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비하 넘쳐나는 웹툰
'몰카' 찍어 몸매 평가하는 장면도
남자 주인공은 여자 친구가 바람피우는 모습을 보고 “여혐이 시작됐다”고 말한다. 여학생 어깨에 팔을 두르고 스킨십도 한다. 여학생이 저항하지만 남자는 “좋으면서… 나쁜 남자가 끌리는 이유지”라며 웃는다. 남성들이 많이 보는 웹툰 1위인 ‘외모지상주의’ 에피소드 중 하나. 이 웹툰은 ‘김치’ ‘얼굴만 밝히는 X’ 등 각종 여성 혐오 표현으로 논란을 빚었지만 2014년부터 꾸준히 연재되고 있다.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의 ‘2021 성평등미디어포럼’에 따르면, 네이버 등 웹툰 플랫폼 5곳의 상위 웹툰 50개에서 성차별 사례는 총 110번 나타났다.
그중 여성을 성적 대상화한 사례가 46%(51건)로 가장 많았다. 여성의 신체가 과장돼 그려지고, 여자 주인공이 성폭력당하는 장면이 나오기도 했다. 네이버 토요 웹툰 조회수 1위인 ‘프리드로우’의 최근 에피소드에는 남학생이 여학생 사진을 몰래 찍고 얼굴, 몸매 등을 평가하는 보고서를 만드는 장면이 나온다.
여성 취향 웹툰과 웹소설에는 ‘페미’ 공격이 가해진다. 남초 커뮤니티에는 “‘유미의 세포들’을 보는 여자는 다 페미니 걸러라”는 게시글이 높은 조회 수를 얻었다. 여성 황제와 남성 후궁들 간의 로맨스를 그린 웹소설 ‘하렘의 남자들’은 ‘작가가 페미냐’ ‘댓글 창 가서 공격하자’ 같은 반응들이 나왔다.
혐오가 드러나는 온라인 콘텐츠가 젊은 세대에게 왜곡된 성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웹툰 ‘외모지상주의’를 본다는 고등학생 A(17)군은 “초반에는 너무 폭력적이고 선정적이라고 생각했는데 계속 보다 보니 익숙해진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김윤덕 주말뉴스부장, 김연주 사회정책부 차장, 변희원 산업부 차장, 김경필 정치부 기자, 유종헌·유재인·윤상진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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