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지선 스타트]'충청의 아들' 尹 정부 출범 직후 첫 전국 선거 중원 판세 '오리무중'

최일 기자,장동열 기자,엄기찬 기자 2022. 5. 1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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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허태정vs이장우, 충남 양승조vs김태흠, 세종 이춘희vs최민호, 충북 노영민vs김영환
충청권 4개 시·도 광역단체장 선거 접전 예고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돌입을 하루 앞둔 18일 대전 서구 둔산2동행정복지센터에서 직원들이 후보자들의 선거벽보를 점검하고 있다.. ©News1 김기태 기자

(대전·세종·충북=뉴스1) 최일 기자,장동열 기자,엄기찬 기자 = ‘충청의 아들’ 윤석열 대통령 집권 직후 치러지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19일 막을 올린 가운데, 중원(中原) 판세는 그야말로 ‘오리무중’이다.

사실상 제3세력이 소멸되며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양자대결 구도가 뚜렷한 이번 지방선거에서 거대 양당은 각각 지방권력 사수와 탈환에 사활을 걸며 충청권 4개 시·도에서 박빙의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4년 전 지방선거에선 당시 집권 여당이던 민주당이 탄핵 정국의 여세를 몰아 충청권 광역단체장을 싹쓸이했지만 여야의 신분이 뒤바뀐 현 정국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지난 3월 9일 치러진 대선에서 5년만의 정권 교체가 이뤄졌지만 국회 다수당인 민주당(167석)이 기호 1번, 국민의힘(109석)이 기호 2번을 유지하는데, 민주당은 이달 10일 출범한 윤석열 정부의 독선·독주·불통을 견제하기 위해 지방정부 운영권을 야당에게 위탁해줄 것을 유권자들에게 호소하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충청의 아들’인 윤 대통령의 원활한 국정 운영을 뒷받침하기 위해 지방권력도 반드시 교체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허태정(왼쪽), 국민의힘 이장우 대전시장 후보.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민주당의 ‘중앙정부 견제론’, 국민의힘의 ‘지방정부 심판론’이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재선을 노리는 민주당 허태정 후보와 재선 국회의원을 지낸 국민의힘 이장우 후보가 맞붙는 대전시장 선거, 재선에 도전하는 민주당 양승조 후보와 3선 국회의원인 김태흠 후보가 격돌하는 충남지사 선거 모두 접전을 벌이고 있는 모양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케이스탯리서치가 지난 14~15일 만 18세 이상 대전시민과 충남도민 각 800명을 대상으로 조사(조선일보·TV조선 의뢰)한 결과, 대전시장 후보 지지도는 허태정 41.2%, 이장우 45.8%로 이 후보가 허 후보에게 4.6%p 차로 앞섰지만 오차범위(±3.5%p) 내에 머물렀다.

충남지사 후보 지지도는 양승조 41.7%, 김태흠 44.1%로 2.4%p 차로 대전보다 양자간 격차가 더 좁았다.

한국갤럽이 15~16일 진행한 조사(중앙일보 의뢰, 대전 802명 및 충남 813명 대상)에서는 대전시장의 경우 허태정 43.6%, 이장우 42.0%의 지지도를 기록하며 1.6%p의 초박빙 양상을 보였다. 충남지사 선거는 양승조 44.7%, 김태흠 40.3%로 양 후보가 4.4%p 차로 김 후보에게 우위에 섰지만 역시 오차범위(±3.4%포인트)를 벗어나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 양승조(왼쪽), 국민의힘 김태흠 충남지사 후보.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두 조사 결과를 보면 민주당과 국민의힘 후보가 오차범위 안에서 엎치락뒤치락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어 6월 1일 지역 유권자들이 과연 어떤 최종 선택을 할 것인가에 귀추가 주목된다.

