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단상] 강원도의 새 역사 강원특별자치도법 국회 통과

김기석 2022. 5. 19. 00:1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기석 강원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2022년 5월 16일은 강원도에 역사적인 날이다. 강원특별자치도법안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를 통과한 것이다.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가 남았지만 큰 문제는 없을 터이다. 2008년 최초로 박근혜 대통령에 의해 공약화된 이후 문재인 대통령의 두 차례에 걸친 공약, 잇따른 지선과 총선에서의 공약, 그리고 이번 선거에서도 윤석열, 이재명 두 후보 모두 강원도 제1공약으로 내세웠던 이 법안은 이제 여야 합의로 높은 관문을 통과했다.

강원도에게 자치도로서의 특별한 지위를 부여하는 내용을 담은 이 법안의 성립을 막았던 것은 여야의 이견보다 여타 지역의 반발, 즉 비수도권 지역은 모두 어려운데 왜 강원도에게만 특권을 부여하는가라는 상식적 문제제기였기 때문에 소수의 국회의원밖에 가지지 못한 강원도로서는 그 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십수년 동안 줄곧 공약화하여 도민의 관심을 유지했고 최문순 도정에서 강원연구원(당시 원장 육동한)을 비롯한 학계의 도움을 받아 법제화를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 19대 국회에서, 통과시키지는 못했지만 심기준(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이 작성된 법안을 처음 제출해 물꼬를 텄고 이번 국회에서 허영(더불어민주당), 이양수(국민의힘) 등 여야 의원이 다시 법안을 제출하는 등 다른 지역 의원들의 무관심과 냉대 속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2021년에는 도민을 망라한 범도민추진위원회를 출범시켜 강원도민일보를 비롯한 언론계와 협력하여 토론회·포럼을 개최했고 필자를 비롯한 학계는 방송이나 기고 등을 통해 그 당위성을 설파하는 등 민간까지 포함한 지역의 힘이 결집되었다.

최근에는 이광재 의원이 당의 도지사 출마 요구에 대해 특별자치도 법안 통과를 전제 조건으로 내세워 다수당 지도부의 약속을 얻어냄으로써 가능성을 한층 높였고 이는 새로 출범한 윤석열 정부의 공약 이행 필요성과도 맞아떨어짐으로써 비로소 15년여 긴 여정의 반환점을 돌게 된 것이다. 법안 통과 후 한창 선거운동 중인 여야 정당과 정치인들이 모두 자신의 공임을 내세우는 것을 보면 정말 뜻깊은 성과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도민들이 궁금해하는 부분은 특별자치도가 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강원도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그리고 도민들의 삶은 어떤 영향을 받는지 등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아직 그 궁금증들을 다 답하기는 어렵다. 구체적 실행의 방안을 모두 포함한 실질적 법안이 확정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특별자치도에는 특별한 자치권 즉 도의 장기 비전에 대한 자율적 결정권과 그를 뒷받침할 행·재정적 특혜가 주어진다. 예컨대 총리실 소속의 강원자치도 지원위원회를 둔다거나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에 별도계정을 설치하고 자치도 발전기금을 만들거나 특례시 지정 요청권을 부여받는 등 말하자면 도의 핵심 사업과 정책들을 스스로 결정하되 그 실현을 뒷받침할 행·재정적 지원을 받는 것이다. 따라서 얼마나 큰 권한과 돈을 자기 판단으로 집행할 수 있으며 개발계획이나 규제 등에 대해서도 얼마큼 독자적 판단 권한을 가지는지 등 앞으로 결정돼야 할 부분들이 적지 않다.

지금 이룬 것은 강원도는 특별자치도가 된다는 법적 지위를 우선 부여받은 것이며 “특별”의 구체적 내용이 무엇인지는 이제부터 수 차의 법 개정을 통해 만들어가야 한다. 즉 더 큰 자치권, 더 많은 재원 등이 강원도민과 정치권이 힘을 합쳐 이뤄야 할 목표로 주어진 것이다.

강원도는 제주와 세종에 이어 세 번째 특별자치권을 부여받음으로써 오랜 소외와 낙후 그리고 푸대접의 설움을 떨쳐버릴 기회를 잡았다. 6·1 지선을 통해 선출될 도지사는 훨씬 큰 권한과 책무를 지니게 된다. 결국 15년의 피나는 노력으로 얻어진 그 성과는 결승선이 아니라 출발선인 것이다. 그래도 당장은 맘껏 축하할 일이다.

 

Copyright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