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기즈칸 김우중, 청렴의 화신 박태준.. 젊은이들, 이런 기업인 보며 영감 받았으면"

양지호 기자 입력 2022. 5. 1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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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형 법무법인 아태 고문 '한국의 명가' 시리즈 재계편 출간
"공익에 앞장선 30명 비화 담았죠"
김덕형 법무법인 아태 고문이 16일 기업인 30명을 다룬 저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남강호 기자

“삼성을 창업한 호암 이병철의 부친 이찬우는 독립운동 자금을 댔고, LG를 세운 연암 구인회는 일본인 교장의 조선 학생 차별에 항의하며 동맹 휴학을 주도했습니다.”

김덕형(80) 법무법인 아태 고문은 지난 16일 “대표적인 대기업 창업주들은 단지 영리를 목적으로만 사업을 한 것이 아니라, 국가와 민족을 위해 사업을 벌인 지사형 기업가였다”고 했다. 그는 이런 기업인 30명을 추려 최근 ‘한국의 명가: 재계편’(21세기북스)을 펴냈다. 맨손으로 굴지의 기업을 일군 1세대 창업가들의 이야기다.

김 고문은 언론인으로 일하던 1970년대부터 ‘한국의 명가(名家)’ 시리즈를 연재했다. 1985년 펴낸 ‘한국의 명가’, 2013년 쓴 ‘한국의 명가: 현대편’을 통해 전봉준, 안중근, 조봉암, 박정희 등 좌우를 막론하고 한국에 기여한 인물들 164명을 다뤘다. 기업인은 유한양행을 세운 유일한 박사 한 명뿐이었다.

그가 생각을 바꿔 23개 재계 명가의 기업인 30명을 재조명했다. 그는 “현대편을 쓰고 나니 뭔가 빠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며 “지사형 기업가들을 다뤄야 한다고 느꼈다”고 했다. 그는 일제강점기 ‘사업보국’에 나선 30명을 연장자 순으로 다뤘다. ‘활명수’로 제약 독립을 추구했던 동화제약 민병호부터 ‘세계 경영’을 표방했던 대우그룹 김우중 회장까지 두루 다뤘다. 그는 “이들의 공통점은 개인 돈벌이에 앞서 ‘공(公)’ 개념을 가지고 국가·사회와 관련한 공적인 일에 앞섰다는 것”이라며 “그렇지 않았던 재벌 가문은 대부분 살아남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주식·부동산·암호화폐 등 각종 투자를 통해 경제적 독립을 삶의 목표로 삼는 젊은이들이 최근 늘고 있다는 데 대해 “김우중과 포항제철을 세운 박태준을 보고 영감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우중은 한국이 낳은 재계의 ‘칭기즈칸’이고, 박태준은 포항제철을 세계적 기업으로 일으키면서 자신은 회사 주식 한 주 가지지 않고, 자녀들에게 회사를 물려주지도 않았던 청렴한 사람”이라고 했다.

1942년 평북 의주에서 태어났다. 올해 팔순이 됐지만 다음 집필 계획도 세웠다. 그는 “한국의 명가를 통해 다뤘던 194인을 다시 분류하고 취재 내용을 보완해 ‘완전판’을 내는 게 목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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