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구르나 "믿기 어렵더라도 전쟁이나 폭력은 절대 합리화할 수 없어"
지난해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탄자니아 국적의 난민 출신 소설가 압둘라자크 구르나는 자신의 장편소설 한국어판 출간을 계기로 18일 오후 줌라이브를 통해 한국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노벨문학상 이후 가장 달라진 점을 묻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기자간담회는 구르나의 삶과 문학을 엿볼 수 있는 대표작 ‘바닷가에서’(2001)를 비롯해 초기작과 최신작인 ‘낙원’(1994), ‘그후의 삶’(2020·이상 문학동네) 세 작품이 동시에 번역 출간되면서 이뤄졌다.
먼저 그에게 노벨문학상을 안긴 대표작인 2001년작 ‘바닷가에서’는 ‘샤반’이라는 가짜 이름으로 영국에 입국했다가 수용소에 억류된 잔지바르섬 출신 살레 오마르가 역시 잔지바르 출신인 문학교수 라티프 마흐무드와 바닷가 마을에서 만나면서 수십 년 전의 망각된 진실과 비극을 대면하며 화해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1994년작 ‘낙원’은 아버지의 빚 때문에 볼모로 잡혀서 상인들과 함께 성장한 12세 소년 유수프 이야기를, 가장 최근작인 ‘그후의 삶’은 20세기 초 독일이 동아프리카 일대의 저항을 진압하고 식민 지배한 이후의 삶과 식민주의의 민낯을 각각 담고 있다.
특히 난민 문제에 폐쇄적인 한국 사회에 대해선 “삶이 전쟁이라든지 폭력 또는 많은 형태의 결핍에 의해서 위협받을 때 우리는 인류로서 환대의 의무를 있다”며 “우리가 어떤 위험에 빠진 삶, 위험에 빠진 사람들을 환영하고 환대하도록 하는 가르침을 주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우회적인 변화를 촉구했다.
1948년 영국 보호령인 아프리카 잔지바르섬에서 태어난 구르나는 1964년 잔지바르 혁명으로 부족 갈등과 이슬람 박해가 격화하자 1960년대 말 난민자격으로 영국으로 이주했다. 최근까지 켄트대 교수로 영어와 탈식민주의 문학을 가르치는 한편, 21세부터 주로 난민으로서 겪은 혼란을 다룬 장편소설(10편)과 단편소설들을 써왔다.
스웨덴 한림원은 지난해 구르나를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하면서 “식민주의 영향과 대륙 간 문화 간 격차 속에서 난민이 처한 운명을 타협 없이, 연민 어린 시선으로 통찰했다”고 평가했다.
김용출 선임기자 kimgija@segye.com, 사진=문학동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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