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고문 김영환 vs 文비서실장 노영민 '신구 정부 대리전'

윤교근 2022. 5. 19.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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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지방선거 충북지사 격돌
청주 출생, 고교·대학 동문 공통점
김 "대통령과 지역현안 소통할 것"
노 "충북 발전위해 열정 쏟을 것"
농민수당 등 현금복지 공약 경쟁
'민주당 3선 연임' 텃밭 대결 관심
김영환(왼쪽), 노영민
6·1 지방선거에서 충북지사를 놓고 붙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노영민(64) 후보와 국민의힘 김영환(67) 후보는 모두 청주 출생으로 고교와 대학 동문이다. 이후 민주화운동과 민주당 계열 정당에서 활동하며 유사한 길을 걸었다. 그런 두 사람의 행보는 수년 전부터 점차 간극을 보여왔다. 특히 노 후보는 문재인 전 대통령 비서실장, 김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특별고문의 경력을 바탕으로 이번 선거에서 날카롭게 맞붙었다. 두 후보가 중원에서 신구 정부의 대리전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충북은 이시종 지사가 12년간 도정을 이끌어 왔다. 각종 선거에서 민심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충북 표심이 민주당 소속 이 지사에게 ‘3선 연임’이라는 전무후무한 타이틀을 안겼다. 충북은 1987년 이후 8회에 걸친 대선에서 전국 결과와 일치하는 표심을 보였다. 직전 20대 대선에서 충북 표심은 윤 대통령(50.67%)이 이재명 후보(45.12%)를 5.55%포인트 앞섰다.

◆닮은 듯 다른 길… 신구 정부 풍향계 역할론 제기

지역 정가에선 이번 충북지사 선거를 신구 정부의 풍향계 역할론이 제기되고 있다. 노 후보는 문 전 대통령, 김 후보는 윤 대통령과 신뢰가 두텁기 때문이다. 원조 친문으로 불리는 노 후보는 지난 10일 문재인 전 대통령이 퇴임 후 사저로 가는 양산행 KTX에 동행했다. 이 자리에서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함께했던 소회와 덕담 등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문재인정부 개국공신으로 주중국 초대대사에 이어 비서실장까지 했다. 노 후보는 “대통령의 비서에서 이제 충북의 비서가 되겠다”며 “충북을 대통령처럼 섬기겠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지난해 7월 당시 윤 대통령 후보와 독대 후 합류했다. 이어 선거대책위원회 인재영입위원장, 당선인 특별고문으로 활동하며 ‘윤심’으로 통한다. 그는 윤 대통령 당선인 시절 충북 방문과 대통령 취임식 등에 함께했다. 김 후보는 당내 경선이 끝난 직후인 지난달 21일 “이번 충북지사 선거는 문재인 대통령이 잘했냐, 윤석열 대통령이 잘할 것인가를 가리는 큰 판이다”라고 말했다.

고향과 학교가 같은 두 사람은 모두 연세대에서 민주화운동을 하다가 1977년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수감됐다. 수감 당시 한 교도소에서 함께 생활도 했던 것으로 알려져 일부 지역 인사들은 이들을 ‘동지’로 부른다. 하지만 조금씩 다른 행보로 지난 대선에서 극명하게 갈렸다. 노 후보는 이재명 후보 알리기에 나섰고, 김 후보는 윤 후보 지원에 앞장섰다. 노 후보는 청주환경운동연합 이사, 청주 흥덕을 3선 국회의원 등으로 활동하며 충북에서 정치를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노 후보 관계자는 “충북을 누구보다 잘 알고 도민과 함께했던 경험공동체 일원으로 충북 발전을 위해 남은 열정을 쏟을 인물”이라고 전했다. 김 후보는 경기도 안산에서 국회의원 4선으로 과학기술부 장관을 했다. 새정치국민회의에서 정치를 시작해 국민의당과 미래통합당, 국민의힘 등에서 최고위원을 거쳤다. 김 후보 관계자는 “대통령 당선인 특별고문으로 대통령과 소통하고 지역 현안을 직접 의해 고향 충북 발전을 견인할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현안엔 ‘온도 차’… 현금성 복지공약 ‘따로 또 같이’

두 후보는 충북의 일부 현안에 대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의대 정원과 충청권 메가시티(광역경제권), 무예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충북도가 정부에 지속해서 인구 10만명당 5.6명인 현재 의대 정원을 비수도권 평균인 9명으로 현실화해 달라는 건의에 대해 노 후보는 “여건 변화 등을 보며 추진해야 한다”는 신중한 태도이지만, 김 후보는 “교육 수준을 높이고 의료서비스 확대를 위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충청권 메가시티에 대해선 노 후보는 충북에 기회요인이 크다며 적극적인 반면 김 후보는 자칫 대전이나 충남으로 빨려 들어갈 수 있다고 우려한다. AI영재고 설립은 노 후보는 충북혁신도시에 설립하는 안을 제시하고 있다. 김 후보는 도의 원안대로 오송사업 추진을 주장하고 있다.

현금성 복지 공약은 그야말로 ‘따로 또 같이’다. 현재 50만원 수준의 농민수당을 연 100만원으로 증액하는 공약은 두 후보가 같다. 어르신 공약으로 노 후보는 생신축하금 20만원, 김 후보는 어버이날 감사효도비 30만원 지급을 약속했다.

노 후보는 내년부터 도내 모든 신생아에게 5년간 매월 70만원 아동양육수당 지급과 남성 육아휴직제도를 도입한 사업주에게 6개월간 월 50만원의 대체인력 지원금 추가 지원을 약속했다. 전 도민 일상회복지원금 10만원과 소상공인·자영업자 3무(무이자 1년, 무보증료, 무담보) 대출 실행을 주장했다. 김 후보는 가칭 착한은행을 설립하고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의료비 후불제 시범사업 후 확대하는 방안을 공약했다.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출산수당 1000만원을 일시금으로 지원하고, 양육수당으로 만 5세 미만 아동에 5년간 월 100만원(총6000만원)을 약속했다.

청주=윤교근 기자 segey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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