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I/O 돋보기①] 워치·폰 꾸러미 꺼낸 큰형님..애플에 '하이킥'

오현주 기자 2022. 5. 19.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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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 최강자' 넘어 단단한 '생태계 구축' 꿈꾸는 구글
삼성과 협업 계기로 워치 도전.."자체 DNA 심을 기기"

[편집자주]스마트폰 운영체제(OS)의 절대강자인 구글이 올해 연례 개발자 회의 'I/O'에서 애플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독자 OS 'iOS'와 자체 기기를 단단히 묶어낸 '애플 생태계'를 넘기 위해서다. 구글은 올가을 첫 스마트워치 출시로 '동지' 삼성전자와 붙어야 하는 '기묘한 관계'가 될 전망이다.

구글 첫 스마트워치 '픽셀워치(구글 제공)© 뉴스1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구글이 첫 스마트워치 '픽셀워치'를 포함한 정보기술(IT) 디바이스를 잇따라 선보이며 애플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절대강자인 구글이 하드웨어로 영역을 넓혀 단단한 독자 생태계 구축에 나선 것이다.

구글은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 밸리 마운틴뷰에서 연례 개발자 회의 'I/O'(인풋/아웃풋)를 열고 Δ스마트워치 '픽셀워치' Δ보급형 스마트폰 '픽셀6A' Δ태블릿PC '픽셀 태블릿' Δ무선 이어폰 '픽셀버즈 프로'를 공개했다.

'I/O'는 구글이 지난 2008년부터 매년 5~6월쯤 새로운 Δ제품 Δ서비스 Δ기술을 발표하는 자리로 그간 소프트웨어(SW) 소개에 방점을 뒀다.

◇올해 개발자 행사서 '하드웨어' 강조…"독자 생태계로 고객 확보"

올해 구글이 유독 하드웨어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락인'(Lockin·잠금) 효과 때문이다. 사용자가 구글의 여러 하드웨어를 사용해 다른 제조사로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또 여러 기기를 쓰는 사용자의 데이터를 확보하고, 구글 서비스를 자체 디바이스에 온전히 녹이려는 의도도 있다.

박수 갈채를 가장 많이 받은 것은 '픽셀워치'다. 구글은 지난해 2조3000억원을 들여 피트니스 스마트워치 업체인 '핏빗'(Fit bit)의 인수작업을 끝냈고, 삼성전자와 협력해 스마트워치 OS인 타이젠을 구글 웨어 OS에 통합해 갤럭시워치4의 흥행에 일조했다.

구글은 스마트워치 플랫폼을 만들며 얻은 자신감으로 올가을 자체 기기를 선보인다. 출시까지 시간이 남은 만큼 제품 소개는 주로 디자인에 국한됐다. 겉모습은 유명 정보기술(IT) 팁스터들이 강조한 것처럼 '검은색 조약돌' 형태였다.

지난달 미국 실리콘 밸리의 한 식당에서 찍힌 실물 추정 사진과 동일하다. 화면을 가리는 베젤(테두리)이 없이 깔끔한 동그라미 모양이었고, 오른쪽에는 은빛 다이얼과 버튼이 들어갔다.

구글 자체 기기인 만큼 다양한 구글 소프트웨어를 지원한다. 시계를 차면 구글맵을 볼 수 있고, 전자지갑 '구글 월렛'도 쓸 수 있다. 구글홈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집 안의 전등도 끄고 킬 수 있다.

정확한 출고가와 출시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회사는 "올 가을 출시 예정"이라만 밝혔다. 제품 두뇌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종류도 나오지 않았다.

