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I/O 돋보기]③잡채 맛집 알려주는 '구글'.."눈빛까지 읽고 철통보안"

오현주 기자 2022. 5. 19.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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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화된 AI 검색 서비스·5년간 보안 13조원 투자
검색 개선땐 광고수익 증대·구글 생태계 확장 기대

[편집자주]스마트폰 운영체제(OS)의 절대강자인 구글이 올해 연례 개발자 회의 'I/O'에서 애플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독자 OS 'iOS'와 자체 기기를 단단히 묶어낸 애플 생태계를 넘기 위해서다. 구글은 올가을 첫 스마트워치 출시로 '친구' 삼성전자와 붙어야 하는 '기묘한 관계'가 될 전망이다.

구글 '내 주변' 검색 서비스 기능 추가 (구글 제공)© 뉴스1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 잡채(Jap Chae). 지난 11일(현지시간) 구글 연례 개발자 회의인 'I/O'(인풋/아웃풋) 행사장에 먹음직스러운 우리나라 음식이 소개됐다. 잡채 이미지를 구글 검색엔진에 올리고 'near me'라는 단어를 입력하니 단숨에 주변 식당 정보가 스마트폰 화면에 떴다.

구글이 인공지능(AI) 기술로 이용자 마음을 더 똑똑하게 읽는 검색 서비스를 내놓고 철통보안에 나섰다. 스마트워치·스마트폰 같은 하드웨어(HW)와 함께 소프트웨어(SW)에도 힘을 줘 안전하고 강력한 구글 생태계 구축에 힘쓸 계획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이번 행사에서 AI로 고도화된 검색 서비스 'MUM'·AI 인공비서와 함께 개인정보보보호 강화를 강조했다. 검색 품질을 올려 수익과 고객 충성도를 높임과 동시에 피싱 등 사이버 위협으로부터 안전한 구글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서다.

구글이 선보인 AI 기반 검색 기능은 총 4가지다. Δ장면 탐색(scene exploration) Δ내 근처(near me) Δ'헤이 구글' 없는 음성비서 Δ람다2(LaMDA2)다.

◇AI 기술 공들여 주변 맛집·가게 추천…"헤이 구글" 없이 음성비서 작동

국내 소비자들이 가장 주목한 것은 '내 주변' 검색기능이다. 구글이 지난해 5월 공개한 AI 만능 검색엔진 'MUM'(멀티태스킹 통합 모델)에 추가된 것이다. 말로는 설명하기 힘든 이미지·패턴과 음성으로 정보를 찾는 다중 검색 서비스다.

국내 소비자들이 가장 주목한 검색 기능은 이용자 주변 상품과 장소를 찾아주는 '내 주변' 서비스다. 프리바카 라가반 구글 수석 부장이 이 서비스를 소개하면서 '잡채'를 예시로 들었기 때문이다.

현재 구글 렌즈는 Δ음식 Δ옷 Δ신발 같은 물건을 찍어 올리면 관련 정보를 추천하는데, 이제는 '내 주변' 검색어를 입력하면 주변 지역 상점에서 판매 중인 상품을 우선으로 추천해준다.

쉽게 말해 구글 렌즈에 잡채 사진을 올리고, 기기에 '내 근처'라는 키워드를 넣으면 잡채를 파는 식당 목록이 나타난다. 올해 중 영어버전으로 먼저 제공될 예정이다.

구글 '장면 탐색' 기능 추가 (구글 제공)© 뉴스1

AI·증강현실(AR)을 접목한 '장면탐색' 기능도 눈길을 끌었다. 구글 렌즈로 특정 제품 이미지를 올리고 키워드를 넣으면, 그에 맞는 결과를 보여준다.

예를 들어 슈퍼마켓 진열대에 놓인 초콜릿을 찾을 때 '견과류 없음' '높은 평점' 같은 단어를 넣고 촬영을 하면, 이미지에 가장 적합한 제품만 네모 모양으로 표시된다. 해당 서비스는 현재 개발 중으로 정확한 출시일은 공개되지 않았다.

구글은 삼성전자와의 꾸준한 협력을 강조하듯 'AI 어시스턴트'의 '룩 앤 토크'(Look And Talk) 기능을 힘줘 말했다. 이제는 "헤이 구글"을 말하지 않고 눈빛만으로도 음성명령이 가능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스마트폰 카메라를 바라보고 "물회 잘하는 식당을 검색해줘"라고 말하면 구글 맵은 곧바로 적합한 식당을 찾아준다. '아' 또는 '음' 같은 추임새나 대화공백도 알아듣는 '자연대화' 기능도 추가됐다.

