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부 “설명 못하지만 UFO는 있다... 국가안보에 잠재 위협”

워싱턴/김진명 특파원 입력 2022. 5. 18. 23:56 수정 2023. 12. 26.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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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년 만에 UFO 청문회
하늘 위 군용기 조종석 옆으로 휙 지나쳐간 물체 영상 등 공개
“미확인 물체 봤다는 보고 증가”
중·러 신형 무기 가능성도 언급

17일 오전 9시 35분쯤(현지 시각) 미국 연방의회 의사당 HVC-210호 청문회장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 앞으로 스콧 브레이 미 해군정보국 부국장이 걸어 나왔다. 그는 군용기 조종석 창문 너머로 펼쳐진 창공을 약 8초간 촬영한 영상을 보여주며 “조종사들이 비행을 하면서 찍은 영상인데 뭔가 반짝이는 것이 조종석 부근을 빠르게 지나쳐 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물체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나는 설명할 수 없다”고 했다. 지난해 미 해군의 비행연습장에서 촬영돼 ‘미확인 항공 현상(UAP) 태스크포스’로 넘겨진 영상인데, 아직 합리적 설명을 찾지 못했다는 말이었다.

이날 미국 하원 정보위원회 산하의 대테러·방첩·핵확산방지(3C) 소위원회는 로널드 멀트리 국방부 정보·보안 담당 차관과 브레이 부국장을 불러 ‘미확인 항공 현상(UAP)’에 대한 청문회를 열었다. UAP는 과거의 ‘미확인 비행 물체(UFO)’를 대신해 현재 미군이 사용하는 용어다. 미 의회가 UFO 문제를 집중 논의하는 공개 청문회를 연 것은 미 공군이 UFO 문제 조사를 위한 ‘블루북 프로젝트’를 마무리한 지난 1970년 이후 52년 만에 처음이다.

스콧 브레이 미국 해군정보국 부국장이 17일(현지시간) 열린 연방하원 정보위 산하 대테러·방첩소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미확인 비행물체(UFO)에 대한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EPA 연합뉴스

3C 소위원장인 민주당 소속 안드레 카슨 의원은 모두발언에서 “이번 청문회의 핵심은 ‘미확인 항공 현상은 잠재적 국가안보 위협이다. 그렇게 취급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단순한 생각”이라고 말했다. UAP 목격담을 허황된 이야기로 치부하지 않고 진지하게 조사하는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책임자들을 불러 청문회를 열었다는 취지였다. 야당 간사인 공화당의 릭 크로퍼드 의원은 “정보 당국은 중국과 러시아 같은 잠재적 적국들이 뜻밖의 새 기술로 우리를 놀라게 하는 일을 예방할 진지한 의무를 납세자들에게 지고 있다”면서 UAP가 중·러의 신형 비행체나 무기일 가능성을 언급했다.

약 90분간 진행된 이날 공개 청문회에서 브레이 부국장은 “지난 2000년대 초부터 군사통제구역, 훈련장, 다른 비행금지구역에서 미승인 혹은 미확인 항공기나 물체를 봤다는 보고가 증가하고 있고 이런 목격 보고는 빈번하고 지속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보고 증가의 원인 중 하나는 부정적 인식을 줄이고 ‘뭔가 보면 보고하라’는 메시지를 분명히 한 것”이라며 “부정적 인식이 줄면서 UAP 태스크포스의 데이터베이스에는 현재 약 400건의 보고가 축적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드론·쿼드콥터 같은 무인기의 증가와 감지센서의 성능 향상, 호일 풍선의 일반화 등도 UAP 증가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스콧 브레이 미국 해군정보국 부국장이 17일(현지 시각) 연방하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미확인 항공 현상(UAP)’을 촬영한 동영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브레이 부국장은 “일부 UAP 현상의 성격을 분석하는 데 진전도 있었다”며 지난 2019년과 2022년 각각 미국 서부 해안과 동부 해안에서 촬영된 영상을 공개했다. 미 해군이 야간투시경으로 촬영한 영상에는 빛을 내며 날아가는 삼각형 모양의 물체가 찍혀 있었다. 그는 “이 현상은 몇 년 동안 해결되지 않았지만 최근 비슷한 현상과 함께 해군의 다른 자산에 무인기가 포착됐다”면서 “이제 우리는 이 삼각형들이 아마도 무인기일 것이며 빛이 야간투시경을 통과하면서 삼각형 모양으로 보인다는 합리적 확신을 가질 수 있다”고 했다.

미 국방부는 지난 2020년 해군 내에 ‘UAP 태스크포스(UAPTF)’를 정식으로 만들었다. 11월에는 이를 ‘항공체 확인 및 관리 동기화 그룹(AOIMSG)’으로 변경해 출범시켰다. 중국도 UAP를 조사하는 비슷한 조직을 두고 있다고 브레이 국장은 이날 청문회에서 밝혔다. 미 국가정보국장실(ODNI)이 지난해 6월 미 의회에 제출한 예비 보고서에 따르면 UAP 태스크포스는 2004~2021년 사이 미 정부 관계자가 보고한 144건의 UAP를 집중 조사했다. 1건에 대해서는 ‘바람 빠진 커다란 풍선’이 원인이었음을 확인했지만, 나머지 143건에 대해서는 분명한 답을 얻지 못했다.

브레이 국장은 이날 청문회에서 “미군 자산과 미확인 물체가 충돌한 일은 없었지만 거의 부딪힐 뻔한 일은 11건 있었다”고 말했다. 또 “태스크포스가 확보한 물질 중 지구 밖에서 온 것은 없었다”고 했다.

☞UFO와 UAP

UFO는 미확인 비행 물체(Unidentified Flying Object)의 앞글자를 딴 용어로 1947년 미 뉴멕시코주 로즈웰에서 추락한 비행체가 외계에서 온 것이라는 소문이 확산하면서 본격적으로 쓰이기 시작했다. 미 정부와 미군은 최근에는 UFO대신 미확인 항공 현상(Unidentified Aerial Phenomena)의 줄임말인 UAP를 공식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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