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깜깜이 교육감, 무투표 구의원' 엉터리 선거 이번으로 끝내야

조선일보 2022. 5. 19. 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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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의 한 출력인쇄업체에서 관계자가 6·1 경기도교육감선거 투표용지를 검수하고 있다. /뉴시스

6·1 지방선거와 함께 치르는 교육감 선거의 문제를 이대로 둘 수 없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방송 3사가 지난 14~15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수도권 응답자 중 무려 70% 정도가 지지하는 교육감 후보가 “없다”나 “모르겠다”고 답했다. 현직 교육감이 출마한 지역(서울 60.6%, 인천 78.8%)도 별 차이가 없었다. 시도지사 선거의 경우 이 비율이 20% 안팎이다. 대부분의 국민은 교육감 선거에 나온 사람들이 누군지, 어떤 사람들인지 전혀 모르는 것이다.

교육감은 57만여 명의 교직원과 교육청 직원 인사권을 갖고 17개 시도 합쳐 한해 82조원의 예산을 다루는 막중한 자리다. 그런데 교육감 선거는 유독 깜깜이 선거다. 공약은커녕 후보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투표장에 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교육의 정치적 중립이라는 명분 때문에 정당 공천도 못 하니 보수든 진보든 후보가 난립·분열하고 단일화가 승부에 직결된다. 이런 선거가 어떤 의미가 있나. 선거구가 크니 후보 1인당 평균 11억원이 넘는 선거비를 지출하고 그 비용을 후보 개인이 책임지다 보니 당선 후에도 비리가 끊이지 않는다. 여기에 어떻게 ‘교육’이란 글자를 붙이나.

이런 문제점들 때문에 교육감 선출 방식을 시도지사와 러닝메이트제, 대통령이나 시도지사 임명제로 바꾸자는 의견이 많다. 굳이 직선제를 고집하려면 차라리 정당 공천으로 하자는 주장도 적지 않다. 어떤 방식으로 바꾸든 지금보다는 나을 것이다.

구의원 선거 폐단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373명을 뽑는 서울시 구의원 선거에서 투표 없이 당선된 구의원이 107명이다. 서울시 구의원 3분의 1 정도가 무투표 당선이다. 2018년 선거와 비교하면 13배나 늘어났다. 경쟁률도 1.4대1에 불과하다. 전국적으로도 시·군·구 기초의원 387명(비례 포함)이 무투표 당선돼 이런 기초의원 선거가 무슨 의미가 있는지 의문이 절로 든다. 이 역시 대부분 유권자가 이들이 누군지도 모른다. 이런 엉터리 선거가 없다.

이번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교육감 선출 방식, 구의원 선거 제도에 대한 개선 논의에 착수해야 한다. 4년 후 지방선거에서도 교육감 선거와 기초의원 선거를 지금 방식대로 치르는 것은 국회의 직무유기다. 이런 불합리를 고치는 것이 진짜 개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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