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딸 둔 아빠의 애달픈 몸부림..'카시오페아' [마데핫리뷰]

2022. 5. 19.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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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카시오페아'는 알츠하이머 환자를 정면에 내세운 영화다. 다소 흔한 소재이지만 정해진 방향으로 나아갈 거란 생각을 보기 좋게 벗어난다. 병을 앓는 주인공에서 그의 가족에게로 시야를 넓힌 다음 예상 못한 사건을 곳곳에 배치해 마음을 뒤흔든다.

신연식 감독이 연출을 맡은 '카시오페아'는 변호사, 엄마, 딸로 완벽한 삶을 살아가려 노력했던 수진(서현진)이 알츠하이머로 기억을 잃어가며 아빠 인우(안성기)와 새 삶을 시작하는 특별한 동행을 담았다.

수진은 이혼 후 홀로 딸 지나(주예림)를 양육하는 능력 있는 변호사다. 아빠와 떨어져 자란 딸을 부족하지 않게 키우기 위해 바쁘디바쁜 나날을 이어간다. 인우는 지나의 미국 유학을 앞둬 정신없는 수진 대신 손녀를 돌본다.

지나의 미국행 당일, 인우와 함께 공항에 향하려던 수진은 급한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집으로 돌아간다. 수진은 지나를 데려다주고 온 인우에게 전화해 다짜고짜 화를 내며 "비행기 놓친다고!"라고 소리친다. 얼마 지나지 않아 교통사고로 병원에 간 수진은 초로기 알츠하이머라는 뜻밖의 결과를 듣는다.

노인성 치매보다 진행 속도가 빨라 뇌 기능이 급격히 저하된다는 의사의 말에 수진의 가슴은 무너진다. 인우는 알츠하이머 환자 가족 모임에 참석하는가 하면, 수진이 닿는 곳마다 쪽지를 붙이며 길잡이를 자처한다. "지나한텐 비밀"이라던 수진은 점차 증상이 심각해져 어린아이처럼 행동한다.

영화는 치매 환자와 살아가는 가족의 고군분투를 극도로 생생하게 비춘다. 병을 이겨내보자며 산에 오르고, 기억이 전부 사라질 경우에 대비해 의사 표현 방법을 여러 차례 일러준다. 매일 다니던 시장을 혼자 가게 둔 채 뒤를 밟기도 한다. 끔찍이 아끼던 딸의 얼굴조차 기억 못하게 되는 것은 순식간이지만, 아주 가끔 온전한 정신이 돌아올 때면 낯설면서 반갑다. 그러다 또 실수를 저지르니 미워 죽겠는 마음이다. 신 감독의 섬세한 시선 따라 알츠하이머 환자 보호자가 느끼는 고통을 간접 체험하게 된다.

주역인 배우 서현진, 안성기는 물론 아역 배우 주예림까지 연기 구멍 하나 없이 호연한다. 서현진은 같은 병으로 세상을 떠난 지인과의 기억을 되살려 수진을 완벽하게 그렸다. 증상 악화에 따른 내외적 변화 묘사도 능수능란했다. 안성기는 해외 근무로 딸의 성장에 동행하지 못한 미안함을 최소한의 대사로 풀어냈다. 주예림 역시 둘에 뒤지지 않는 감정 연기를 선사하며 짙은 인상을 남겼다.

오는 6월 1일 개봉. 상영 시간 102분. 12세 이상 관람가.

[사진 = 트리플픽쳐스]-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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