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코로나치료제 개발은 막히고 외산 치료제는 승승장구

2022. 5. 19.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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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 면역질환약으로 코로나19 치료제 허가받아
로슈 '악템라' 중증환자 치료에 사용돼 56% 성장
일양·녹십자·부광 임상 중단..대웅·종근당 전략 수정
123rf 제공

국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이 속속 중단되는 가운데 외국 제약사들은 기존 치료제를 코로나19 치료제로 속속 사용승인을 받고 있다. 면역질환치료제 등을 적응증 확대를 통해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것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외국 제약사들이 기존 치료제를 코로나19 치료제로 추가 사용승인을 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

미국 일라이릴리가 개발한 '올루미언트'는 최근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산소공급을 받는 코로나19 입원환자의 치료제로 허가를 획득했다. 올루미언트는 원래 류머티즘관절염, 아토피피부염을 적응증으로 하는 면역질환치료제다. 중증 코로나19 환자의 사이토카인폭풍 같은 면역반응을 억제하는데 효과를 보여 정식 허가를 받았다.

올루미언트가 코로나19 치료제로 사용되며 올루미언트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75% 증가한 11억1500만달러를 기록했다. 국내에서는 종근당이 한국릴리와 올루미언트를 공동 판매해 131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코로나19 치료제로 사용되면서 올해는 더 늘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쥬가이제약이 개발한 류머티즘관절염 치료제 '악템라'도 코로나19 수혜를 입은 경우. 악템라는 코로나19 환자의 면역반응을 조절하는 효능으로 지난해 오프라벨(허가 외 사용)로 사용되다가 최근 식약처로부터 긴급사용승인을 획득했고, 3월부터는 건강보험 급여까지 적용됐다.

연 160억원의 매출을 올리던 악템라는 지난해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사용되며 첫 200억원 매출을 넘었다. 악템라를 수입·판매하는 JW중외제약은 “악템라의 1/4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56% 성장한 64억원이었다. 3월부터 건강보험까지 적용되면서 매출은 더 늘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시오노기제약이 개발해 일동제약이 국내에서 임상 중인 항바이러스제 'S-217622'의 개발은 순조로운 편. 현재 임상 2/3상 중이며, 일본에서 조건부허가 신청을 한 상태다. 그동안 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었지만 최근 일본 국회에서 의약품·의료기기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허가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임상 중간단계에 있는 약물이라도 안전성이 충분히 확보되면 허가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반면, 국내 제약사들이 시도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은 진전이 없거나 중단되고 있다. 높은 수준의 기술력과 비용, 임상인프라 확보 등의 과제를 해결하지 못한 탓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승인 현황에 따르면, 현재 19개 품목이 임상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2월 허가를 받은 셀트리온의 '렉키로나' 이후 1년 넘게 승인을 획득한 치료제는 없다. 더구나 렉키로나는 오미크론 변이에 효과가 없다는 식약처의 판단에 국내 공급은 중단됐다.

시간이 갈수록 개발 중단만 늘고 있다. 지난해 3월 일양약품은 백혈병약 '슈펙트'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는 임상 3상을 진행하다 멈췄다. 임상에서 코로나 치료효능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

이어 5월 GC녹십자는 '지코비딕주'를 코로나19 혈장치료제로 개발하던 임상 2상을 중단했다. 식약처가 혈장치료제의 치료효과를 확증할 수 없다고 하자 품목허가 신청을 자진 취하한 것.

또 9월에는 부광약품이 '레보비르'로 진행하던 임상 2상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임상 3상을 포기했다.

종근당과 대웅제약은 임상전략을 수정했다. 종근당은 '나파벨탄'의 해외 3상을 중단하고 국내 임상만 하기로 했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카모스타트'에 대한 예방 목적의 국내 3상을 중단한 뒤 올해는 경증·중등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2/3상도 중단하기로 했다. 대웅 측은 “코로나 중증화비율이 감소했고 확진자들의 빠른 회복에 따라 경증치료제에 대한 필요성이 적어졌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독감치료제 타미플루와 같은 효과 좋은 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한 수요는 아직도 높다. 외국 제약사와 공동 개발하거나 자체 후보물질로 임상개발 중인 기업들에 대한 기대는 여전히 크다”고 말했다.

손인규 기자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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