새롭게 언급된 것은 헬스케어 기능이다. 자회사 핏빗의 '심박·적외선 센서'가 들어가 심장박동수와 수면 추적 기능을 탑재했다. 정식 출시땐 더 강력한 건강관리 기능이 탑재될 것으로 본다. 업계 관계자는 "워치 뒷면에 심전도(ECD)를 측정할 수 있는 센서가 있는 것 같지만, 아직 FDA(미국 식품 의약국) 승인 작업 등 절차가 남아 중요한 포인트가 언급이 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구글 스마트워치·스마트폰·무선이어폰 공개 (구글 제공)© 뉴스1

뚜렷한 윤곽이 나온 것은 보급형 스마트폰 '픽셀6A'다. 구글이 지난해 출시한 프리미엄 모델 '픽셀6'의 중급형 버전이다. 애플이 지난 3월말 국내 판매를 시작한 59만원대(64GB 모델 기준) '아이폰SE3'과 같은 맥락이다.

기기는 '픽셀6'에 들어간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인 '구글 텐서' 칩을 탑재했다. Δ6.1인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Δ18와트(W) 충전 Δ4410밀리암페아(mAh) 배터리를 제공한다.

다만 픽셀6보다는 카메라 성능이 떨어진다. 픽셀6는 뒷면에 5000만 화소 대신 1220만 화소가 메인·초광각 카메라에 탑재됐다. 가격은 58만원대다.

픽셀6A 다음으로 구체적인 밑그림이 공개된 것은 25만원대 무선 이어폰 '픽셀버즈 프로'다. 오는 7월 출시 예정이다. 구글 이어폰으로는 처음으로 노이즈 캔슬링(소음 제거) 기능이 들어간다. 또 주변 소리를 입체감 있게 들려주는 '스페이셜(Spatial) 오디오' 기능도 들어갈 전망이다. 색상은 Δ검정 Δ옅은 회색 Δ옅은 에메랄드를 포함한 네 가지다. 1번 충전하면 11시간까지 지속된다.

내년에 나올 태블릿 PC 정보도 언급됐다. 앞서 구글은 2015년 10.2인치 태블릿 PC '픽셀C'를 내놨지만 반응은 시들했다. 이후에도 아이패드의 독주를 막고자 기기 개발에 심혈을 기울였지만, 결국 2019년 사업을 접었다.

◇업계 "협업 통해 구글 DNA 그대로 심긴 어려워…자체 기기가 최선"

애플 로고 (애플 제공)© 뉴스1

구글이 하드웨어를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강화된 '안드로이드 생태계'다. 하나의 ID로 스마트워치·이어폰 같은 웨어러블 기기를 연결해 충성 고객층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애플은 독자 앱마켓 iOS를 기반으로 Δ아이패드 Δ애플워치 Δ에어팟 Δ맥북 Δ맥을 포함한 기기를 단단히 묶어 강력한 '애플 생태계'를 구축했다. 구글은 지난 2011년부터 전세계 스마트폰 OS 시장 점유율이 70% 이상인 최강자임에도 하드웨어 분야에서는 존재감이 약하다.

일각에서는 새 OS인 '안드로이드13' 같은 구글 DNA가 담긴 소프트웨어를 그대로 녹일 수 있는 뚜렷한 기기가 없는 것도 하드웨어 개발에 한몫했다고 본다. 안드로이드 OS를 쓰는 제조사 중 규모가 큰 곳은 사실상 삼성전자 뿐이기 때문이다.

중국 스마트폰 브랜드인 화웨이도 지난해 미국의 경제제재로 구글 OS 활용이 어려워지면서 자체 OS인 하모니(홍멍) OS를 택했다. 또 외부 제조사와 협업을 해도 구글 입장에서는 어느 정도의 타협이 필요한 것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구글이 어떤 서비스를 내놔도 의도한 기능을 제대로 반영할 수 있는 스마트폰 기기는 사실 없다"며 "거대 중국 제조사들이 안드로이드를 택해도 자체 내수용 OS를 만들어야 하고, 휴대전화를 접은 LG전자·노키아의 빈틈을 메꿀 수 있는 덩치가 큰 제조사를 (구글이) 찾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woobi12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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