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얌전한 야생마 '푸이그를 어찌할꼬'
[경향신문]
지난해 말 다른 리그를 찾아나선 야시엘 푸이그(32)에 대해 알아본 KBO 구단이 키움만은 아니었다. 다만 푸이그를 면밀히 관찰한 A구단의 결론은 달랐다.
여러 영상을 확보해 푸이그의 움직임을 들여다본 A구단은 그의 경기력이 과거와는 확연히 다른 것으로 판단했다. 푸이그가 지난해 멕시칸리그에 62경기에 나서 타율 0.312 10홈런 43타점으로 그런 대로 성적을 올리기도 했지만, 멕시칸리그 기록은 큰 의미가 없다는 게 A구단의 시각이었다. 푸이그가 바로 이어진 도미니칸 윈터리그에서는 11경기에 출전해 타율 0.171에 1홈런 2타점 OPS 0.524로 부진에 빠졌던 것이 또 하나의 참고자료가 됐을지 모른다. 적어도 현재 시점에서는 당시 푸이그에 등을 돌린 A구단의 판단이 옳았다.
키움은 18일 창원 NC전에서는 3-15로 대패했다. 푸이그는 5타석에 들어서 볼넷과 몸에 맞는 볼로 두 차례 출루했지만 3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물러났다. 전날 6타석 4타수 4삼진에 이어 헛방망이만 휘둘렀다.
푸이그는 ‘적응 문제’를 논하기에는 이미 충분히 기회를 받아왔다. 18일 현재 40경기에 출전해 171타석에 들어섰지만 타율 0.200(150타수 30안타) 4홈런 12타점에 그치고 있다. 전날 기준 리그 평균타율(0.249)에는 한참 밑돌 뿐 아니라 팀타율(0.231)에도 크게 떨어지는 기록을 보이고 있다.
늦더라도 자기 페이스를 찾는 신호가 있다면 낙관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흐름 역시 아니다. 푸이그는 5월 15경기에서는 타율 0.150(60타수 9안타)으로 더욱 참담한 수치를 남기고 있다. 장타 생산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타석당 삼진 수(17일 기준)가 리그 평균(0.19)을 훨씬 웃도는 0.30에 이를 만큼 타이밍 맞추는 것부터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다.
지난해 12월 푸이그를 품에 안은 키움이 당시 보편적 시각에서 아주 벗어난 판단을 한 것은 아니었다. ‘사생활 문제’가 여론의 도마에 오르긴 했지만 기대치를 상당히 높게 보는 시각은 다른 구단에도 있었다.
과거 LA다저스에서 뛰던 류현진의 팬들은, 당시 동료이던 푸이그의 팬이기도 했다. 그때의 푸이그는 말 그대로 ‘야생마’ 같았다. 누가 보더라도 반응 속도가 빨랐다. 그러나 KBO리그에서 뛰는 올해는 자기 타이밍을 벗어난 공에는 좀체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키움은 푸이그를 통해 ‘흥행’에도 큰 동력을 얻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이 또한 성적이 어느 정도 뒷받침될 때 바랄 수 있는 대목이다. 메이저리그를 누볐던 야생마는 KBO리그에서 ‘계륵’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안승호 선임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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