탄핵 여파와 남북 평화무드로 민선 7기 지방선거가 확연히 민주당에게 ‘기울어진 운동장’이었다면, 이번엔 제1야당에서 여당으로 옷을 바꿔 입은 국민의힘의 위세가 만만치 않아 막판까지 박빙의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공식 선거운동에 앞서 17일 대전에서 나란히 필승결의대회를 가진 양당 지도부는 중원 민심을 잡기 위해 세몰이를 하며 기선을 제압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민주당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충청에 사드를 배치하겠다던 윤 대통령은 안하무인식의 국정 운영을 하고 있다. 야당을 동반자로 생각하지 않고 말뿐인 협치로 어떻게 국민통합을 이뤄낼 수 있겠나”라며 “대한민국이 더 이상 낭떠러지로 내몰리지 않도록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한다. 국민이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는 균형 잡힌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선 민주당의 유능한 일꾼들을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맞선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대통령 하나 바뀌어선 나라가 바뀌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시장 한 명 바뀌어선 대전이 바뀌지 않는다. 구청장, 시·구의원 모두 바꿔야 한다. 그래야 대전이 빠르게 바뀌어 충청광역권의 중심도시로 우뚝 설 수 있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4년 더 기다려야 한다. 10년 넘게 대전을 방치한 민주당을 심판해 압도적인 승리를 만들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민주당 이춘희(왼쪽), 국민의힘 최민호 세종시장 후보.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세종시장 선거는 3선에 도전하는 민주당 이춘희 후보와 이를 저지하려는 국민의힘 최민호 후보의 맞대결로 압축됐다.

각종 사안마다 대립각을 세우는 두 후보에 대해 지역정가에선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살얼음 승부'를 예상한다. ‘민주당의 아성’로 불리는 세종시에서 이런 접전이 펼쳐지는 건 윤석열 정부가 ‘행정수도 완성’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기 때문이다.

이전까지 세종은 ‘노무현의 도시’라는 인식이 강했다. 민주당도 이 캐치프레이즈로 선거를 치러 톡톡히 효과를 봤다. 그런데 윤 대통령이 취임 전부터 국회 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세종집무실 설치 등 행정수도 완성과 직결된 공약의 로드맵을 제시하며 표심을 자극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임기 내 대통령 세종 집무실을 건립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또 서울에서만 열던 국무회의를 이번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 예정이다.

여당 지도부도 새 정부에 힘을 실어주자며 '세종 탈환'에 공을 들이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국민의힘은 행정수도 건설에 발목을 잡은 정당'이라며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 후보는 "세종시는 결코 순탄하게 성장해 온 도시가 아니다. 2004년 신행정수도 건설 특별법 위헌 결정, 2010년 이명박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 논란과 같은 위기가 있었다"며 "이러한 위기가 어떤 세력 때문이었는지 시민들은 똑똑히 기억하고 계실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후보는 "윤석열 정부로부터 적극적인 지원을 받아 세종시를 행정수도는 물론 미래전략도시로 키우겠다"며 "대통령 집무실과 국회 분원 설치만으론 한계가 있다. 교육특구 지정과 행·재정특례 등 자족기능 확충을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노영민(왼쪽), 국민의힘 김영환 충북지사 후보.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충북지사 선거에선 문재인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민주당 노영민 후보와 윤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 특별고문인 국민의힘 김영환 후보가 일전을 치른다. 전·현직 대통령과 인연이 깊은 두 정치인의 맞대결은 문심(文心)과 윤심(尹心)의 대리전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초반 판세는 김 후보가 다소 앞서는 분위기다. 하지만 시시각각 상황이 급변하는 탓에 어느 한쪽의 손쉬운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 여야 대진표 확정 전까지만 해도 노 후보 분위기가 좋았다. 여야를 막론하고 그를 대적할 상대가 없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그러나 대선 이후 상황이 급변했다. 충북은 전국 평균을 웃도는 지지(50.67%)를 국민의힘에 보냈다. 전체 11개 시·군 중 10곳에서 승리했을 정도로 국민의힘 지지 표심이 극명하며 김 후보가 탄력을 받았다.

하지만 최근 여론 흐름이 다시 바뀌며, 지역을 기반으로 정치적 역량을 키우고 조직을 다져온 노 후보가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관건은 중도 표심을 누가 더 흡수하느냐다. ‘중도 확장력’에 성패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윤석열 정부 국정 안정론과 견제론이 충돌하는 격한 선거가 될 것 같다. 충북 역시 비슷한 양상을 띨 것"이라며 "충북지사 선거의 경우 3~4%p 정도에서 승패가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중도층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choi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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