구글 AI 비서는 올여름 삼성전자 '갤럭시워치4'에도 들어간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갤럭시워치4에 타이젠OS를 통합한 구글 웨어OS를 장착해 흥행을 거뒀다는 점에서 구글과 협력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양사는 구글 첫 스마트워치 '픽셀워치' 출시로 경쟁자이지만, 서로의 생태계 확장에서는 도움을 주는 친구로 남을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구글은 대화형 인공지능 검색 모델인 '람다2'도 공개했다. 전작인 람다1가 단문으로 답변했다면, 람다2는 한발 더 나아가 장문으로 대답한다. 예를 들어 '개는 왜 공을 던지면 달려들까'라고 텍스트로 입력을 하면, 모델은 '인간보다 후각이 발달해서 그렇다. 개들은 공의 냄새를 맡고 사냥을 하고 싶어한다'고 말하고, 궁금증을 유발하는 질문도 던진다.

구글이 AI 검색 서비스에 공을 들이는 근본적인 이유는 광고·쇼핑 등 주요 수익 때문이다. 이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즉각 찾아줄 수록 더 많은 사용자들이 사이트를 찾고, 이는 자연스레 매출 증대와 구글 생태계 확장으로 이어진다. 로이터도 "검색 강화를 통해 구글은 구매자들을 아마존이 아닌 구글 쇼핑으로 안내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글 '버추얼 카드' 서비스 제공 (구글 제공)© 뉴스1

◇피싱·멀웨어 보호기능 적용 범위 확대…가상번호 활용 카드결제 지원

구글은 안전한 생태계 구축을 위해 이날 '사이버 보안' 서비스도 강조했다. 구글 측은 "프라이버시 보호의 기본은 보안"이라며 "이용자 계정을 보호하기 위한 종합적인 프로세스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먼저 이메일 '지메일'에 적용된 피싱·멀웨어 보호 기능을 올해 중 Δ구글 슬라이드 Δ구글 문서 Δ구글 시트까지 적용한다. 또 문서에 악성코드가 들어가면 이용자에게 경고 메시지를 보낸다.

개인이 데이터를 통제할 수 있는 도구도 올해 나온다. 검색 결과시 Δ집주소 Δ이메일 주소 Δ휴대전화 번호 같은 정보가 노출되면, 이를 곧바로 삭제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게 된다. 구글 측은 "웹페이지 자체가 삭제되는 것은 아니지만 온라인상 유저들을 보호하기 위한 중요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구글은 올여름 결제 정보 보호를 위해 '버추얼 카드'를 선보인다. 이용자는 실물 카드 번호를 일일이 입력하지 않고도 결제를 할 수 있다. 배달의민족 같은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에서 '0505'로 시작하는 매장 가상 전화번호를 쓰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하반기 미국을 시작으로 지원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개인이 맞춤형 광고 노출을 직접 설정할 수 있는 '마이 애드 센터' 기능도 추가된다. 앞서 사용자는 '이 광고 그만보기' 서비스로 원치 않는 일부 광고 노출을 줄일 수 있었다. 이제는 거부하고 싶은 광고 종류를 주제·브랜드별로 일일이 택할 수 있게 된다.

구글은 보안 기술 강화를 위해 과감히 지갑을 열 계획이다. 지난 3월 사이버 보안 전문업체 맨디언트를 약 6조8000억원에 인수한 것에 이어 향후 5년간 약13조원을 투자한다.

업계는 모바일 OS 분야 1위인 구글이 스마트폰·스마트워치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SW)도 강화해 애플의 단단한 생태계를 넘볼 수 있을지 눈여겨보고 있다. 안드로이드와 크롬 OS 등 소프트웨어를 강화하고 정보기술(IT) 디바이스까지 영역을 넓혀 고객을 경쟁사로 가지 못하게 묶는 '락인 효과'가 통할지가 관심사다.

업계 관계자는 "구글은 소비자들이 생각을 잘 하지 않으려는 '인지 구두쇠'(Cognitive Miser)가 돼 간단한 정보도 검색을 통해 빨리 받아보고 싶어하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보안은 차단만큼 갑작스러운 공격이 발생했을때 어떻게 대응하는지도 중요하다. 구글이 보안투자를 약속한 만큼 공격 대응을 어떻게 할지도 생태계 구축에 핵심열쇠"라고 말했다.

woobi12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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