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I/O 돋보기]②갤워치에 구글 'AI 비서'.."친구이자 경쟁자"

오현주 기자 2022. 5. 19.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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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여름 '갤럭시 워치4'에 구글 어시스턴트 기능 지원
빅스비와 공존할 듯..하드웨어 '경쟁'·소프트웨어 '협력'

[편집자주]스마트폰 운영체제(OS)의 절대강자인 구글이 올해 연례 개발자 회의 'I/O'에서 애플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독자 OS 'iOS'와 자체 기기를 단단히 묶어낸 애플 생태계를 넘기 위해서다. 구글은 올가을 첫 스마트워치 출시로 '친구' 삼성전자와 붙어야 하는 '기묘한 관계'가 될 전망이다.

갤럭시워치4 비스포크 에디션(삼성전자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스마트워치 최강자' 애플을 잡기 위해 뭉쳤던 삼성전자와 구글이 이제는 친구이자 경쟁자가 된다. 지난해 갤럭시워치4의 흥행을 도왔던 구글이 올해 가을 첫 스마트워치를 출시하면서다.

다만 올여름 갤럭시워치4에 구글 인공지능(AI) 비서 '구글 어시스턴트'를 지원하면서 두 기업은 경쟁과 함께 협력을 이어간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지난 3월 2조3000억원을 들여 웨어러블 기기 '핏빗'의 인수작업을 끝낸 지 두 달 만인 11일(현지시간) 연례 개발회의 I/O (인풋/아웃풋)에서 '픽셀워치'를 공개했다.

◇구글 '조약돌' 모양 픽셀워치 첫 공개…"갤럭시 워치처럼 동글"

디자인은 검고 동그란 조약돌 형태로 갤럭시워치와 비슷하다. 다만 화면을 가리는 베젤(테두리)이 없어 더 깔끔한 모습이다. 스마트워치의 핵심인 헬스케어 기능으로는 심장박동수와 수면 측정만 언급됐다. 이미 삼성 기기에 들어간 것이지만, 구글이 핏빗을 인수한 만큼, 정식 출시때는 '심전도 측정' 등 추가 기능이 들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구글 첫 스마트워치 '픽셀워치' (구글 제공)© 뉴스1

구글이 픽셀워치를 내놓은 것은 지난해 나온 갤럭시워치4와 깊은 연관이 있다. 삼성전자와 함께 만든 '웨어 OS'가 흥행에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았고, 웨어러블 기기에 대한 노하우로 스마트워치에 도전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기기에 지난 2013년부터 쓴 자체 '타이젠 OS' 대신 구글 '웨어OS'를 탑재했다. 타이젠은 삼성전자와 인텔이 만든 범용 OS지만, 지원되는 애플리케이션(앱)이 많지 않아 입지가 점차 줄었고, 결국 구글 웨어OS에 통합됐다.

구글과 협업으로 갤럭시워치의 덩치는 커졌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갤럭시워치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1.3%포인트(p) 오른 10.2% 였고, 화웨이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반면 1위 애플은 32.9%에서 2.8%p 감소한 30.1%를 기록했다.

구글도 삼성전자 덕분에 스마트워치 OS 점유율이 올랐다. 같은해 구글 '웨어OS'의 점유율은 10%로 1년새 7%p 급등했다. 패트릭 쇼매 삼성전자 MX사업무문 CX(고객경험) 실장도 지난 12일 "올해 웨어OS 단말기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세 배 넘게 급증했다"고 짚었다.

◇올여름 갤럭시워치4에 '구글 AI 비서' 탑재…"SW 공존 이어간다"

구글은 픽셀워치 출시 후에도 삼성전자와 협력을 더 강화한다. 올여름부터 갤럭시워치4(2021년작)에 AI 인공비서 '구글 어시스턴트'를 탑재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8년 갤럭시워치 출시때부터 자체 AI 비서 '빅스비'를 써왔지만, 음성인식 오류가 잦다는 지적을 받았다.

앞으로는 '구글 어시스턴트'에 자연어 대화 기능도 들어가 갤럭시워치를 통한 음성명령이 더 강화될 예정이다. 앞서 구글은 이날 '룩 앤 토크' 서비스가 AI 비서로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헤이 구글" "오케이 구글" 같은 명령어 없이도 눈빛만으로도 음성 인식이 가능하게 된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빅스비'가 갤럭시워치에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 스마트폰에서 구글 어시스턴트와 빅스비를 쓸 수 있듯 공존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며 "빅스비는 삼성이 만든 서비스인 만큼, 앱 작동 속도 등 여러 측면에서 갤럭시워치와 잘 맞아떨어지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두 기업이 하드웨어 시장에서는 '경쟁',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동맹'의 자세를 취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업계는 평가한다.

구글 안드로이드 생태계 (구글 제공)© 뉴스1

업계 관계자는 "구글 '네스트 허브' 또는 삼성 갤럭시 '홈미니' 같은 AI 스피커처럼 새로운 사물 인터넷(IoT) 기기가 우후죽순 늘어나면서, 이런 장치들을 물 흐르듯 제어하는 일명 '엠비언트 컴퓨팅'(Ambient Computing)이 커다란 핵심축이 됐다"며 "빅테크 기업들이 이 흐름에 순항하고자 서로 협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픽셀워치 AP에 '엑시노스 9110' 탑재 전망…"서로에 도움"

구글 픽셀워치가 삼성전자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브랜드 '엑시노스'의 존재도를 높일 기회라는 분석도 있다. 지난 2018년 출시된 구형 '엑시노스 9110'가 픽셀워치에 탑재된다는 관측이 나오면서다.

여기서 'AP'는 전자기기의 두뇌 기능을 하는 비메모리 반도체를 말한다. Δ중앙처리장치(CPU) Δ그래픽처리장치(GPU) Δ신경망처리장치(NPU) 등 기기 동작에 필요한 핵심 기능을 모아뒀다.

해외 IT매체 나인투파이브구글은 "구글 픽셀워치에 삼성전자가 4년 전 출시한 '엑시노스9110'이 시스템온칩(SoC·여러 기능을 가진 시스템을 하나의 칩에 구현한 반도체)으로 들어간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수율(문제없는 합격품 비율) 문제로 갤럭시S22 유럽형 모델에만 엑시노스를 AP로 넣었는데, 또 네덜란드·포르투갈에서 엑시노스 문제로 GPS(위성위치확인시스템) 오류가 벌어져 성능을 둘러싼 지적이 잇따랐다"며 "단순히 OS뿐만 아니라 AP 칩에도 구글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woobi12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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