지노선인 8위 싸움에서 밀려날 수 있다.

단국대는 부상에서 복귀한 뒤 많은 시간을 출전한 염유성과 최강민을 출전 선수 명단에서 아예 빼버렸다.

석승호 단국대 감독은 “두 선수가 복귀 후 많이 뛰면서 체중도 많이 빠졌다. 선수 관리 차원에서 고려대와 경기에서는 출전시키지 않으려고 한다”며 “만약 뛰게 한다면 30분 가량 뛰어야 하기에 부상이 나올 수 있다”고 두 선수를 제외한 이유를 설명했다.

고려대는 완벽한 전력이 아닌 단국대를 몰아붙였다. 이번 시즌 고려대의 특징은 1쿼터에 근소한 우위를 점한 뒤 2쿼터에 점수 차이를 벌리며 승기를 잡는 것이다.

이날도 그랬다. 1쿼터를 22-17로 마친 고려대는 2쿼터에만 34-14, 20점 차이의 우위를 점해 56-31, 25점 차이로 달아났다. 승부는 사실상 결정된 것과 마찬가지였다.

고려대는 그럼에도 추격의 여지를 주지 않고 3쿼터를 운영했다.

승리를 확정한 고려대는 4쿼터에 적은 시간 출전한 선수들에게 기회를 줬다. 4쿼터만 보면 12-13, 오히려 단국대에게 1점 뒤졌다.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한 고려대 팬은 “전반까지 56점 넣고 4쿼터에 뭐 하는 거야”라고 4쿼터 경기 내용을 아쉬워했다.

한 대학 감독은 “고려대 벤치에 있는 선수도 현재 연세대에 가면 주전으로 뛸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고려대에는 그만큼 뛰어난 선수들이 많이 모여있다. 고려대 농구부가 16명이기에 경기마다 4명은 출전 선수 명단에도 들어가지 못한다. 동계훈련부터 팀 내에서 선의의 경쟁이 펼쳐졌던 이유이기도 하다.

출전 선수 명단에도 포함되지 못한 선수가 있다는 걸 감안하면 승부가 결정된 4쿼터에 출전한 선수는 그럼에도 최선을 다 해야 한다. 그렇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일부 선수가 느슨하게 플레이를 하며 시간만 때우는 듯 했다.

고려대의 경기가 끝나면 코트에는 팬들로 가득 들어찬다. 팬들은 선수들에게 사인을 받고, 사진을 함께 찍으려고 긴 줄을 선다. 기량 좋은 프로 선수들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린다. 여준석의 동료이자 최강 고려대에 속한 혜택을 받고 있다.

하지만, 프로에서도 통할 수 있는 실력을 가지고 있는지 스스로 돌아봐야 한다. 연세대와 양강을 이룬 고려대에서 주축으로 활약했던 선배가, 그것도 드래프트에서 1순위에 뽑혔음에도 식스맨이나 출전 기회도 못 받고 있다는 걸 알지 못하는 듯 하다.

4쿼터에 출전한 선수들은 주희정 고려대 감독의 신뢰를 받는 여준석이나 문정현이 아니다. 이날 보여준 경기 내용은 현재 플레이오프 진출을 걱정하는 단국대 선수들보다 못한 수준이었다.

주희정 감독은 승부가 결정된 4쿼터에 출전한 선수들에게 기대하는 부분이 어떤 것인지 묻자 “득점을 많이 하는 것보다는 투지있게,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소화하고), 팬들이 많이 지켜보고 있는 상황에서, 백업이라도 학생 신분이기에 열심히 자신의 기량을 보여주기를 원한다”고 했다.

이날 경기에서 4쿼터에 출전한 선수들의 경기 내용을 어떻게 봤는지 추가로 질문하자 주희정 감독은 “많이 부족했다. 4쿼터에 들어간 선수들이 점수 차이가 많이 나는데도 불구하고 안일하게 움직였다”며 “선수들은 매일 컨디션이 좋을 수 없다. 벤치에서 들어간 선수들이 플레이를 하기를 원하는 건 그래도 더 궂은일을 하고, 더 열심히 해달라는 거다. 그럼 자신의 잘 하는 부분이 나온다. 그런 것만 해도 충분히 20~30점 벌어진 경기에서도 30~40점 이상 벌릴 수 있다. 그런 마음을 벤치 선수들에게 많이 바란다”고 했다.

고려대의 현재 전력은 프로 선수들 못지 않다. 그렇지만, 고려대 벤치에 있는 일부 선수는 프로에 가도 똑같이 출전 기회를 받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 하는 식스맨이다. 그런 선수가 팀 성적과 인기에 취해 자신의 기량을 망각한 플레이를 했다. 이날 보여준 플레이는 프로의 관문인 드래프트에서도 뽑히지 못할 수준이었다.

#사진_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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